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시어머님께 정말 죄송하고 면목이 없었습니다.

죄송 조회수 : 1,792
작성일 : 2013-05-10 19:06:46
시어머님은 아주 독실한 기독교 신자세요.

일주일에 적어도 세번 이상은 교회에 가시고, 교회에서 하는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시고
늘 저녁이 되면 성경책 쓰기를 하셔서 이미 구약, 신약을 몇번이나 쓰신 독실한 크리스챤이십니다.

저는 어릴적부터 불교집안에서 나고 자랐고, 그래서 결혼할때 종교 강요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기우였네요.
한번도 며느리인 제게 교회에 다니라고 권유하신 적이 없어요.

언제나 입가엔 말간 미소를 지으시고 남에 대해 나쁜 소리, 험담하는 거 들어본적 없고,
늘 본인 위주가 아닌 남 입장에서 생각하시며 사시는 좋으신 분입니다.
결혼 10년동안 솔직히 속썩힌건 노후준비를 안 해놓으셔서 늘 생활비와 용돈 때문에 힘들었던 것 빼고는
다른건 소소하게 몇몇의 마음 상하는 정도...늘 좋은 말씀과 고운 마음씨로 제게 잘해주셨어요.


저희는 결혼 10년이 넘었는데 아이가 아직 없습니다.

별로 가지고 싶은 생각도 없고 해서 계속 피임을 해왔고, 이제 슬슬? 이라고 생각한 시점에
제가 사는 도쿄근처에 방사능 사고가 터지고 아이는 평생 포기했지요.

한번도 아이문제에 관해 제게 먼저 말씀을 꺼낸적도, 병원을 다녀봤냐, 노력은 하고 있냐.
등등 말을 꺼내신적이 없었어요.

이번 연휴에 한국에 가서 시댁에서 며칠밤을 잤는데 떠나기 전날밤 말씀하시더라고요.

내가 정말로 손자를 너무 원해서 늘 새벽기도로 간절히 기도하고,기도하고 또 기도했는데
얼마 전에 하나님으로 부터 응답이 왔다. 그냥 기대하지 말라고, 앞으로도 아이는 없을 거라고.
그러니 너도 너무 속끓지 말고 그냥 체념하고 편하게 마음 가져라...


한번도 그렇게 손주를 원한다는 걸 내색하신적이 없으셨는데...
일주일에 몇번씩 새벽기도 다니시면서 그리 원하셨다니..
지금은 가질래야 가질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나니(방사능, 제 나이)
정말로 후회스럽고,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 배웅오신 시부모님들 모습을 뵈니 정말 왜 이리 연세들어 보이시는지...
두분다 늦게 결혼하셔서 늦게 본 아들들 둘 다 아이가 없습니다.
얼마나 바라셨으면 그렇게 열심히 기도를 하시고, 그런 내색 하나 없이 며느리와 아들을 보는
심정을 어떠셨을까 싶으니 눈물이 나네요.


정말 너무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IP : 223.133.xxx.4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5.10 7:19 PM (118.33.xxx.41)

    도쿄 사람 모두가 아이포기한건 아닐텐데..
    너무 쉽게 포기해버리시는거 아닌지..
    저는 원글님이 안쓰럽네요.
    아이를 부양해야하는데 시부모들 부양하느라 힘
    빠지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2791 시어머님께 정말 죄송하고 면목이 없었습니다. 1 죄송 2013/05/10 1,792
252790 윤창중사건때문에 하루종일 너무 웃었네요..ㅎㅎㅎ 8 ddd 2013/05/10 4,795
252789 개고기가 원래 전통한식인가요? 6 요리 2013/05/10 1,311
252788 주진우기자는 '박지만'이 고소한겁니다. 10 이유 2013/05/10 2,568
252787 제가 정말 최강동안이에요 1 반지 2013/05/10 1,505
252786 급질>아이가 발목을 삐었어요. 5 정형외과에 .. 2013/05/10 1,286
252785 티아라 노래 괴작이네요. 6 .. 2013/05/10 3,219
252784 사이판 여행 도와주세요 4 여행 2013/05/10 1,335
252783 급질]컴퓨터 잘하시는분!, 엑셀시트에서 메모삽입을 했는데 저장하.. 1 래하 2013/05/10 1,006
252782 원룸이 뭔지... 7 행복이 2013/05/10 1,956
252781 자동차 수동 창문 5 스노피 2013/05/10 1,597
252780 청계산 4살 아이랑 등반하는거 무리일까요? 8 청계산 2013/05/10 1,587
252779 올케언니랑 오빠가 너무 서운해요. 37 2013/05/10 11,188
252778 제주도 가요~ 몇가지 여쭐게요 7 다음주 2013/05/10 1,535
252777 문헌정보학과 괜찮을까요? 4 사서 2013/05/10 3,525
252776 커피 많이 배운사람한테 질문하니까요... 17 why 2013/05/10 4,139
252775 한혜진과 기성용 결혼하네요~~ 3 아줌마 2013/05/10 2,718
252774 네이버에 grab 검색 해보세요 3 ㅍㅎㅎㅎ 2013/05/10 1,492
252773 요즘 날씨에 어떤거 입으세요? 1 어떤거 2013/05/10 771
252772 동향 탑층, 일부 곰팡이 있는 집 어떨까요?(급해요) 14 봄비 2013/05/10 3,807
252771 학교 내에서 교사들이 칼 들고 쌍방폭행 샬랄라 2013/05/10 1,437
252770 전에 해외에 사는 죄라는 글 올리신 분께.... 18 쏘리... 2013/05/10 2,987
252769 애국우익 언론과 사이트의 반응을 통해 본 윤창중 사건의 전모 [.. 4 세우실 2013/05/10 1,049
252768 외교부가 현장범 윤창중 도피시켜 준 것이 맞지요? 11 notsci.. 2013/05/10 2,792
252767 윤창중 사건 공중파에서도 방송했나요? 23 궁금해요 2013/05/10 2,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