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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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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배달용기를 안버리고 쓰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는데

아마도 조회수 : 3,807
작성일 : 2022-05-16 10:17:55
많이 읽은 글에 노인분들 배달용기 안버리고 쓰는 이유에 대해 올라온 글 보면서 ,뜨끔했어요. 
저도 뭐 모으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집에 락앤락이나 음식 보관용기가 있는데도 배달용기,
특히 그 본죽이나 삼계탕 집에서 보내오는 뚜껑 달린 반찬용기 같은 거 좋아해서 싱크대에 보관해두고 써요. 
그 글 읽으면서 나는 아직 무거운 거 못들만큼 팔힘이 약한 것도 아니고, 
회수 안될 거 걱정돼서 일회용기 써야할 정도로 음식 나누고 사는 것도 아니고
아까워서 못쓸 정도로 형편이 어려운 것도 아닌데 왜 난 그 본죽 용기를 좋아할까.
글 읽고나서 청소하고 설거지 하고 샤워하면서 내내 그 생각이 떠나질 않더라구요
그러다가 내가 일회용기를 좋아하는 이유를 깨달았어요.
얘들은 나에게 스트레스를 안줘요.
락앤락이며 다른 용기들은 잘 관리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늘 있어요.
하지만 이 본죽 용기 들은 관리의 부담이 없어요. 뜨거운 것만 조심하면 그냥 쓰다가 
아니다 싶으면 휙 버려도 되니, 관리의 부담, 돈을 헛되게 쓰는 게 아닐까란 긴장감 다 없이
정말 자유롭게 쓰다가 버리면 돼요.
나에게 부담주는 것들 얼마나 많나요. 
인간관계 뿐만 아니라 잘 관리해야 하는 물건들이 넘쳐나죠.
하지만 일회용기들은 내가 맘놓고 쓰면서도 관리의 부담감은 주지 않는
정말 유일한 물건들인 거 같아요.

일회용기를 일부러 산 것도 아니고, 음식을 주문했는데 용기까지 딸려온 거에요.
그런데 퀄러티도 좋아서 밀폐력 수납력도 짱짱해요.
환경호르몬 걱정하기엔 우리 부부는 이미 나이도 많아요. 
부담없이 쓰고 ,쓰다가 보면 확실히 내구성은 떨어져서 설거지 5번 정도 하면 낡는게 눈에 보여요
그때 버리면 돼요. 버릴 때도 환경오염에 일조하는구나라는 죄책감도 덜해요.
어쨌든 잘 쓰고 버렸으니까요.

전 자유로움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그래서 그런 거 같아요.
저희집은 배달음식 자주 안먹고,쓰레기도 많이 안만드는.
어찌보면 환경문제에 있어선 늘 긴장하며 사는 집인데요. 
그 긴장감 속에 ,일탈이나 해방감을 주는 숨구멍이 본죽용기라는 게 아이러니이긴 하지만요.

어쩌면 우리 엄마들 시어머니들도 ..숨막히는 일생에서 숨쉴구멍이 
아무렇게나 낭비하며 써도 되는 그 일회용기이기 때문에
일회용기를 애용하시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어요.

IP : 59.151.xxx.200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5.16 10:21 AM (1.241.xxx.220)

    전 되게 아끼는 스타일은 아닌데...
    가끔 쓰면 어떨까 생각들어요.
    몇번 더쓰는던 환경생각해도 괜찮다고 보구요.

  • 2.
    '22.5.16 10:21 AM (223.33.xxx.95)

    한두개는 몰라도 계속 쌓아 놓는건 정신적인 문제 있어요

  • 3. 돈주고
    '22.5.16 10:23 AM (211.245.xxx.178)

    사는 용기보나 낫더라구요.
    사이즈도 딱딱 일정하고 은근히 많이 들어가고..
    뜨거은거 담아도 되는통이잖아요.담지는 않지만.ㅎ
    저도 몇번쓰고 버려요.

  • 4. 저도
    '22.5.16 10:23 AM (14.53.xxx.238) - 삭제된댓글

    그냥 버리자니 넘 새거인것 같아서 맘에 찔려요.
    깨끗히 씻어놓고 버리지 않고 이걸 어디 쓰나 고민하다 쓰일데가 없으니 결국 재활용쓰레기장으로.
    쨈병도 헤어드라이기로 스티커도 제거하고. 식세기로 잘 씻어서 모아두고 있다가 쓸일도 없고 자리차지하니까 결국 마대자루 사다가 유리병만 따로 담아서 버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어요.
    바로 버리는게 괜히 죄짓는것 같은 그런 맘이 들어서 모았다가 버리는 이상한 행위를 반복중이네요.

  • 5. ..
    '22.5.16 10:26 AM (122.151.xxx.128)

    전 전혀 쓰지 않지만
    이렇게 뚜껑도 좋고 멀쩡한걸 한번 쓰고 버린다는게 아깝다는 생각은 많이 들어요.
    집에 이미 그릇이 많아 그냥 쓸모가 없으니 버리지만
    자취 막 시작해서 집에 그릇이 별로 없으면 쓸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 6. 조아조아
    '22.5.16 10:29 AM (59.6.xxx.180)

    남들한테 뭐담아줄때 좋아요
    그릇 돌려받을필요없구요

  • 7. ...
    '22.5.16 10:31 AM (220.116.xxx.18)

    본죽 용기는 미덕이 있어요
    전자렌지 사용가능한 용기라 적혀있어요
    다른 용기들처럼 냉장보관했다 다시 렌지용 용기에 옮겨 쓰고 하는 번거로움이 줄죠
    가볍고 나름 탄탄하고요

    다른 플라스틱 1회용기랑은 달라서 저고 몇번 더 쓰고 싫증나면 버립니다

  • 8. 플라스틱
    '22.5.16 10:31 AM (106.101.xxx.228)

    플라스틱 버리는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저도 자꾸 다시쓰게된다는..

  • 9. 아까워서라는
    '22.5.16 10:38 AM (59.6.xxx.68)

    말에는 버리기엔 너무 질이 좋아서 이렇게 버리는게 결국 환경에 폐를 끼치면 끼쳤지 도움은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있죠
    더 쓸 수 있는데, 더 쓰는만큼 다른 용기를 덜 쓰고, 집에 있는 용기의 수명은 늘어나고…
    그러다보니 한번쓰고 버리는 건 저도 못하겠어요
    다른 용도로라도 몇번은 더 써야 마음이 덜 괴로워요
    그래서 언제부터인가는 일회용 숟가락, 포크, 케잌칼.. 등도 포장하기 전에 넣지 말라고 적극적으로 얘기해요
    집에 쌓아두었다가 결국 버릴테니

  • 10. ..
    '22.5.16 10:42 AM (180.69.xxx.74)

    저도 가끔 쓰는데
    엄마는 필요이상으로 수십개씩 쌓아두니 문제에요

  • 11. 저도
    '22.5.16 10:44 AM (115.164.xxx.162)

    심지어는 스타벅스 테이크아웃한 컵도 며칠쓰고 버렸어요. 죄책감때문...
    그리고 한번쓰고 버리기엔 너무 짱짱해요.
    정말 플라스틱 큰일입니다.

  • 12. ..
    '22.5.16 10:50 AM (115.136.xxx.21) - 삭제된댓글

    본죽용기 국얼려놓기 편하고 좋아서 쓰고 음료컵이나 컵라면 용기는 기름걷어내는거 버리기 편해서 써요

  • 13. dd
    '22.5.16 10:50 AM (121.67.xxx.227) - 삭제된댓글

    저도 가끔 쓰는데
    엄마는 필요이상으로 수십개씩 쌓아두니 문제에요 222

    그래서 얼마전에 락앤락 왕창 주문해서 엄마 반찬통 다 바꿔드렸어요.

  • 14. ...
    '22.5.16 10:55 AM (110.9.xxx.132)

    살림하면 대다수가 원글님처럼 하죠. 그 글은 엄청난 양을 안 버리고 쌓아두시는게 문제라는 거니까 케이스가 다른 것 같아요

  • 15. ㅡㅡㅡㅡ
    '22.5.16 10:57 AM (61.98.xxx.233) - 삭제된댓글

    본죽통은 완전 애용하고요.
    다른건 뒀다가 음식 나눔할때 써요.
    딱 보관하는 양은 일정해요.
    새로 생기면 있던건 버려요.
    한번 쓰고 버리기 너무 아까워요.
    쓰레기문제 넘 심각.
    일회용기 규제 좀 했으면 좋겠어요.

  • 16. 그런데
    '22.5.16 11:10 AM (221.146.xxx.90) - 삭제된댓글

    왜 주부들만 환경에 죄책감 갖고
    새거 쓰는 것에 죄책감 내지는 불안감을 갖고 살아야 하나요?
    남자들은 절대 안 저렇잖아요.
    교묘하게 재활용 재사용이나 절약은 여자들만 하게끔 유도되는 느낌이 들거든요.
    다 떨어진 물건들 기워 쓰고 조각비누 쓰고 치약 남은 거 쓰고 샴푸 세제 잘 안나오는 거 통 기울여 쓰고 물 타 쓰는 건 여자들 뿐이니..
    남자들은 편할때까지만 쓰고 바로 새거 꺼내쓰잖아요.
    애들도 어릴 때나 재활용 아껴쑤기 말 듣다가 사춘기때부터는 아빠처럼 자기들 편하게만 쓰죠.
    왜 여자들은 늙어죽을 때까지 쓰레기 끌어안고 보듬으며 살아야 하는지요?
    여기서도 환경을 위힌 행동 안 하면 나쁜 사람 취급받잖아요.
    그런 게 강박이 돠서 나이들어서도 죄책감속에 저리 살다 죽는 것 같아서 서글프네요.

  • 17. 그런데
    '22.5.16 11:17 AM (221.146.xxx.90) - 삭제된댓글

    기업은 계속 일회용품을 점점 더 늘리고 있고..
    요새는 이마트에서 채소를 사도 예전처럼 비닐포장만 돼있는 게 아니고 그 안에 플라스틱 틀이 또 있어요.
    깻잎 몇장 상추 몇장을 꼭 그렇게 플라스틱에 담고 비닐포장응 해야 하는지..
    착착 쌓기 좋게 만들려고 그러는 모양인데
    각종 밀키트도 불필요하게 플라스틱 용기 안에 각종 재료들은 또 파우치 밀봉되어 있고
    과자들도 불필요하게 낱개포장하고 과대포장하고..
    그래놓고 재활용 재사용에 대한 책임은 소비자(대개는 주부)몫으로 떠 넘기는 거 너무 괘씸합니다.
    예전에 친구가 화장품 회사 다녔는데 내용물 원가보다 용기 값이 더 비싸다고 했던 말이 기억 나요.

  • 18. ㅡㅡ
    '22.5.16 11:24 AM (118.47.xxx.9)

    저는 냉동고 저장 용기나 서랍 속
    잡다구리 용기용으로 재활용 해요.
    질이 너무 좋은 걸 그냥 버리자니
    죄책감 들어서요.
    반찬가게들이 용기를
    가져가면 무게로 가격 매겨서 판매하면
    좋겠다 싶어요.

  • 19. 저요
    '22.5.16 12:51 PM (121.167.xxx.7)

    자유로움, 그렇네요.
    아깝잖아요. 몇 번 쓰고 재활용 내놓아요.
    뭐든 물자 아끼던 세대라. 저희 어릴 때 공책 누런 표지까지 쓰게 하고 신문지 모으는 날도 있었고요. 저 50대.
    제 어머니들 수십개 쌓아놓으시는 거 이해되어요. 잘 안사드시니까 귀하게 여기세요. 음식 나눔은 자주 하시고요.
    전 모았다가 어르신들 갖다 드려요. 그 용기에 반찬이 담겨서 돌아옵니다.ㅎㅎ

  • 20. 저도
    '22.5.16 1:32 PM (223.38.xxx.238)

    몇번 더 활용하다 버려요. 상태가 너무 좋아 아까워서요.
    특히 둥글고 큰 국통은 안에 비닐 씌워 음식물쓰레기 담는 용도로 쓰는데 밀폐력 짱이라 한여름에도 안전해요.

  • 21. **
    '22.5.16 3:01 PM (59.12.xxx.41)

    본죽 용기는 양반이죠
    전 그렇게 햇반그릇을 다시 써요
    뜨거운건 안넣는데 계란 풀때(사기그릇은 비린내 베어서 싫어함), 쓰다 남은 야채 두거나, 음식중 국자같은거 얹는 용도 등등... 햇반그릇 못버려요
    싱크대 그릇 어마무시 많은데...
    전 이유가... 울엄마 그랬어요. 무의식중에 엄마 닮아 따라하는거 같아요. ㅎㅎ

  • 22. 그냥
    '22.5.16 3:47 PM (14.32.xxx.215)

    구질구질의 합리화죠

  • 23. 은파
    '22.5.16 4:38 PM (118.221.xxx.118)

    원글님의 글에 완전 공감해서 로그인했어요~
    저를 그래도 표현 하신것 같이 ~~
    글 엄청 잘 쓰시네요~~

    왜 그리 배달용기 못버리는지~~
    못버리고 쌓아 놓으며 가끔은 짜증이ㅡ..ㅡ


    저또한 님처럼 고민하고 매일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ㅠ.ㅜ

  • 24. ㄴㄱㄷ
    '22.5.16 4:42 PM (124.50.xxx.140)

    본죽 그릇 최고 ㅎㅎ

  • 25. 호기심양
    '22.5.16 6:26 PM (221.146.xxx.90) - 삭제된댓글

    처음엔 원글님같이 조금씩 쓰다가 그게 습관이 되고
    나이 들면 들수록 집착이 되어갑니다.
    그 기저에는 아껴싸야 한다는 죄책감이 있고요.
    집애서 구질구질하도록 절약은 주부만 하잖아요.
    우리나라 여자들이 살림살이에 쓰는 물건이 풍족해진 게 불과30년 남짓해요.
    양은냄비 구멍 나면 납땜해서 쓰던 게 80년대까지도 그랬으니 불과 50년도 안되었어요.
    알미늄만 해도 중금속인데 그걸 납땜까지 해서 음식을 하고 담고..
    그런 세대가 지금의 70대 이상 어머니 세대이고요
    장수하는 첫세대이기도 한데 치매 발병률 어마어마하죠.
    당장은 일회용기 여러번 쓰는 게 괜찮아 보일 지 몰라도 지금 50대인 82쿡 회원들이 30년 후 80대에 어떤 부작용과 원일 모를 질병으로 시달릴 지 누가 알겠어요

  • 26. 환경 생각
    '22.5.16 7:00 PM (122.102.xxx.9)

    어디선가에서, 환경 관련 다큐였던 것 같은데, 봤어요. 환경 관련 실천이 어려운 이유는 그 구질구질함을 극복하지 못해서라고. 좀 구질구질해 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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