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8월 중 여야 정당대표 간 회동 제안을 김종인 미통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거절했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13일 김 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초청 의사를 전했다. 오는 21일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청와대에서 회동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문 대통령의 초청을 거부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거절과 관련해 "특별한 이유를 전달받은 바는 없다"고 밝혔다.
미통당은 청와대가 회담을 '공식' 제안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빈말로 지나가듯 언저리에 던져놓고 마치 우리가 거부해서 성사가 안 된 것처럼 떠넘기고 있다"고 언급했다.
양측의 말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이 어떤 형식으로든 8월 회동을 제안했고, 이를 김 위원장이 거부한 것은 확실하다. 통합당은 '공식' 제안이 아니라는 것을 이유로 자신들의 결정을 정당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여야 정당대표 대화 제안은 언제든 열려있습니다. 코로나 확산, 수해 피해, 경제 위기 등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정치권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최 수석이 밝힌 바와 같이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의 2차확산, 수해, 부동산 등 경제 문제에 둘러싸여 있다. 지지율 상승세에 있는 통합당이 사면초가 신세인 문 대통령의 모습에 힘을 실어줄 이유가 없다.
김 위원장은 친문 그룹과 멀어지며 민주당을 탈당하기에 이르렀다. 대선 국면에서는 국민의당의 안철수 전 대표 측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현재는 미통당의 비대위원장으로 활약하는 중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회고록에서 문 대통령을 겨냥해 "편안하게 임기를 마칠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주변이 좀 복잡한 사람", "그를 에워싸고 있는 그룹이 권력을 휘두를 게 뻔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같이 김 위원장에게는 문 대통령에 대한 섭섭함과 마음의 앙금이 남아있는 듯 하다. 이는 문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