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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 보너스 받으니 그냥 좋네요

경제력 조회수 : 3,911
작성일 : 2021-05-07 18:19:58
우리부부 전형적인 흙수저
부모도움은 커녕 부모 생활비 대느라 젊은시절 고생고생하다
아무것도 없이 결혼했고 둘이 진짜 검소하게 살았어요
몇년을 시부모님 두분 병윈비 대느라 빚도 많이 지고 결혼한 딸에게 계속 돈요구 하는 친정부모님 야속하고 원망하다 연 거의 끊고
내자식 잘키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우리가족 잘살기 위해 2시간 거리 알바 3만원짜리도 악착같이 다니고 쓸데없는곳에 돈 절대로 안쓰고 아이들도 무척 검소해요
시부모님 병원비도 이제 안들고 시댁어른들 안계셔서 시댁관련 돈들어가는건 없어요 빚진것도 90프로 갚았구요
친정하고는 돈문제 끊고 거의 안보고 살고요
코로나로 저는 알바자리 짤리고 집에 있어요
남편회사도 정리해고로 어수선 곧 명퇴시기 다가오는 50살
아이들은 이제 고등생둘
심란하고 힘들고 그랬어요 고3짜리 큰아이 사교육 더 많이 못ㅈ해줘 성적이 별로인가 싶고 나같이 학벌 문제로 발목 안잡히길 바랬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힘들것 같아 가슴 아프고 속상하고 그러네요

우리부부는 절대로 자식에게 짐은 되지 말자 다짐하고 열심히 살았는데 부모님들 10년 넘게 들어갔던 병원비에 결혼할때 졌던 빚들
아이들 교육비..남편 직장인인데 22년동안 한직장서 엄청 열심히 일하고 능력인정 받았어도 한계치가 있더라구요
부서원들중 절반이 감원되고 그일들 고스란히 떠안아 한달째 매일 12시에 퇴근해요

두달은 그렇게 일해야 어느정도 정리가 된다는데 옆에서 보기 미안하고 안쓰럽고 그렇습니다

12시에 와서 저녁을 먹는데 반주삼아 막걸리 두잔먹고 바로 자요
저도 고3수험생에 고2 둘째 픽업에 남편 6시 아침밥
저녁 12시에 또 챙기고 많이 힘들었어요
저리 일해도 몇년후 명퇴당하거나 감원 대상자 되버리면 어쩌나 싶고 남편 건강도 걱정되기도 하구요
어제도 12시에 와서 간단히 식사 차리고 식탁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남편이 그래요
상사에게 멜이 왔는데 조직에서 몇명 일잘하는 직원에게 두달치 급여에 해당되는 보너스를 주기로 했는데
남편이 받게 됐다구요
남편회사는 외국계 회사고 상사는 외국사람이고 외국에 있어요
그러니 직접적으로 일을 같이 하진 않고 같이 일하는 상사나 동료들.부사직원들 평가. 업무보고나 성과를 보고 평가하는거죠

상사에게만 인정받은게 아니고 동료 부하직원들까지 인정해준것 같아 기분이 무척 좋았나봐요
보너스 금액도 지금까지 받은 금액들과 비교 안되게 많기도 하구요
저는 사실 돈이 있어도 쓸줄 몰라요
어릴때부터 돈벌어 집에 다 가져다 줬고 결혼하고도 생활비로 돈번거 다 써서 나를 위해 돈을 써본적이 없어요
남편이 수험생 뒷바라지에 일찍나가고 늦게 오는 남편 식사 챙기느라 고생했다고 보너스에서 몇백을 저한테 준다네요
그돈받아도 저는 결국 아이들 용돈이나 생활비 혹은 집안 대출비용으로 다 낼건데 남편이 이번에는 그러지 말고 하고 싶은거나 사고 싶은걸 사래요 아님 비상금으로 가지고 있던지요
그말 듣는데 왈칵 눈물이 나는거예요
지금까지 누가 나한테 그런 큰돈 주면서 나를 위해 쓰라고 말해준사람이 단한명도 없었어요
부모님은 늘 돈이 생기면 그거 받아가기만 했지 20살이후 한번도 용돈이나 부모님께 돈을 받아본적이 없었거든요
결혼해서도 마찬가지로 아프신 시부모님
여전히 돈 요구하는 친정부모님
시작을 너무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 만원짜리하나도 생각하며 썼어요 직장다녀 번거는 대출금 병원비로 알바했던건 생활비로 썼지
그걸 내통장에 모아둔다는건 생각도 안해보고 살았어요
근데 우리남편이 저한데 그걸 해주네요
나이 49살에 처음으로 제통장에 돈이 쌓이게 생겼어요 ㅋㅋ
대출금 생활비 그런거에 안쓰고 이번에 남편이 주는건 처음으로 내통장에 그냥 쌓아두려구요

저는 그돈 아마 한푼도 안쓸거예요
갖고 싶은것도 사고 싶은것도 없어요
그냥 내이름으로된 내통장에 몇백만원을 쌓아둘수 있다는것에 너무 감사하고 마냥 기쁘고 좋아요
우리남편에게 너무 감사하기도 하고 더욱 잘해줘야겠어요
몇달후 저는 그통장에서 아마 대출통장으로 몇십만원 남기고 이체할것만 같지만 그냥 되게 좋네요
저 너무 소박하고 통도 작죠? ㅎㅎ
IP : 112.154.xxx.39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5.7 6:24 PM (118.218.xxx.172)

    에고 응원합니다.열심히 사셨네요. 앞으로 더더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래요!!!

  • 2. ..
    '21.5.7 6:29 PM (211.58.xxx.158)

    결혼 생활 오래되다보니 내맘 알아주는 남편만큼 힘이 되는
    사람도 없더라구요
    저희 남편도 새벽에 나가고 일하느라 바쁜 사람이었어요
    시댁일 애들 거의 신경 안쓰이게 다 했더니 몇년전 은퇴하며
    제 퇴직금이라고 큰돈을 주더라구요
    그동안 고생했다고...
    전혀 생각 못했어서 너무 감동이었어요
    원글님 무슨 마음인지 조금은 알거 같아요

  • 3. 정기예금드세요
    '21.5.7 6:37 PM (110.70.xxx.250)

    의미있는 돈이니 스르르 사라지게 두지마시고 정기예금 드셔요
    나중에 코로나 나아지면 두분 여행이라도 가시게요

  • 4. 그냥
    '21.5.7 6:56 PM (211.48.xxx.170)

    갖고 계시다 나중에 남편 퇴직하면 두 분이 해외 여행 한 번 다녀오세요.
    그 때까지 한 달에 이삼만원이라도 더해서 저축해 놓으면 꽤 될 거예요.
    그냥 예금해 놓은 거 헐어서는 퇴직하고 여행 한 번 가기도 힘들어요.
    수입이 끊기면 마음의 여유도 없으니까요.
    여행비 명목으로 모아서 퇴직한 남편한테도, 원글님께도 선물되는 일을 하시면 좋겠네요.

  • 5. ..
    '21.5.7 7:15 PM (211.36.xxx.187)

    원글님 좋은 남편에 착한아이들 건강한가정
    복많으신 분이네요
    부럽습니다.

  • 6. ...
    '21.5.7 7:17 PM (118.235.xxx.16)

    찡하네요 ㅜㅜ
    앞으로 더욱 행복하세요 원글님 !!!
    그 동안 애많이 쓰셨어요 토닥토닥

  • 7. 저도 찡ᆢ
    '21.5.7 7:36 PM (1.246.xxx.144) - 삭제된댓글

    저는 은행통장에 넣어두지 말고 주식 약간 구입해 보셨으면ᆢ
    10%정도 오르면 빼시는 걸로 제가 7년째 가지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조심스레 추천하고 갑니다
    그동안 바닥였다가 조금씩 오르고 있어요

  • 8. ....
    '21.5.7 8:27 PM (218.155.xxx.202) - 삭제된댓글

    소띠친구
    우리 뭔가 소처럼 성실하기만 한 게
    마음이 짠해요
    난 욕구가 없다 생각말아요
    욕구를 꾹꾹 눌러버려 없어진 줄 알지만 인간인데 그럴리가요
    정말 하고싶었던 거
    갖고 싶었던거에 썼으면 좋겠어요
    가족도 그런 모습 기뻐할거예요 ㅜㅜ

  • 9. 행복이죠
    '21.5.7 8:32 PM (106.101.xxx.31)

    옆지기가 나의 수고스러움을 알아주니
    얼마나 행복하고 든든하겠어요.
    응원합니다~

  • 10. 심쿵
    '21.5.7 9:56 PM (221.163.xxx.80) - 삭제된댓글

    두 분 모두 착하고 예쁩니다

  • 11. 꿈다롱이엄마
    '23.9.10 3:46 PM (221.157.xxx.108)

    에고 마찬가지 입니다. 울남편은 목숨걸고 돈벌어와서 제가 가슴이 조마조마합니다. 어휴... 악착같이 아껴써야죠. 님도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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