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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장의 그림- 쌍도정도

퓨쳐 조회수 : 710
작성일 : 2018-01-24 14:44:48
http://m.blog.daum.net/_blog/_m/articleView.do?blogid=0Glu0&articleno=8012232

링크에 있는 그림은 쌍도정도라는 겸재 정선의 그림입니다. 겸재는 1721년부터 1726년까지 지금의 대구근처 하양이라는 곳의 현감으로 있으면서 영남지방의 명승지를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이렇게 그린 그림을 모은 것이 영남첩인데 안타깝게도 지금 남아있지 않습니다.

위 작품은 하양에서 걸어서 세시간도 안되는 곳인 성주관아 안에 있었다는 연못에 있는 정자를 그린 것입니다. 인공 연못을 조성하고 가운데 인공 섬을 만든, 당시로선 꽤 파격적이고 멋들어진 정원형태 입니다. 이것은 고산 윤선도가 성주목사로 있을때 그의 풍류 감각을 발휘해 만들었던 작품이기에 당시 시인묵객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명소였던 듯 싶습니다.

두개의 인공섬 중 하나에는 나무를 심고 다른 하나엔 정자를 올려 정자가 있는 쪽에서 뭍으로 가는 길과 나머지 섬으로 통하는 길 두개가 났다해서 쌍도정이라는 이름을 붙은 연못.

그러나 이 그림의 속이야기를 파고들면 아름다움은 비애에 가려집니다.

겸재는 몰락한 양반가문의 후손이었습니다. 거기다 나이 13세에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를 모신 소년 가장이었기에 중인계급이나 하던 도화서 화원이었다는 야사가 전해올 정도로 가난했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관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안동김씨에게 화가으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았기에 가능했습니다.

겸재의 스승인 김창흡은 숙종조에 영의정을 지낸 김수항의 셋째 아들입니다.
김수항은 '가노라 삼각산아~'를 읊은 척화파 김상헌의 아들이구요.

아시다시피 숙종조는 맹렬한 당파싸움으로 여러번의 환국이 일어나 선비들이 죽어나가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노론의 수장이었던 김수항도 사사를 당하고 여섯 아들은 뿔뿔이 흩어졌다고 합니다.

세월이 바뀌어 다시 임금의 신임은 노론으로 기울어 수항의 큰아들 김창집이 득세를 하게 됩니다. 창집은 나이 41세의 겸재를 관상감의 교수로 천거 합니다.
이 직분을 썩 잘해냈는지 44세때는 사헌부 감찰로 발령을 냈구요.
사헌부 감찰은 종6품직으로 임금과 수시로 경연을 펼치고 신하들의 기강을 바로잡고 인사권까지 있는 청요직으로 지금의 검사보다 권한이 더 강화된 직입니다.

이 말은 숙종말, 경종과 연잉군으로 대표되는 당쟁에 가장 날카롭게 대립할 수 밖에 없는 싸움꾼의 자리라는 이야기기도 합니다.
우려했던대로 경종이 임금이 되고 연잉군을 밀던 노론은 하루가 다르게 수세에 몰립니다.

그때 김창집은 겸재를 외관직인 하양 현감으로 발령을 냅니다. 다른때라면 좌천일 수 있겠으나 일촉측발의 시기에는 피신으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김창집의 예측처럼 이듬해 경종2년 1722년 신임사화가 일어나 노론4대신은 사사됩니다. 특히 김창집의 집안은 김창집과 그의 맏아들 제겸, 장손 성행이 모두 사사되고 그걸 곁에서 본 겸재의 스승이자 창집의 동생 창흡은 충격으로 죽습니다. 집안이 또다시 풍비박산이 난 것이지요.

노론 4대신들은 죽기전 여기저기 흩어져 유배를 갔는데 김창집은 거제도로 유배령을 받았다 성주로 올라와 사사 당했다 합니다. 그때 머물던 곳이 독섬 또는 요도라고 하는데 지금 저 쌍도정이 있던 곳과 거의 일치 합니다.

자신에게 사상과 영달 모두를 쥐어주고 죽음의 길에서 피할 배려까지 했던 사람이 죽어간 곳, 그곳을 겸재는 그린 것이죠.
그렇기에 저 그림은 풀 하나하나까지 세밀히 표현 돼 있고 단순히 영남지방의 명승지를 그린 그림첩에도 포함 시키지 않았던 듯 합니다.
비유하자면 부엉이 바위를 그린 노사모의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싶네요.

여담인데 영조는 등극하자마자 사사된 노론 4대신을 복권시키고 그들의 위패를 모신 서원을 각각 지어줍니다. 선비들은 창집이 사사 당한 곳에 유허비를 세워 그를 기리구요. 유허비는 딴 곳으로 옮겨졌지만 독섬터가 있던 곳이라는 표지판이 성주버스터미널 근처에 있습니다.

사대가 모조리 사사당한 김수항의 집안은 어찌됐을까요?

조선말 임금보다 더 큰 권세를 누린 안동김씨는 모두 김수항의 후손 입니다. 이걸 보면서 조선의 정치는 지금보다 더 책임 정치일 수 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장이 가장 많은 권한을 갖지만 잘못됐을때 가장 큰 책임을 묻는 엄중한 윤리의식은 있었으니까요.

가장 큰 권력을 누린 자가 가장 적게 책임지는 지금보다 그때가 훨씬 좋아보이는건 내 생각이 고루해서 일까요?

그림 한 장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날입니다.
IP : 114.207.xxx.67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1.24 2:53 PM (220.76.xxx.85) - 삭제된댓글

    비유하자면 부엉이 바위를 그린 노사모의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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