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보느라, 하는 줄도 모르다가, 뒤늦게 챙겨봤어요.
서른되면 달라져요..라는 극중에 작가가 쓴 작품을 보면서,
나이들면 달라지는 게 아니라,
내가 바꾸면 달라진단다..아그야..이라면서 말이죠.
그래도, 연애의 경험을 농축하여 우려낸 드라마라,
사랑이 손에 움켜진 모래알이 빠지듯, 사라져가는 과정을 그린 공명커플의 일상이 참 잘그려져서,
무엇보다, 그 배경에 깔린 이소라의 노래가 모든 걸 다 설명해서,
연인간의 진정한 이별을 묘사하는데, 한 획을 긋는 장면이라 보여지고요.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은, 실연과 다른 사별의 쇼크를 묘사한 다큐감독친구의 서사는
그런 이별을 피해갈 수 없는 중생들 모두의 마음에 울려 주네요.
부디, 이 드라마의 감독과 작가 모두 무럭무럭 자라가길 바래요.
삶의 이런 면을 관찰하고 묘사하는 능력이 누구나에게 있는 건 아니니..
개인적으로, 요번 9화의 빵터지는 장면은 신경질적인 메인작가언니에 대한 묘사였지요.
온갖 비평과 비판과 다시고침을 당하면서도, 훈남피디의 난 정혜정작가의 글을 좋아하니까라는 멘트에
설레는 그 장면도 좋았고, 그래서, 다시 립스틱 깔별로 바르는 것도 좋았고, 전화로 내숭떨다 들키는 장면도 좋았어요.
그중 압권은 설레는 저녁초대에 온갖 단장으로 나갔는데,
혼자 오지 않고, 뒷자석에 태어 온 자기또래 독거중년 남자피디의 삼겹살 드립에
신경질 빠악~부리는 장면이었지요.
하루종일 조국후보자에 대한 난도질에 날카로워져 있는 나를
정치에 1도 관심없는 남편이 귀갓길에 흘려 듣는 라디오의 가짜뉴스 타이틀을 따서
집 현관을 들어서며, 멘트를 하나 날리면,
내가 따악 그렇게 반응하거든...그 표정으로 제대로 말입니다.
도대체 이놈의 나라는
멜로 드라마빼고는 딴 드라마를 못보게 하는군요
어떠한 정치, 스릴러, 반전의 반전도 실제상황을 못 뛰어넘어서,
보다보면, 피식피식 하고 마네요.
이리 국민을 조련하니, 작가들은 듁어나갈 판이겠으나, 한국드라마의 앞날은 밝겠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