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포레스트 검프 보다가 울었네요..

조회수 : 2,149
작성일 : 2012-12-25 16:20:31

십여년도 전에 본 것 같은데..

포레스트 검프를 첨 봤을땐 그냥 하하호호 웃고 그 바보스러움에 재밌었고

깔끔한 전개와 훌륭한 연출 덕분에

참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 재방송을 하길래

정말 백만년만에 영화를 봤는데

왜이리 슬픈지요..

펑펑 울음이 나오네요

누구는 포레스트 검프가 미국사를 보수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아무 생각없이 시대에 순응하며 통과해야 잘먹고 잘살게되는걸 말하는 영화라고 비판하던데요

그런데 정말 더럽고 저급하고 사리사욕때문에 보수라는 이름을 쓰는 일부 무뇌아들 말고

사람이 한 시절을 산다는거..

그냥 뭔지는 몰라도 열심히 산다는거..

이제 그게 너무나 힘들다는 걸 알게된 나이에서인지,

여주인공이 모든 풍파를 다 겪고 결국 포레스트에게 돌아와 에이즈로 죽잖아요

히피 세대로 시대에 반항하며 개인적으로 불행했는데

포레스트에게 결국 돌아와 가족을 안겨주고 죽잖아요

순진하고 뭘 모르지만 한가지 마음으로 시절을 관통하는 바보 포레스트..

그런 그조차도 자기 아들이 생기자

절대 자리를 뜨지 않고 스쿨버스 정거장에서 아들을 꼭 기다리며 끝나는 걸 보면서

그냥 울음이 나왔어요.

무심한 듯, 바보스럽게 그냥 저냥 운에 맡기며 엉망이면 엉망인채로

남이 속이면 속는채로,

그래도 곁에 사람들을 사랑하면서

죄그만 아들 하나 건져서

앉아 있는 주인공을 보니

왠지 모를 이 슬픔은 뭔지 모르겠어요

연말같지 않은 무거운 세밑에

그냥 가슴만 답답해서 센치했나 봅니다..

 

그런데 정말.. 나이를 먹을수록

톰 행크스가 진짜 위대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요

찰리채플린보다 더 위대한 배우같아요. 어떨땐... 

IP : 220.86.xxx.16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틈새꽃동산
    '12.12.25 4:25 PM (49.1.xxx.179)

    어 나도 글보면서 간간히 봤는데..

  • 2.
    '12.12.25 4:33 PM (58.236.xxx.74)

    저희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예요,
    런, 포레스트, 런 요 대목이 제일 좋으시대요.
    전 냉소적이라 그냥 우리사회에선 어려운 '따뜻한 환타지' 라고 느꼈어요.

  • 3.
    '12.12.25 4:39 PM (121.150.xxx.12)

    이런 시각도 있군요.
    전 여자가 무슨 병으로 죽었는지 늘 궁금했는데..에이즈였군요.
    포레스트 검프만큼 바보처럼 살아야 성공하나보다..이렇게 결론내렸고
    포레스트 검프의 지고지순한 사랑 받은 여자가 부럽다.. 내 남자도 저랬음 좋겠다며
    그렇지 못한 현실에 대비해 눈물흘렀네요 ㅎㅎ..
    쩄든,,원글님 마음이 참 따시네요. 토닥~~

  • 4. 원글
    '12.12.25 4:51 PM (220.86.xxx.167)

    ^^
    글쎄 말입니다..
    사실 어렸을때 볼때는 베트남전 참전하고 나와
    말도 안되는 이 일 저일 운덕분에 크게 성공해서
    결국 갑부가 되는 포레스트와 중위의 일이 이해가 안갔어요
    바보처럼 살면 주위에서 다 도와주나 보다..

    환타지 맞지요
    그런데 정말 살면서
    아무리 정교하고 세련되고 날카롭게 현실을 재단하고 열심히 단속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도
    전혀 위로가 안되는 나이가 되다보니
    시각이 좀 달라졌나봐요
    그렇다고 바보처럼 살면서 타인의 순진함에 기대야 한다는 게 좋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못하겠지만
    사람한테 끝까지 남는게 뭘까..
    저 영화를 보다보니 정말 판타지지만
    엄마가 죽고, 아이를 낳고
    그래도 바보로서 죽지도 않고 자기 경멸도 없이
    나름대로 원망없이 살아남았잖아요
    부럽고 슬프더라구요..
    너무 삭막하고 독하게 발버둥쳐대야하고 미워할 이유만 많이 찾은 요즘이다보니..
    바보 정신이라도 부럽더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6854 윤상현이 친일파 집안이라네요 3 01:12:24 148
1746853 네이버페이 줍줍 ........ 01:11:25 48
1746852 노재헌이 장준하 선생 추모식 참석 1 ..... 01:09:04 116
1746851 미국사는데 한국분들 생각이 궁금해요. 24 서로의 생각.. 00:55:08 587
1746850 한겨레 왜 이러나요. 8 .. 00:51:52 448
1746849 트럼프는 사실상 그냥 러시아 편이네요 2 ........ 00:49:48 317
1746848 엄마한테 어렸을 때 예쁘다는 말 자주 들으셨나요? 20 백설공주 00:32:42 827
1746847 고등학생 저녁 도시락 싸시는 분 계시나요? 3 ..... 00:32:39 215
1746846 노출 심한 사람은 왜 그런 건가요 5 이혼숙려캠프.. 00:26:56 812
1746845 폰에서 번역 어떻게 하는거에요? 음성으로 1 AI폰 00:26:37 288
1746844 러닝하시는분들요 7 ^^ 00:25:26 462
1746843 모임에 싫은 사람이 있으면 3 ㅇㅇ 00:22:01 554
1746842 망신스러워요 7 ... 00:17:59 1,152
1746841 마포아파트화재원인은 전기스쿠터 충전 13 ㅇㅇ 00:16:03 1,664
1746840 동서가 태극기집회 따라다니는데요 5 에라이 00:15:26 810
1746839 파인 촌뜨기들 재밌어요. 처음에는 적응이 필요해요. 5 . . 2025/08/17 985
1746838 특목고 일반고 고민이예요. 8 중2 2025/08/17 767
1746837 검사들이 저리 김명신을 봐줬던건 이유가 그거예요? 4 ㅇㅇㅇ 2025/08/17 2,172
1746836 한국인의 밥상...우리네 밥상은 빠르게 사리질까요 1 전통 2025/08/17 867
1746835 미우새를 봤는데 윤현민 엄마가 좋으네요 1 아웅 2025/08/17 1,567
1746834 드디어 프리다이빙 4 hj 2025/08/17 464
1746833 이 노래가 나온 영화 찾아요 6 영화음악 2025/08/17 517
1746832 남편과 심하게 싸우고 나서 남편에 대한 혐오감이 생긴것 같아요 .. 2 2025/08/17 1,217
1746831 은평구 연서시장 방문한 대통령 부부 9 ㅎㅎ 2025/08/17 1,422
1746830 촛불행동은 뭐하는 단체인가요? 28 ㅇㅇ 2025/08/17 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