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이(최명길과 재혼하기전) 전 부인과 미국생활에 대해 ))
결혼생활 5년동안, 우리가 함께 지낸 시간은 그 절반쯤이었을 것이다. 그 절반의 절반 이상의 밤을 나나 그녀 가운데 하나 혹은 둘 다 밤을 새워 일하거나 공부해야 했다.
우리는 성공을 위해서 참으로 열심히 살았다.
모든 기쁨과 쾌락을 일단 유보해 두고, 그것들은 나중에 더 크게 왕창 한꺼번에 누리기로 하고,
우리는 주말여행이나 영화구경이나 댄스파티나 쇼핑이나 피크닉을 극도로 절제했다.
그 즈음의 그녀가 간혹 내게 말했었다.
"당신은 마치 행복해질까 봐 겁내는 사람 같아요."
그녀는 또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다섯 살 때였나봐요.
어느 날 동네에서 놀고 있는데 피아노를 실은 트럭이 와서 우리집 앞에 서는 거예요.
난 지금도 그때의 흥분을 잊을 수가 없어요.
우리 아빠가 바로 그 시절을 놓치고 몇 년 뒤에 피아노 백 대를 사줬다고 해도 나한테 내게 그런 감격을 느끼게 만들지는 못했을 거예요"
서울의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내게 이런 편지를 보내시곤 했다.
"한길아, 어떤 때의 시련은 큰 그릇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 시련이란
보통의 그릇을 찌그러뜨려 놓기가 일쑤란다"
애니웨이, 미국생활 5년만에 그녀는 변호사가 되었고 나는 신문사의 지사장이 되었다.
현재의 교포사회에서는 젊은 부부의 성공사례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방 하나짜리 셋집에서 벗어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3층짜리 새 집을 지어 이사한
한 달 뒤에,
그녀와 나는 결혼생활의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야만 했다.
바꾸어 말하자면, 이혼에 성공했다.
그때그때의 작은 기쁨과 값싼 행복을 무시해버린 대가로.
/ 김한길 「눈뜨면 없어라」中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유를 위한 변명
rrrrrr 조회수 : 514
작성일 : 2014-11-20 00:00:23
IP : 110.70.xxx.177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438959 | 이럴때 결혼식 참석해야할까요? 3 | 스텔라 | 2014/11/21 | 1,119 |
438958 | 이간질 잘하는 사람에게 해주려는 말인데 6 | ‥ | 2014/11/21 | 3,214 |
438957 | 중등영어학원은 어디로들 보내시나요? | 예비중맘 | 2014/11/21 | 751 |
438956 | 안과병원소개....절실합니다. 3 | 푸른하늘 | 2014/11/21 | 1,972 |
438955 | 죄송 패딩 좀 봐주세요~ 19 | 의견 부탁해.. | 2014/11/21 | 2,600 |
438954 | 국산 폰중에서 카메라 제일 좋은 폰이 뭔가요?? 3 | . | 2014/11/21 | 1,154 |
438953 | 고 김자옥씨 발인날 주변인 중 환한 표정이 가끔 보이던데 73 | 궁금 | 2014/11/21 | 28,706 |
438952 | 암은 병이 아니다 내 몸의 마지막 생존전략 6 | ... | 2014/11/21 | 2,188 |
438951 | 여자들끼리 대화가 지겨울 때... 7 | .... | 2014/11/21 | 2,338 |
438950 | 중1 수학문제좀 봐주세요 6 | 수학 | 2014/11/21 | 1,146 |
438949 | 부천 세종병원어떤가요. 4 | 부정맥 | 2014/11/21 | 4,997 |
438948 | 영국 시골 살아요. 궁금한거 물어보세요. 76 | 프골구 | 2014/11/21 | 9,062 |
438947 | 지금 이시간 스페이스 공감 보시는 분들 계신가요? | 잠못드는 밤.. | 2014/11/21 | 606 |
438946 | 감사일기 쓰는분계신가요? 23 | 매일 | 2014/11/21 | 2,336 |
438945 | 일렉트로룩스 식기세척기 사용하시는 분 계신가요? 9 | 일렉트로룩스.. | 2014/11/21 | 2,433 |
438944 | 블로거들.. 3 | 딸기에이드 | 2014/11/21 | 3,587 |
438943 | 어디서 라면 끓이는 냄새 나지 않아요? 7 | 츄르릅 | 2014/11/21 | 2,082 |
438942 | 정치에 아무리 무관심이라도 이회창을 잘몰라요 4 | 정치 | 2014/11/21 | 945 |
438941 | 진흙탕 블로거 싸움의 결말은.... 12 | 결국 | 2014/11/21 | 14,590 |
438940 | 베트남 다낭날씨 궁금해요 2 | 아직은 | 2014/11/21 | 3,434 |
438939 | 집주인나가라는데~어찌 대처해야하나요? 3 | 어떻게 | 2014/11/21 | 1,892 |
438938 | [리얼미터]71.3%"종교인소득에과세해야" 1 | 샬랄라 | 2014/11/21 | 603 |
438937 | 경조사 문제로 삐진 친구에게 13 | 하늘에서 | 2014/11/21 | 3,517 |
438936 | 젊은농부가 하면 좋은 특용작물 추천해주세요 | 지니 | 2014/11/21 | 1,105 |
438935 | 남편한테 한소리 들었어요 1 | 콩00 | 2014/11/21 | 1,1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