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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마늘을 샀어요

즐거운하루 조회수 : 2,538
작성일 : 2018-06-12 19:44:14

얼마전부터 마늘을 사려고 계속 벼르고 있었어요.

작년에 마늘을 한접 사서 뒷베란다에 매달아놓고 1년 가까이 얼마나 잘 먹었는지...

설이 지나도 멀쩡하더라구요. 방부제 뿌린것도 아닌게 설이 지나니까 뿌리가 초록색으로 자라더군요.

어쨌든 또 그런 좋은 마늘을 구할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여기저기 다녀봐도 썩 맘에 와닿는 마늘이 없더라구요.

그러다 동네 식자재마트를 지나가는데 의성 마늘과 그냥 저장 마늘이라고 써놓고 마늘을 한무더기 쌓아놓았더라구요.

마늘을 사려고 보고 있는데 갑자리 어떤 할머니가 지팡이 비슷하게 생긴 의료기에 몸을 의지한채

저에게 다가왔어요

"마늘 살거야?" 90은 가까워 보이는 할머니였어요. 힘이 하나도 없는 목소리로 제게 묻더군요.

원래 그냥 못들은척하거나 가버리는데 왠지 할머니에게 친절하고 싶었어요.

"네" 하며 웃으며 답하니까 할머니가 궁시렁 거리더군요.

며느리가 마늘을 사왔는데 맘에 안든다. 만원만 더 주면 훨씬 좋은거 사는데 하면서 궁시렁 궁시렁 하더니 ...

제가 고민하는걸로 보셨는지 의성마늘이 훨씬 더 좋다며 만원 더 주고 이런걸 사 그러더라구요.

이 마늘은 정말 달콤하면서도 매콤하면서도 맛있는 마늘이다 하면서 할머니랩을 하시더라구요.

힘없는 노인네의 랩같은 궁시렁거림이 왠지 측은하게 느껴질 무렵 할머니가 갑자기 지팡이를 내팽개치시며

마늘 자루를 버쩍 들으셨어요. 한접짜리 뿌리도 자르지 않은 마늘 자루를 두세자루 드시더니

이게 제일 좋은 것들이야 하시더라구요. 그리고는 다시 지팡이를 집어 들고 사라지셨어요.

할머니가 고른 마늘중에 한자루를 사서 집에 와서 자르는데 진짜 마늘이 짱짱하면서 너무 좋은거에요.

역시 할머니들의 연륜은 무시할수 없는거 같아요. ㅋㅋㅋㅋ

저의 마늘 구입기였습니다.



IP : 124.50.xxx.85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금 마늘은 저장 마늘이
    '18.6.12 7:54 PM (221.141.xxx.42)

    아니예요. 논마늘이거든요. 한여름에 나오는 마늘이 일년가는 저장 마늘입니다. 얼른 드세요 금방 썩습니다.

  • 2. 원글이
    '18.6.12 7:57 PM (124.50.xxx.85)

    지난주부터 저장마늘 나오더라구요. 작년에도 이맘때쯤 사서 잘 먹었거든요. 근데 사실 좀 걱정되서 냉장고에 넣어둘까 생각중입니다. 냉장고에 넣어두 괜찮을까요?

  • 3. 5월초에 햇마늘 나오면
    '18.6.12 8:04 PM (211.55.xxx.13)

    아주 싼가격에 몇접씩 구입해서 베렌다에 쫙~~펼쳐놓고 3주정도 바짝 말립니다 통마늘 겁껍질 대충 벗겨내서 속알 습기 안차게 까놓습니다 이렇게 해두면 올겨울 넘어서까지 두고두고 먹습니다

  • 4. 일단 마늘을 잘 말려야해요
    '18.6.12 8:09 PM (221.141.xxx.42)

    벽에 걸던지 공간를 띄워서 잘 말려요. 저도 몇주전 샀는데 다 썩어서 버렸어요. 말릴 조건이 안되어서요.지금 나오는건 저장마늘 아닐텐데...8월부터 저장마늘로 알고 있어요

  • 5. 원글이
    '18.6.12 8:15 PM (124.50.xxx.85)

    작년에 샀던 마늘은 그냥 논마늘 나오던 시즌에 샀었어요. 그냥 아파트 장 아저씨 말 믿고 샀는데 설을 지나서까지 먹었었거든요. 오늘 그 할머니한테도 이거 저장마늘인가요? 하니까 집에서 잘 말려서 걸어두면 두고두고 오래 먹을수 있다구 하더라구요. 저장마늘이라고 해서 사도 썩는건 썩고 논마늘이라고 해도 잘 관리해서 먹으면 괜찮은거 같아요. 할머니들이나 정말 신용으로 야채장사하시는분들은 확실히 보는 눈이 따로 있는듯해요.

  • 6. ㅁㅁㅁㅁ
    '18.6.12 9:28 PM (119.70.xxx.206)

    ㅋㅋ 무슨 마늘 산신령 같아요

  • 7.
    '18.6.12 9:32 PM (121.167.xxx.212)

    저장 마늘은 하지 지나서 나오고요
    단단하고 좋은 마늘 사려면 장마 끝나고 사세요
    시간이 지날수록 마늘 가격은 올라가요
    전 다 까서 다져서 냉동 해놓고 먹어서 하지 지나면 사요
    통마늘 말려서 쓸때마다 사용하시면 8월에 사세요

  • 8. ㅋㅋ
    '18.6.12 9:34 PM (218.154.xxx.228)

    ㅁㅁㅁㅁ님 동감해요~마늘 관련 동화 쓰신거 같아요ㅋㅋ

  • 9. ㅇㅇ
    '18.6.12 9:34 PM (180.230.xxx.96)

    마늘 하나에도 이런 내공이
    암튼 어르신들 삶의 경험은 들으면 신기해요
    어른말 잘 들어야 겠어요 ㅎㅎ

  • 10. ㅎㅎㅎ
    '18.6.12 11:34 PM (125.182.xxx.210)

    정말 조상님 또는 산신령이 귀인으로 변신해
    도와주러 온 전설의 고향같은 스토리같네요. ㅋ

    논마늘인지 밭마늘인지 기억은 안나는데
    알알이 쪼개서(속껍질 한두겹 남긴채로)
    두어주먹씩 신문지에 싼 다음 비닐봉지에
    한 번 더 꽁꽁 싸면 여러봉지가 나오는데 그것들을
    다시 검정봉지(빛 투과안되게)에 싸서
    김냉에 보관했는데 일년이상 먹은 것 같아요.

  • 11. 저장
    '18.6.13 7:29 AM (175.252.xxx.217) - 삭제된댓글

    마늘 산신령ㅎㅎㅎ
    근데 뭐는 철이 언제고 그런 건 어떻게들 다 아시나요?
    전 봐도 잘 모르겠고 알아놔도 잊어버리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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