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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판사 아들 글 중의 댓글 읽고

뜬구름 조회수 : 3,893
작성일 : 2012-10-05 09:26:10

어제 고 3 아이가 친구 생일이라고 저녁에 생일잔치 가서 짜장면을 얻어 먹고 오겠다고 하더라구요.

딱 한 달 남았거든요.

수능이요.

열심히 하는 듯 보이지만, 매일 어지럽고 졸립고 피곤하고....

성적이  안나옵니다.

공부하면 딱 그만큼 성적 나오던 저로서는 이해가 안갑니다.

등급은 상대적이니까 둘째치고 점수는 어느 정도 나와야죠.

그런데 과외 끝나고 짜장면 먹으러 택시 타고 가서 바로 오겠다는 것도 열받고 한심한데

또 문자가 옵니다.

한시간만 놀다 온답니다.

생일 맞은 애가 공부하는 애가 아닌가봐요.

 

공부요령도 배우고 성적 안나오는 원인 분석하라고 수천만원 들여서 아이가 원하는대로 고액 과외도 시켜주고,

해 달라는 거 다해주고,

그것도 모자라서 제가 옛날에 공부했을때 느꼈던 혹시 부족할까 싶은거 나름 다 해줬어요.

수천만원 사교육비로 쓰고 그리고, 수도권 성적입니다.

지 인생인데요, 뭐.

제가 해주는게 한계가 있네요.

저런 자세인 애한테 제가 혼자 안달복달하면 뭐한답니까.

 

변한 판사 아들 댓글 중에 80% 엄마들이 자식이 중고등 학생일때 패배감과 배신감 느낀다고 했는데

뼈저리게 공감합니다.

힘들게 벌어온 돈 헛되이 써서 남편한테 너무 미안하고요.

 

무엇보다도 저 자신이 너무 허무합니다.

 

왜 살았나 싶네요.

전 그 동안 왜 살았나요.

무엇을 위해서 살아왔나요.

예, 남편이 미워서 아이들 바라보고 살았어요.

그런데, 애들 인생은 애들 인생이고, 그렇다고 남편이 좋아 죽겠는것도 아니고,

저는 역시나 혼자네요.

결혼 전에 늘 느꼇던 허무감이 또 다시 엄습해 오더라구요.

다시 원점에 왔어요.

 

그래서 순간 열받아서 평소에 너무 배우고 싶던 발레 학원 등록해 버렸어요.

그렇게 자식 놓는 씁쓸한 연습을 하면서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할지 참 막막하네요.

앞으로 저도 가정 경제위해 돈 벌기 시작하려고 하고, 또 당연히 사랑하는 가족들한테 계속 잘 해주고 싶지만,

그래도 .............

어제부터 지금 이순간까지 마음이 참 헛헛합니다.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아야 할지..

IP : 124.111.xxx.22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흠...
    '12.10.5 9:29 AM (218.152.xxx.206)

    자식하고 나를 분리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게 쉽나요?
    서양 엄마들은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거나 성격이 이상해도 그건 그 아이의 고유의 성향이라고 가볍게 패스해 버린다던데

    그런 내공은 어떻게 키워 지는건지...
    그냥 한쪽눈만 뜨고 아이를 보는 수밖에 없는것 같아요.

    아이가 공부를 잘 못해도 뭔가 내가 잘 케어를 못해주는 것 같고,
    그냥 30~40대 20년간은 아이들과의 전쟁이에요.

  • 2.
    '12.10.5 9:32 AM (124.111.xxx.226)

    한쪽눈만 뜨고 아이를 바라보는게
    참 도닦는 거죠. 피마르고요.
    그래서 자식은 애물 ㅠㅠ
    평생 잘되든 못되든 자식 걱정으로 지새우는게 부모인가봐요.
    깊숙이 관여를 하면 잔소리한다고 난리치고,
    그냥 지나가자니, 아흑 ㅠㅠㅠㅠㅠㅠ

  • 3. ....님
    '12.10.5 9:35 AM (124.111.xxx.226)

    죽어라 싫어하지는 않았어요. 좋아하지도 않았지만요.
    그리고 책상앞에 앉아서 하는 만큼은 성적이 나왔어요.
    쟤는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스스로 마음 먹고 좋은 대학 가고 싶어하는 아이입니다.
    그리고 행동은 악착같이 않하는거죠.

  • 4. 돈아끼세요
    '12.10.5 9:43 AM (110.70.xxx.177)

    공부는 타고나는 거에요
    아니다 싶으면 사교육비로 펀드를 들어주세요
    공부는 노력이 아니라 타고난 겁니다
    제 자식을 위해 중학교때부터 사교육비로 펀드들어주었숩니다
    나중에 장사라도 하게..
    공부흥미없음 장사흥미라도 있게요
    저도 서울대 남편은 고대나왔지만
    큰아들은 냅둡니다 이미 우린 서로 알기에
    딸내미는 서울대 갈 실력되지만 공부가 잼있다 해요 알아서 공부해요
    하지만 인성은 모두 좋습니다
    봉사활동도 하고 교우관계도 좋고
    만족합니다
    아들성적은 반에서 중하위권
    본인도 공부흥미 없다해서 요리학원 다닙니다
    자격증 딴다고 요리하나는 정말 좋아하거든요
    포기하시고 돈모으시고 하고싶은 기술배우게 하세요
    설대 나온 저나 고대 나온 남편 모두 전문직이지만 공부는 타고난다는 것에 동의해요
    그리고 세상사는것 다 똑같아요
    전문직이나 장사나 뭐나
    하고싶음 잘하고 아님 이 바닥도 도태됩니다
    공부에 올인하지마세요
    사람사는것 나이들어보니 별거 없어요
    그냥 만족하고 행복하면 됩니다
    붕어빵 굽더라도...

  • 5. ...
    '12.10.5 9:53 AM (180.228.xxx.117)

    다 타고나는 겁니다.
    공부 잘 하고 싶어도 머리가 영 아니라 죽어라 공부해도 안되는 것..이 것 타고나는 겁니다.
    머리는 좋은 것 같은데 그 놈의 성격이 진득하지 못하고 초랭이 방정이라 30분도 엉덩이
    못 붙이는 것..이것도 타고 나는 것이고요.
    집은 *가래 찢어지게 가난해도,,머리 엄청 좋고 성격도 진실,참을성도 최고 의지도 충천..
    해서 괴외 과짜도 모르고 순전히 지 힘으로 죽어라 공부해서 서울법대며 의대 아무데라도
    쑥쑥 들어가는 것도 다 타고나는 겁니다.
    초딩도 아니고 머리 굵을대로 엄청 굵어버린 고3짜리를 붙잡고 안달복달해 봐야
    다 헛발질입니다.
    공부 못한다고, 머리가 텅텅 비었다고 못 먹고 사는 것 절대 아닙니다.
    먹고 사는 팔자도 다 타고 납니다.
    애초에 그렇게 만들어져 세상에 나왔는데 어쩌겠어요?
    엄밀히,정확히 말하자면 그렇게 만들어 세상에 내어 놓은 아빠,엄마가 스스로를
    탓하는 것이 더 정확한 일입니다.

  • 6. 본인탓
    '12.10.5 9:56 AM (183.96.xxx.87)

    아이가 공부 못 하는게 왜 엄마의 패배인가요
    엄마가 자기 인생의 목표가 없기 때문이죠.
    허무라는 말 쓰셨는데 그거 아이탓 아닙니다.
    원래 자신의 것이어야 할 인생목표를 다른 사람에게 걸어놓은 본인탓이죠.
    애초에 자기 인생을 버린 본인을 탓해야지
    이제와 아이가 먹는 짜장면을, 택시를, 한시간을 욕하나요?
    아이가 공부 안 하면 열받고, 악착같이 안해서 배신감느끼고.
    그러는 본인은 자기를 위한 목표조차없었군요.
    수천만원 쓴 것도 오직 아이를 위한 것만은 아니네요.

  • 7. 우리 때와
    '12.10.5 10:04 AM (58.236.xxx.74)

    완전 다르죠. 일단 부모 수준이 상향 평준화 되었고, 아이들도 다르고요.
    나의 경쟁상대가 쉽게 물리칠 수 있는 만만한 아이들이 아니라는 거죠.

    제가 강남에서 학교 나왔지만, 우리 땐 일단 '공부철'만 들어도, 상위권에 진입 가능했어요.
    지금은, 대부분 지역 아이들 기본적인 철은 들은거 같아요,
    경쟁 치열할 수밖에 없죠,

    그리고 부모가 무엇을 해주느냐 보다,
    부모가 어떤 사람이냐가 훨씬 아이성적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네요.
    미국에서 조사한 통계자료이지만요.
    부모가 공부를 좋아하는 것 뿐 아니라, 공부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있잖아요.
    그런 처지의 아이들도 이젠 꽤 많다 보니, 집안에서 좋은 자극 받는 아이들도 너무 많고요.
    남편이 미워 아이공부에 치중하셨으니 엄마의 편치 않은 정서가 조금은 아이에게 영향 줬을 수도 있고요.
    공부 잘 하려면 '정서 지능'이 높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다 말하잖아요.

    발레교습소 등록 너무 잘 하셨어요.
    그렇게 환기할 구멍을 만들어주셨으면 훨씬 일찍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 심리 어루만져주셨을 거예요.
    저의아이도 정말 착한데, 부모가 쪼금 싫어하겠다 싶어하는 건 몰래몰래 하더라고요, 충격 받았어요.
    그렇게 다들 조금씩 배신당하는데, 어디서 위로받고 다시 회복탄력성을 가져야 아이에게 든든한 언덕이 되겠지요.

  • 8. 제가
    '12.10.5 10:36 AM (76.127.xxx.61)

    주위에서 듣거나 지켜본바로는
    부모보다 공부해도 성적이 안오르는 아이 자신은 속으로 얼마나 힘들겠어요?
    가도 가도 앞이 안보이고 절망적이라면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공부기계처럼 책상에만 앉아 있을 기운이 날까요?
    본인도 너무 불안하고 때로는 포기하고픈 마음이 수시로 들겁니다
    그러니 애가 마음의 동요를 이기고 묵묵히 학습을 하는것 만으로고 고맙게 여기고 격려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도요 팍팍 주시고..
    그래야 부모 자식간의 유대감 내지는 감사함도 느끼고 올바르게 자라서 효도합니다
    부모는 항상 기다려 줘야 하는 존재인거 같아요

  • 9. ...
    '12.10.5 11:20 AM (223.222.xxx.143)

    사람의 뇌는 반드시 중간중간 쉬어줘야 해요.
    고액과외와는 별개로
    친구생일에 한 시간쯤 노는 건 문제가 없다고 봐요.
    오히려 리프레시를 위해선 중간중간 지나치지 않게
    몸쓰는 운동이나 여흥이 필요하죠.

    정작 문제는 학생이 항상 피곤하고 졸립고 어지럽다는 문제라고 봅니다.
    심리적으로 공부가 안맞고 너무 하기 싫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체력이나 건강상의 문제일 수 있어요.
    각자에 맞는 수면량과 학습량, 학습형태가 있는데
    잠이 부족하고, 중간중간 반드시 있어야 할 휴식과 운동이 빠지게 되면
    만성적으로 의욕상실과 피로속에서 수험기간을 보내게 되는 안타까운 경우가 발생하죠.

    원글님이 한 시간의 휴식에 민감하신 거 보면
    평상시에 계속 책상에 앉아있거나
    무조건 학습시간을 늘리는 쪽으로만 아이를 푸시하신 게 아닌가 의문이 생기네요.

  • 10. ok
    '12.10.6 10:58 AM (221.148.xxx.227)

    근성의 문제..
    수능 한달전엔 성적 안오르죠
    이제껏 해온것 잘 유지하는게 관건입니다
    보통은 수능때 실력발휘를 잘 못해요. 긴장감도있고..
    간혹 수능영어문제 집에서 풀려서 몇점 맞더라..자랑하는 초중 엄마들이 있긴한데
    실전에선 다르죠.
    남학생의 경우..마음 먹는게 중요하더군요
    공부 안되면 죽어라 책상에 앉아있든, 돈을 수억쓰든 효과없어요
    그건 부모맘대로 안되는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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