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동이어서 가끔 엘리베이터앞에서 마주치거나, 재활용쓰레기장에서 종종 마주치게 되는
타인이 있어요,
이 분의 눈동자가 어찌나 무표정하고, 흔들림이 없는 인형눈같은 싸늘한 색깔인지.
게다가 저와 마주치게되면 한참을 제얼굴을 쳐다보는데, 어찌나 싸늘한 표정인지.
그 분의 얼굴표정앞에서 오싹한 기분까지 들어요.
기분, 아주 안좋더라구요.
왜 이러나 해서 처음엔 어이없어 하다가, 안녕하시냐고 몇번 인사해봤는데도,
그 무표정한 초겨울 눅눅하고 회색빛도는듯한 그 벽돌같은 얼굴표정은 똑같더라구요.
그런 표정으로 계속 쳐다보는거에요.
오늘은, 엘리베이터도 재활용 쓰레기장도 아닌, 중학교담벼락이 있는 보도블럭에서 마주쳤어요,
엄청 마르고, 핏기없이 창백한 얼굴에 가느다랗고 작게 찢어진 그 눈이 저를 알아봄과 동시에
눈을 바로 내리깔면서 흘겨보고 제옆을 지나가네요.
저도 이유없이 늘 그런 눈빛인 여자에게 바로 얼굴 치켜세우고 쎄려주었습니다.
날 미워하려면, 내가 미워할만한 이유를 줄께,라는 맘으로요.
이런 여자, 왜 이런걸까요?
저랑 엘베를 타면 늘 먼저 버튼을 누르는 경우가 없이 그냥 저와 한공간에 있어요.
제가 그여자보다 먼저 내리는데 제가 내린뒤에야 버튼을 누르고 올라가는 것같아요,
이럴때 제가 늘 떠올리면서 위안받는 글 한줄이 있어요.
타인에게 미움받고 시간에게 위로받는..
이라고 쓴 시인의 글 한줄.
한번은 왜 절 보시냐,얼굴에 뭐가 묻었냐고 하면서 엘베거울이라도 보는 시늉이라도 할까하다가
그마저도 뭔가 시추에이션같아서 관뒀어요.이런 사람, 왜 이런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