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장산곶과 백령도, 그 사이에 인당수가 있다

스윗길 조회수 : 928
작성일 : 2014-09-12 02:13:06

장산곶과 백령도, 그 사이에 인당수가 있다

 

효녀 심청이 앞 못 보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위해 공양미 삼백 석에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印塘水). 백령도와 북한 황해도 장산곶 사이의 바다를 인당수로 보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이는 백령도에 효녀 심청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 ‘심청각’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백령도와 대청도 중간에 있는 연봉바위는 용궁에 내려갔다 온 심청이가 연꽃에 싸여 물 위로 떠올랐던 곳이라고 한다. 소설이든 혹은 오래 전의 실화가 시간이 흐르면서 설화처럼 굳어진 것이든, 심청각에서 바라보는 인당수는 유난히 더 깊고 차가워 보인다.

 

아버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의 제물로 바친 효녀 심청. 사실 조금만 더 유심히 들여다보면 심청의 이야기는 ‘효’라는 메시지 외에도 어른들의 위선과 욕심, 종교인의 사기행각(스님), 뱃사람들의 인신공희 등 참으로 복잡다단한 문제들이 얽히고설켜 결국 한 소녀를 죽음으로 내민 슬픈 이야기가 함꼐 서려있다.

 

또한 심청이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이면,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진 행위가 단지 아버지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심청의 희생은 당시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하고 불법을 당연한 듯 행했던 어른들과 그런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희생이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인당수인가. 사람의 희생의 제물로 바쳐지는 곳이라면 응당 ‘사람 인(人)’자를 떠올리기 쉬운데, 심청이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몸을 던진 곳은 ‘도장 인(印)’을 쓴 인당수(印塘水)다. 이는 초자연적인 무엇 혹은 누군가와의 무언의 약속을 상징한다고 해석 할 수 있다. 공양미 삼백 석에 눈을 뜨게 된다는 스님의 약속은 어차피 이루어질 수 없는 거짓이었지만, 그 약속을 철썩 같이 믿고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의 믿음이 결국 아버지의 눈을 뜨게 만든다는 복선은 아니었을까.

 

출처: 역사와 문화를 깨우는 글마루 9월호

IP : 122.128.xxx.5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목만 봤을 때는
    '14.9.12 8:11 AM (183.102.xxx.20)

    쓸 데 없는 연구를 다하는구나. 의미없다라고 생각했는데
    본문 내용은 참 좋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6546 (18개월 아기)커서 수다쟁이 아들들은 어릴 때부터 티가 나나요.. 3 아기엄마 2014/10/12 1,402
426545 이게 오트밀인가요? 1 오트밀? 2014/10/12 1,128
426544 거기에 냄새가 13 45 2014/10/12 5,862
426543 아이들 머리 집에서 자르고 싶은데요.. 13 미용학원??.. 2014/10/12 2,056
426542 제발 정신이나 행동에 문제가 있다면 상담소나 병원에 가거나 보냅.. 5 루나틱 2014/10/12 2,327
426541 오성제빵기로 낫도 만들어 보신분 ...낫또 균없이도 가능한가요?.. 4 ^^ 2014/10/12 1,104
426540 내 인생 최고의 영화는? 74 베를린 천사.. 2014/10/12 8,644
426539 아이핀 분명히 가입했는데 안돼요. 1 아이핀짜증 2014/10/12 551
426538 framed display 삭제법좀 알려주세요. ㅠㅠ 1 .. 2014/10/12 796
426537 샘플샵 자음생크림 문제있나요?? 4 .. 2014/10/12 2,011
426536 우엉장아찌 담을때요~~ ^^ 2014/10/12 1,063
426535 현미에 초록색 쌀이 많이 섞여있는데 5 질문 2014/10/12 2,634
426534 아사히베리 행복 2014/10/12 739
426533 강아지사료 추천부탁드려요. 2 .... 2014/10/12 915
426532 제 어느부분이 이기적인거죠? 13 강아지 2014/10/12 4,566
426531 아령2kg 무리일까요?? 2 .. 2014/10/12 2,283
426530 체르니 30 40 50 무슨 차이가 3 ㄴㅇ 2014/10/12 2,851
426529 중고등학교때 왕따였던분 5 ㅠㅠ 2014/10/12 2,041
426528 고등학생 남자아이 옷어디서 사시나요? 10 ㅇㅇ 2014/10/12 2,115
426527 알타리무 안절여도 김치되나요? 6 올리브 2014/10/12 1,895
426526 당산동 부여집 가보신 분 계세요? 부여집 2014/10/12 1,532
426525 연애 직전 또는 초반, 남자가 얼마나 잘해주셨나요? 19 오로라 2014/10/12 8,958
426524 교회도 일요일 예배하고 점심 5 먹나요? 2014/10/12 1,923
426523 술 좋아하는 남편과 사시는 분들 11 2014/10/12 7,890
426522 조문객에 감사 답장 4 부친상 2014/10/12 8,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