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안철수 기자회견 전문

==== 조회수 : 1,333
작성일 : 2012-09-19 15:20:27

안녕하십니까
안철수입니다.

저는 지난 7월말에 말씀 드린 대로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자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 동안 저는 재미있는 별명도 얻었고.
또 최근에는 저를 소재로 한 유머도 유행하더군요.

그동안 제 답을 기다려오신 여러 분들의 애정이라고 생각하고
그 또한 무겁게 받아들이겠습니다.

기업인과 교수의 삶을 살아온 저로서는,
국가경영의 막중한 책임을 지는 결심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춘천에서 만난 어르신, 명예퇴직을 앞둔 중년의 가장,
30대의 쌍둥이 엄마와 같은 많은 이웃들을 만나 뵈었고,
각 분야에서 경륜과 전문성을 가진 분들도 만났습니다.
가능하면 조용하게 경청하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어느 한분 힘들지 않은 분들이 없었습니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저소득층이 너무 고통 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고 고단한 삶의 과정에서도
그분들은 끊임없이 희망을 만들고 계셨습니다.

나 자신보다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참고 견디고 희생하고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제가 희망을 드린 것이 아니라 제가 오히려 그분들께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제게는 스승입니다.
그 분들이 저를 한걸음 더 나아가게 했습니다.

그 분들이 제게 한결 같이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정치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문제를 풀어야 할 정치가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국민들의 삶을 외면하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민을 무시하고,
서로 싸우기만 하는 정치에 실망하고 절망했다" 하셨습니다.

또 한 번도 정치에 발 딛지 않은 제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할 때
많은 분들이 왜 제게 지지를 보내는지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제 좀 정치를 다르게 해보자, 새롭게 출발해보자"는 뜻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제 역량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국가의 리더라는 자리는 절대 한 개인이 영광으로 탐할 자리가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당선여부보다는 잘 해낼 수 있느냐가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거듭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통해 답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저는 이제 제 자신 스스로에게 질문했던 답을 내어놓으려 합니다.

지금까지 국민들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주셨습니다.

저는 이제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함으로써
그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합니다.
저에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려고 합니다.

저는 먼저 정치개혁은 선거과정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반을 적으로 돌리면서 통합을 외치는 것은 위선입니다.
선거과정에서 부당하고 저급한 흑색선전과 이전투구를 계속하면,
서로를 증오하고 지지자들을 분열시키며, 나아가서는 국민을 분열시킵니다.
그렇게 선거가 끝나고 나면 선거에서 이겨도 국민의 절반 밖에 마음을 얻지 못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 된다면 다음 5년도
분열과 증오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통합과 사회문제 해결은 요원한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부터 선거과정에서의 쇄신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저는 선거과정에서 어떤 어려움과 유혹이 있더라도
흑색선전과 같은 낡은 정치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저를 지지하는 분들이 그 결과를 존중하고 같이 축하할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께 제안합니다.

모두 한자리에 모여,
국민들을 증인으로 선의의 정책 경쟁을 할 것을 약속하면 어떻겠습니까?
그리고 선거후에도 승리한 사람은 다른 후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패배한 사람은 깨끗이 결과에 승복하여
더 나은 우리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협력할 것도 같이 약속하면 어떨까요?

그래야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넘어서
우리의 미래를 위한 에너지로 바꿔 놓을 수 있을 겁니다.
누가 당선 되더라도 국민을 위해서라면
서로 도울 수 있고 또 함께 할 수 있는
통합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정책 대결 속에서 제가 만약 당선된다면
다른 후보들의 더 나은 정책이 있다면 받아들이고 또 경청할 겁니다.
이것이 바로 국민들이 원하는 덧셈의 정치, 통합의 정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정치 경험도 없는데
막상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걱정을 하셨습니다.
정치라는 험한 곳에 들어가 괜히 만신창이가 되지 말라고도 하셨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계실 겁니다.

저는 정치경험뿐 아니라 조직도 없고, 세력도 없지만, 그만큼 빚진 것도 없습니다.

정치경험 대신 국민들께 들은 이야기를 소중하게 가지고 가겠습니다.
조직과 세력 대신 나라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빚진 게 없는 대신,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만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대통령 한 사람의 힘으로 5년 만에 모든 문제를 해결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은 이미 현명한 국민들과 많은 전문가들이
요소요소에서 각자가 역할을 하는 커다란 시스템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속에 이미 답이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낡은 체제와 미래가치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제 낡은 물줄기를 새로운 미래를 향해 바꿔야 합니다.
국민들의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치 시스템,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제 시스템,
계층 간의 이동이 차단된 사회시스템,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지 않는 기득권 과보호구조,
지식산업시대에 역행하는 옛날 방식의 의사결정구조,
이와 같은 것들로는 미래를 열어갈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됩니다.
국민들은 이제 정치부터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하십니다.

앞으로 5년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매우 힘든 상황이 전개될 것입니다.
국내의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가 정말 심각합니다. 세계적인 장기불황까지 겹쳐 한꺼번에
위기적 상황이 닥쳐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제가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지만 부족하고 실수도 하고 결점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명한 국민들과 전문가들 속에서 답을 구하고, 지혜를 모으면
그래도 최소한 물줄기는 돌려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기의 시대에 힘을 합쳐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 삶이 바뀔 수 있습니다.
새로운 정치가 들어서야 민생경제 중심 경제가 들어섭니다.
대한민국은 새로운 경제모델이 필요합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성장동력과 결합하는 경제혁신을 만들어야 합니다.
평화체제는 역시 안보와 균형을 맞출 때 실현가능합니다.
제 정책비전과 구상의 구체적 내용은 앞으로 선거과정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번 선거 과정부터
국민의 생각이 하나로 모아지는 첫걸음을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국민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면 좋겠습니다.

저는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의 정치를 하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은 두렵지 않습니다. 극복하겠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싸워야 한다면 정정당당하게 싸울 것입니다.

사람의 선의가 가장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국민여러분과 함께 증명하려고 합니다.
저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신
그리고 많은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여러분
저와 함께 해주십시오.
그래야 정치가 바뀌고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의 삶이 바뀝니다.
변화의 열쇠는 바로 국민 여러분께 있습니다.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작가, 윌리엄 깁슨의 말을 하나 소개하고 싶습니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이다"

그렇습니다. 미래는 지금 우리 앞에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모 남초 사이트에서  퍼옴..

IP : 112.223.xxx.17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9.19 3:21 PM (112.223.xxx.172)

    내공이 장난이 아님.. 틀림없이 직접 썼을것임.
    국민의 마음을 읽고있음.

    박그네와는 뭐랄까...
    인간과 짐승의 차이랄까.

  • 2. aoi177
    '12.9.19 3:25 PM (112.220.xxx.77) - 삭제된댓글

    읽는 내내 눈물이 흐릅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을 지지합니다.

  • 3. 대통령감
    '12.9.19 3:34 PM (112.154.xxx.172)

    멋지네요 남초 사이트는 어디인가요?

  • 4. 대단
    '12.9.19 4:14 PM (175.116.xxx.206)

    인간과 짐승의 차이랄까.
    ㅋㅋㅋ
    딱 맞는 표현이네요

  • 5. 햇살조아
    '12.9.19 5:14 PM (61.83.xxx.18)

    사무실이라 기자회견 했다는 머릿글 기사만 접할 수 있었는데
    옮겨주신님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 6. ㅇㅇㅇㅇ
    '12.9.19 5:23 PM (59.15.xxx.191)

    사람의 언어라는게 느껴지네요....

    빌어먹을 맨날 틀에박힌 소리나 해대는 누구하고는 차원이 다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975 쫀득한 코다리?찜 어떻게 만드나요? 6 천고마비ㅠ 2012/10/11 11,088
162974 [문재인 천재설]?.. 보셨나요 ㅎㅎ 17 데뷰 2012/10/11 3,353
162973 포항 포스텍 '초비상'…나트륨 폭발 우려 커(종합) 1 .. 2012/10/11 1,647
162972 요도가 찌릿찌릿해요(19금 절대아님) 5 미치겠다 2012/10/11 6,692
162971 다른 국내 대형마트를 일요일날 영업하고 있는데 1 ... 2012/10/11 883
162970 남자친구? 남편분이 사랑하는지 어떻게 아셨어요.. 11 .. 2012/10/11 4,324
162969 내곡동 사저 땅 국유지 됐다…11억2천만원에 매입 7 세우실 2012/10/11 1,377
162968 앞으론 정말 이런 추접한일은 없어야됩니다.. 1 .. 2012/10/11 1,186
162967 성형이랑 개명이 인생에 영향을 얼마나 줄까요? 3 사주 2012/10/11 4,803
162966 이명박의 표적수사를 욕하는 사람이라면 이번에 9 ... 2012/10/11 925
162965 서울시, '의무휴업 위반' 코스트코 점검해 41건 적발 15 샬랄라 2012/10/11 1,634
162964 생애 최초의 도토리묵 18 묵만들기 2012/10/11 2,887
162963 엄마가 아프세요 6 ... 2012/10/11 1,232
162962 60세에 은퇴해서 100살까지 산다면 노후자금은 얼마가 있어야 .. 8 dma 2012/10/11 5,711
162961 베이컨+에그 샌드위치에 사과쨈? 딸기쨈? 9 .. 2012/10/11 1,995
162960 요즘 인삼이 왤케 비싸요? 2 너무비싸요 2012/10/11 1,036
162959 그럼 노무현이도 누가 뇌물 먹으랬나요? 17 ... 2012/10/11 1,937
162958 이불로도 쓸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2 아크릴담요?.. 2012/10/11 1,227
162957 배도라지즙 만들고난 건더기는 버리시나요? 1 어리수리 2012/10/11 1,388
162956 문채원 참 이쁘지 않나요? 24 .. 2012/10/11 6,141
162955 돈 띠어먹은 사람-핸드폰번호만으로 찾을수 있나?? 3 양심 2012/10/11 1,314
162954 텝스?토플?수능 3 고교영어 2012/10/11 1,965
162953 홈플러스 인터넷 쇼핑몰 5천원 할인 쿠폰 1 mikee 2012/10/11 1,739
162952 두 남녀 소개를 시켜주자니 망설여져요 1 사과 2012/10/11 1,431
162951 (경주)황남빵이라고 아세요??? 23 뭐니 2012/10/11 4,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