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손주가 생겨서 그 아이가 하면 좋을만한 목도리를 뜨고 있어요.
아직 유아니까 뭐 큰 목도리도 아니고 작은건데
제가 직장 다니느라 바쁘고 요즘 각종 모임에서 송년회가 많아서 시간이 없다보니
어떨 땐 정말 한줄도 못뜨고 며칠이 훅 가기도 하고 그래요.
밤에 자기 전에 한두줄 겨우 뜨고 자기도 하고
색이 마음에 안들어서 풀기도 하고..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완성이나 할지.. ㅠ ㅠ
그게 뭔 도안을 보고 뜨는게 아니고
순전히 제 머리 속에서 디자인하고 뜨다가 아니다 싶으면 풀었다가 또 뜨고
색상도 줄따라 바꾸었다가 어떤 부분에서는 한가지 색상으로만 쭉 뜨고 그래요.
근데 예전에 우리 애들거 뜨개질 해줄 때는 그냥 내맘대로 뜨면서도 아무 생각 없었는데
손주거 뜨면서는 우리 애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사위도 이 색상 좋아할지..
뜨면서 자꾸 남편한테 이 색상으로 뜨는거 어떠냐고, 이 부분 색을 달리할까 묻게 되네요.
남편 말로는 아직 애기니까 좋고말고도 없는거고
우리 딸이나 사위도 장모님이 떠주면 그저 고마워할텐데
뭔 디자인이니 색상이니 그렇게 고민하면서
뜨다 풀다 이러냐고 그래요.
자식은 그냥 내 자식이니 내가 떠주면 그만인데
역시 손주는 자식의 자식이라서 내 자식의 맘에 안차면 어쩌나 싶은거죠.
이러니 손주는 한치 건너 두치.. 그렇구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