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림사건 피의자 고호석씨의 변호인 관람후기

그네코 조회수 : 3,068
작성일 : 2013-12-27 11:16:13
고호석씨의 페이스북에서 퍼왔습니다. 

어제 <변호인>을 두 번째 봤습니다. 처음 시사회에서 보았을 때와는 느낌이 정말 다르더군요. 사실 그때는 영화에 몰입이 되질 않았습니다. 내가 겪은 일, 내가 봤던 노무현 변호사와 영화 속 인물을 자꾸 비교하게 되면서 fact와 fiction 사이에서 허우적거리느라 잡생각만 가득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감독의 진정성과 노력이 눈에 잡힐 듯 보였고, 배우들의 연기도 참 좋다고 생각했지만, 영화를 제대로 봤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요.
그래서 대학 다니는 딸아이와 다시 보러 갔습니다. 정말 새로운 영화를 보는 듯했습니다! 감독의 세심한 고민이 더욱 절실히 다가왔고,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에 몰입이 되더군요. 눈물도 많이 흘렸구요....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겠지만 제가 부림사건 당시 달었던 수번 21번을 진우가 달고 있는 것도 눈에 들어왔고, 우리를 변론하느라 인간 노무현은 얼마나 힘겨웠을까 하는 실감이 가슴을 쳤습니다. 우리는 사실 그 당시엔 소위 ‘운동의 대의’에 눈멀어 그분의 힘겨움에 별로 눈길을 보내지 못했거든요. 새삼 얼마나 미안하고 고맙던지........ Closing도 가슴 뭉클하게 참 멋있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다시 보면서도 여전히 ‘아! 조금만...’ 하며 이쉬움을 지울 수 없었던 것은, 주인공에만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그 사건의 피해자였던 인물들을 비롯한 ‘운동주체’ 또는 노동자들이 거의 소도구 정도로 취급되지 않았나 하는 점입니다. 이 영화가 송우석 변호사의 각성과 변화, 그리고 그의 인간적 고뇌와 결단 뿐만 아니라 이땅의 민주주의의 희망도 함께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면, 81년에 그렇게 짓밟혔던 그들이 87년 시위현장에서 넥타이부대의 일원으로 또는 시위대 속의 노동자로 힘있게 참여하는 한 두 컷 정도는 보여주었어야 하지 않을까요? 꼭 사실이 그러했기 때문이 아니라, 저희들의 자존심 때문이 아니라, 시민 모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기 위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양우석 감독께, 송강호 씨께, 그리고 정말 힘들게 이 영화를 만드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어지럽기 짝이 없는 이 시절에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전해 주신 그들에게 쏘주 한잔 사고 싶습니다! 그리고 봉하의 작은 무덤 앞에도 술 한잔 올려야겠습니다!
IP : 119.193.xxx.17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3.12.27 11:22 AM (112.185.xxx.228)

    고호석씨 마음은 이해되지만 영화를 잘 모르는 분의 생각인듯. 그렇게 이것 저것 다 집어넣으면 다큐 되는건데 말이에요. 그리고 딱 봐도 돈이 부족한 느낌이 안 들었는지...엑스트라 숫자가 좀 적어서 저의 개인적 바람은 제작비 좀 더 써서 실감있게 영화 찍었더라면 하는 것입니다.
    변호인 2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 2. 원글님
    '13.12.27 11:25 AM (180.227.xxx.86)

    제목에. 피의자가. 아니라 피해자 아닌가요? ㅠㅠ

  • 3. 앞으로
    '13.12.27 12:20 PM (61.102.xxx.105)

    그런류의 영화가 많이 나와서
    세상일에 잠자는 사람들을 많이 일깨어 주길 바랍니다
    변호인 2탄 3탄도 환영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6771 불량 휴대폰이 왔어요 10 공구폰 2014/01/26 1,740
346770 국가란 필요한 것인가요? 12 go 2014/01/26 1,290
346769 변호인 관객최다기록은 힘들 것 같네요 40 2014/01/26 8,144
346768 뻥튀기 할 수 있는곳 3 부천근처 2014/01/26 1,203
346767 마카롱 너무 달죠? 9 2014/01/26 2,404
346766 딸아이 얼굴에 부스럼같은 각질이 생겼는데 어떤 연고를 바를까요?.. 8 초6 2014/01/26 2,009
346765 나가라면 나가야 되는 5 씁쓸 2014/01/26 1,548
346764 세결녀 채린이 캐릭터 22 ㄱㄴㄷ 2014/01/26 5,428
346763 정말 예쁜 안경을 보았어요 7 뽀로로 2014/01/26 4,352
346762 기분이 찝찝해요 3 ........ 2014/01/26 1,047
346761 물걸레 청소기들 어떤가요? 바닥 어느정도 깨끗하세요? 6 ... 2014/01/26 2,709
346760 베란다 없고 욕실작은 투룸에서 아기키우기 4 투룸 2014/01/26 2,675
346759 악기와 함께 가지고 다닐수 있는 백 ㅜ 1 대구댁 2014/01/26 881
346758 세번 결혼하는 여자 흥미진진한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요?^^ 12 흥미진진^^.. 2014/01/26 4,775
346757 요양병원 간호조무사 현실이 이런가요? 10 질문 2014/01/26 29,965
346756 한전직원들 송전탑 밑 의무 거주 법안 발의해야 5 손전등 2014/01/26 1,124
346755 만두찔때까는면어디서팔아요?^^ 7 goldfi.. 2014/01/25 2,540
346754 총대를 매다/메다, 사소한 일에 목을 매다/메다 9 맞춤법맞추기.. 2014/01/25 5,210
346753 씽크대 설치시 수저통이나 컵놓는 걸이 3 한샘부엌 2014/01/25 1,750
346752 보브 마스카라는 어디서 사요? 1 작은눈 2014/01/25 959
346751 전기렌지 어떤게 나은가요? 2 렌지 2014/01/25 2,029
346750 아기이불 44만원 ㅜㅜ 26 환불? 2014/01/25 5,336
346749 귀국 자녀들 영어 어떻게 하시나요. 1 ... 2014/01/25 1,676
346748 층간소음은 낮은 천장이 원인일까요? 1 소음 2014/01/25 1,851
346747 7개 대형카드사 다 털렸다네요. 9 ㅠ.ㅠ 2014/01/25 11,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