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글이지만 읽어보시면 좋을듯요
박근혜 정권 중반에, 난 지방의 그다지 이름값 안높은 사립대에서 가르치고 있었다. 거기서 가르치는 일은 내가 굉장히 신경쓰고 잘하고 싶어했지만 한편으론 상당히 내게 고통을 주었다. 그 대학의 학생들은 그렇게 기초가 튼튼한 편이 아니었으며 집안도 대개는 별 부유하지 않아서 많은 아이들이 알바를 하고 있었다. 그러니 여러가지로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미적분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이공계 윗 학년 과목을 듣는데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저학년 때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데, 아이들을 빨리 졸업시키기를 원하는 학교는 커리큘럼을 넉넉하게 짜주지 않는다. 거기에 등록금은 한 학기에 거의 500만원에 달한다. 서울대나 카이스트 포항공대는 질좋은 교육을 제공하면서 등록금은 오히려 싼데, 이 아이들은 그보다 낮은 질의 교육을 제공받으면서 등록금은 오히려 비싼 부익부 빈익빈이다. 이 부익부 빈익빈의 굴레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사실 이 학생들의 기초 실력이 없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집안 경제가 불안해서 고등학교 이전에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인데, 이 경제적 불안은 거기에 겹쳐서 생활비와 등록금이란 또다른 압박을 준다. 이로 인해 애들이 알바를 많이 하게 되는데 이게 공부할 시간과 에너지를 더 빼앗아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게 만드는 악순환이 생긴다. 거기다 장학금은 성적 순으로 나온다. 돈이 부족한 학생들은 더 돈이 부족해지고 기초없이 고학년으로 갈수록 수업을 따라가기 더 힘들어지며 성적이 더 떨어진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게 4년 이상을 다니게 되면 등록금과 생활비가 거의 일억에 육박하게 되고 학자금 대출을 받으면 빚이 생긴다. 대출은 좋은 직장을 잡아 갚아야 하는데, 이름값이 그리 높지 않은 학교의 학생들은 대기업에 가기 쉽지 않고 알바로 성적이 더 떨어진 가난한 학생은 더더욱 그렇다. 좋은 직장을 잡지 못하면 사업을 해야 하는데 자영업의 실패율은 적어도 80%가 넘는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기초과목 가르치는 내가 해결할 수는 없다는 무력감이 들었고, 그렇다고 학교 탓을 하기도 힘들었다. 지방 사립대는 자신이 생존하느라 정신이 없으니.
시간이 흘러 박근혜는 탄핵되고 문재인 정권이 집권했다. 나는 학교를 그만두었고 생활은 좀 편해졌다. 그 동안 계속 민주당과 문재인을 지지했으며 촛불집회에 나갔고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기뻐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에 대해 좀 싸한 느낌을 가지기 시작한 건 첫 참모진, 내각 구성원들의 재산을 보고나서였다. 재산이 수십억인 부자들이 대부분이었다(https://www.yna.co.kr/view/MYH20171103000600038).
내 경험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과 자신의 이익에 솔직하다. 이 사람들이 손해보지 않는 정도의 경제정책이 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적어도 내 개인을 보면 나보다 아래 있는 사람을 위해 내가 손해보는 정부 정책은 없었던 것 같다.
조국이 법무장관 후보가 되고 논란이 되었을 땐 좀 불편했다. 나의 논문을 쓴 경험으로 보면 조국 딸이 1저자가 되는 건 연구윤리를 지키는 좋은 예가 아니다. 나의 투자를 한 경험으로 보면 조국 가족의 사모펀드는 일반적인 분별을 가진 투자자가 하는 예가 아니다. 이런 걸 가지고 위선으로 비난하기도 하는데 나 자신도 그렇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선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았으니 내가 위선이란 단어로 조국을 비난하는 건 또 탐탁찮다. 하지만 이런 나도 그 내용은 다시 보게 된다.
내가 보기에 위의 예들은 이미 가진 자의 사다리 걷어차기같이 보인다. 조국의 딸은 자신의 진로를 여러번 바꾸었고 그 때마다 좋은 기회를 많이 제공받았다. 부유한 집이면서 장학금까지 계속 받았다. 내가 가르쳤던 학생들은 진로를 한번 바꿀때마다 드는 비용을 항상 인식하고 있었고 부유하지도 않아 장학금은 항상 절박했다. 이미 가진 학생들이 기회와 돈을 더욱 가져가고 절실히 필요한 학생들이 기회를 빼앗긴다. 진중권의 이번 조국 반대도 그의 동양대 교수 경험이 하나의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조국 가족의 사모펀드 건은 이미 부유한 사람들이 남들이 모르는 정보로 관급 기회를 뒤에서 선점해서 한탕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다.
더 큰 문제는 이게 조국 개인이 아닌 민주당 전체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불행히도 금수저 조국 장관이 말한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는 말과 강남 사는 장하성 실장이 '모든 국민이 강남에 살 필요 없다' 한 말이 겹쳐져 떠오른다. 김낙년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자산 상위 1% 커트라인은 9억 9천만원 이라 한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0/29/2015102904202.html) 초기 문재인 대통령 내각의 평균 재산은 17억 5800만원(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18452762), 청와대 참모진의 평균 재산이 20억 5500 만원이다. 이미 재산으로도 상위 1% 커트라인의 두 배에 육박하지만 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사회적 지위 등의 문화 권력, 인맥 등 소프트파워를 고려하면 이 사람들의 위치는 전체적으로 상위 0.1%에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민주당도 마찬가지인데, 2018년 12월 31일 기준 민주당 의원들의 평균 재산은 38억 5829만원(http://news1.kr/articles/?3582396)으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평균재산인 28억보다 무려 10억이 많다. 특이하게 재산이 많은 민주당 김병관 의원(2700억원)이 있다지만 자유한국당에도 재산이 966억인 김세연 의원이 있다. 김병관 의원을 제외하더라도 민주당 재산 평균이 24억이나 되며 민주당 의원 수가 많으므로 전체 자산과 평균 자산이 자유한국당의 그것을 훌쩍 뛰어넘었다. 거기에 문화나 소프트파워를 고려하면 자유한국당의 그 구린 행태를 볼 때 격차는 더 클 것 같다. 참고로 다른 정당들 재산 수치는 당시 민주평화당 21억, 바른미래당 20억, 정의당 약 8억이다.
어떤 정당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다고 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가난한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 상위 0.1%의 사람들만 모여 가난한 사람을 위한다는 정책을 짠다면 어떻게든 자신들은 손해보지 않으면서 시혜적인 정책을 짤 가능성이 크고, 이럴 때 손쉬운 방법은 자신들 외의 다른 상류층을 공격하는 거다. 만약 적폐 청산이란 것이 이렇게 진행된다면 심각한 문제다. 민주화 운동의 절정이 1987년인데 이게 벌써 32년 전이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거치면서 이미 권력이 민주화세력으로 넘어갔었고 박근혜가 워낙 후진적이라 민주 반민주 구도가 요즘에 불거졌지만 사실 민주화 세대는 이미 과실을 차곡차곡 챙겼다. 민주당 재산이 자유한국당을 넘어섰고 더욱 역설적인 것은 예전 민주당이 가진 자들만을 위한 정당이라 공격했던 자유한국당의 현재 지지자들 큰 부분인 노인 세대와 젊은 일베는 한국에서 가장 가난한 집단에 속한다. 이제 미국같이 고학력 부유한 진보, 저학력 가난한 보수로 갈라질까. 그래서 트럼프가 당선됐었지.언제부터인지 주변에서 '부유한 진보, 강남 좌파가 뭐가 나쁘냐'는 말이 들렸었다. 그런데 저성장 한국 사회에서 자신이 부를 창출하여 부유해진 사람이 많을까 아니면 의자뺏기 경쟁에서 이겨 부유해지고, 그 지위를 이용하여 기회를 자식에게 세습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까. 울타리를 치고 사다리를 없앤 다음 자신이 손해보지 않는 한에서 진보를 자칭하면 문제가 아닐까.
이미 20대도 같은 20대들이 아니란다. 한귀영씨의 칼럼(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31815.html)을 보면 부유한 20대와 가난한 20대의 시각차는 극심하며, 부유한 20대는 무려 89.6%가 미래 희망을 가지지만 가난한 20대는 32.1% 만이 희망을 가진다고 한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2년 정도 후, 우연히 나와 만나 정치 이야기를 했던 몇몇 20 30대가 떠오른다. 다들 상류층은 아니었다. 그들은 정치 이야기를 별 하고 싶어하지 않는 편이었지만, 그래도 물어보니 정권이 바뀌었는데 자신들은 솔직히 뭐가 바뀌었는지 잘 느낌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은 일베나 자한당은 싫어했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을 강하게 지지하지도 않았다. 난 자한당이 물러나면 좋아지지 않겠냐고 말했지만, 이들에겐 삶이 당장 무거우니 1~2년 기다리기 쉽지 않았다. 이미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다시 올라오기 쉽지 않은 걸 그들은 알고 있다. 이번 조국 사태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더구나 이들을 대변하는 정치인도 별 없고. 젊은 정치인이라봐야 생각나는게 이준석인데 그도 보수 엘리트 집단에 속한다.
앞으론 보수 진보, 민주 반민주의 구도보단 가진자와 가지지 않은 자의 갈등이 더 중요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떻게든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직접 하고 직접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
1. 지금은 한일전
'19.10.8 7:24 PM (211.193.xxx.134)박노해 시인의 조국장관 사태의 글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2869097&page=1&searchType=sear...2. 임진왜란 때
'19.10.8 7:28 PM (211.193.xxx.134)상민들이 기회라고 계급투쟁을 했었더라면
우린 지금 일본말 쓰고 있겠죠3. 헐
'19.10.8 7:31 PM (223.62.xxx.182)이 글을 씀 사람도
나 같은 사람이 보기엔
기득권이다
상대적인 비교는 항상 존재하지4. 지금은 한일전
'19.10.8 7:32 PM (211.193.xxx.134)[한일 경제전쟁 100일] 한국 반도체,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https://news.v.daum.net/v/20191007160109462?f=m5. 아네
'19.10.8 7:33 PM (175.192.xxx.19)저 가진거 쥐뿔도 없는 사람인데요
조국수호 검찰개혁!!!6. 기사
'19.10.8 7:33 PM (211.193.xxx.134)日 언론, 조국 법무·최기영 과기 내정자에 '특별관심'
https://news.v.daum.net/v/201908100937017557. 지금은 한일전
'19.10.8 7:37 PM (211.193.xxx.134)큰스님의 촌철살인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2868668&page=1&searchType=sear...8. 검찰개혁이 되면
'19.10.8 7:42 PM (211.193.xxx.134)가장 타격받는 세력이
지금까지 여기저기서
갑질한 친일매국노들입니다
그럼 그들은 국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죠
왜국 입장에서는
합법적 고급 세작들이 다 날라가는 겁니다
아베가 신경을 안쓸 수가없습니다
해방후 75년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9. ㅇㅇ
'19.10.8 7:46 PM (14.40.xxx.77)난 이 사람에게 묻고 싶다
그래서 당신은 정의당이나 노동자정당을 지지하냐고
그쪽 대선후보에게 투표할것이냐고
대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입만 나분거리는 입진보 혐오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