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9월 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856
작성일 : 2012-09-04 05:22:07

_:*:_:*:_:*:_:*:_:*:_:*:_:*:_:*:_:*:_:*:_:*:_:*:_:*:_:*:_:*:_:*:_:*:_:*:_:*:_:*:_:*:_:*:_:*:_

나도 흐르는 강물이고 싶다
반짝이는 모래사장과 때로 여울로 굽이치며
노래하는 강물이고 싶다
새들 날아오르고 내 몸의 실핏줄마다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 떼들의 힘찬 지느러미 소리 귀 기울이는 강물이고 싶다
강물이고 싶다 농부들의 논과 밭에 젖줄을 물리며
푸른 생명들 키워내는 어미의 강물이고 싶다

한때 나도 강이었다
이렇게 가두어진 채 기름띠 둥둥 떠다니며
코가 킁킁 썩어가는 악취의 물이 아니었다
죽음의 강이라는 오명의 대명사를 뒤집어쓰며 버려진 강이 아니었다
발길이 없는 손님을 부르며
목이 쉰 채 뽕짝 거리던 호객행위마저 끊긴 눈물의 부두가 아니었다
애물단지 관광유람선 싸게 팝니다
고소영, 강부자 얼씨구나 몰려들이 땅 떼기하던
운하 부동산 헐값에 세 놓습니다
빛바랜 현수막들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내가 언제 생각이나 했던가 꿈이나마 꾸었던가

아니었다 나는 살고 싶다 살아 흐르고 싶다
이제 나는 범람할 것이다
무섭고 두려운 홍수로 넘칠 것이다
막힌 갑문을 부술 것이다 굴을 뚫은 산을 허물어 산사태로 덮칠 것이다
모든, 그 모든 나를 막는 콘크리트 구조물들을,
이명박표 운하를 해일처럼 잔재도 없이 파괴할 것이다

물푸레나무 푸른 물로 흐를 것이다
그리하여 내 곁에서 빼앗아간 아이들의 웃음소리 다시 찾아와
물장구치며 퐁퐁퐁 물수제비 뜨는 푸른 강물로 흐를 것이다
유년의 색동 종이배를 접어 소원을 띄우는 꿈꾸는 강이 될 것이다
먼 바다로 흐르는 생명의 강으로 살아날 것이다


   - 박남준, ≪운하 이후≫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9월 4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2년 9월 4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9/03/20120904_jang.jpg

2012년 9월 4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904/134667082756_20120904.JPG

2012년 9월 4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9/03/alba02201209032019150.jpg

 

 


한숨이 나오는 건 시간대를 가리지 않습니다.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0386 피자를 만들었는데...... 4 피자 2012/09/04 1,721
    150385 분당에 괜찮은 피부 관리실 있을까여? 1 질문요^^ 2012/09/04 661
    150384 생리대넣어 막힌 변기 어찌해야하나요? 8 묘안 2012/09/04 5,621
    150383 모처럼 속시원한 소식 하나 있네요. 10 .... 2012/09/04 3,448
    150382 BBC등 주요 해외언론, ‘독재자의 딸 박근혜’ 표현 8 ㅡㅡ 2012/09/04 2,069
    150381 빚 다갚고 새로 시작하실 때 어떠셨나요? 8 새로운시작 2012/09/04 1,842
    150380 누가 이상한건지 봐주세여... 8 RM 2012/09/04 1,826
    150379 탄력..에 이게 최고다 4 노화 2012/09/04 4,044
    150378 민주당 경선, 그리고 문재인의 운명은?/ 아이엠피터 6 저녁숲 2012/09/04 1,529
    150377 요런사람........왜 그럴까.? 2 왜이럴까? 2012/09/04 1,180
    150376 트릴로지 로즈힙 오일 써 보신분~ 2 트릴로지 2012/09/04 1,560
    150375 기차표 예매 절반의 성공..ㅠㅠ 10 추석 2012/09/04 2,345
    150374 지금 시선집중 ㅡ 손석희교수 목소리가 아닌데 3 시선집중 2012/09/04 1,804
    150373 써비스 받을때... 1 궁금 2012/09/04 1,026
    150372 13년째...고군분투중.ㅠ. 9 추석예매 2012/09/04 3,261
    150371 쇼파구입후 하자 환불관련 지혜필요 합니다. 2 지헤를 구합.. 2012/09/04 2,724
    150370 9월 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2/09/04 856
    150369 한 방에 가는구나.. 46 Si 월드 2012/09/04 26,554
    150368 뭔가 버리려다가 다시 보니 돈 뭉치가 있는 꿈 3 꿈에.. 2012/09/04 2,100
    150367 온라인으로 핸드폰 공동구매로 구매했는데요,,박스가뜯겨져서 왔는데.. 6 답변부탁드려.. 2012/09/04 1,923
    150366 참사랑의 성자' 문선명 총재, 천상의 길 가다 3 호박덩쿨 2012/09/04 1,601
    150365 어느 정도면 탑배우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17 ... 2012/09/04 3,891
    150364 르쿠르제 2 아름이 2012/09/04 1,514
    150363 (방사능)독일 -일본생선방사능검사 결과 500배크럴 이상. 녹색 2012/09/04 2,862
    150362 이틀 전 야동관련 글쓴이입니다 7 곧가을 2012/09/04 2,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