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9월 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728
작성일 : 2012-09-04 05:22:07

_:*:_:*:_:*:_:*:_:*:_:*:_:*:_:*:_:*:_:*:_:*:_:*:_:*:_:*:_:*:_:*:_:*:_:*:_:*:_:*:_:*:_:*:_:*:_

나도 흐르는 강물이고 싶다
반짝이는 모래사장과 때로 여울로 굽이치며
노래하는 강물이고 싶다
새들 날아오르고 내 몸의 실핏줄마다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 떼들의 힘찬 지느러미 소리 귀 기울이는 강물이고 싶다
강물이고 싶다 농부들의 논과 밭에 젖줄을 물리며
푸른 생명들 키워내는 어미의 강물이고 싶다

한때 나도 강이었다
이렇게 가두어진 채 기름띠 둥둥 떠다니며
코가 킁킁 썩어가는 악취의 물이 아니었다
죽음의 강이라는 오명의 대명사를 뒤집어쓰며 버려진 강이 아니었다
발길이 없는 손님을 부르며
목이 쉰 채 뽕짝 거리던 호객행위마저 끊긴 눈물의 부두가 아니었다
애물단지 관광유람선 싸게 팝니다
고소영, 강부자 얼씨구나 몰려들이 땅 떼기하던
운하 부동산 헐값에 세 놓습니다
빛바랜 현수막들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내가 언제 생각이나 했던가 꿈이나마 꾸었던가

아니었다 나는 살고 싶다 살아 흐르고 싶다
이제 나는 범람할 것이다
무섭고 두려운 홍수로 넘칠 것이다
막힌 갑문을 부술 것이다 굴을 뚫은 산을 허물어 산사태로 덮칠 것이다
모든, 그 모든 나를 막는 콘크리트 구조물들을,
이명박표 운하를 해일처럼 잔재도 없이 파괴할 것이다

물푸레나무 푸른 물로 흐를 것이다
그리하여 내 곁에서 빼앗아간 아이들의 웃음소리 다시 찾아와
물장구치며 퐁퐁퐁 물수제비 뜨는 푸른 강물로 흐를 것이다
유년의 색동 종이배를 접어 소원을 띄우는 꿈꾸는 강이 될 것이다
먼 바다로 흐르는 생명의 강으로 살아날 것이다


   - 박남준, ≪운하 이후≫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9월 4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2년 9월 4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9/03/20120904_jang.jpg

2012년 9월 4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904/134667082756_20120904.JPG

2012년 9월 4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9/03/alba02201209032019150.jpg

 

 


한숨이 나오는 건 시간대를 가리지 않습니다.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0518 다음 김기덕 감독 문재인 공개지지 기사에 1 알바투입 2012/09/10 2,129
    150517 남편의 주사가 너무 심해요...이혼해야 할까요? 23 걱정녀 2012/09/10 9,281
    150516 (방사능)mbc뉴스데스크-현장M출동] 생활방사능, 어디로?‥대책.. 녹색 2012/09/10 1,116
    150515 핸드폰 기본 요금이나 좀 없으졌으면.. .. 2012/09/10 645
    150514 일본산 그릇............................... 2 레몬레몬 2012/09/10 2,196
    150513 명절 우리집에서 하자던 친정엄마 8 dd 2012/09/10 3,500
    150512 인중이 길어지는 성형수술이요 5 질문 2012/09/10 3,906
    150511 허리 삐끗해서 ... 파워워킹하다.. 2012/09/10 616
    150510 토플점수를 텝스로 환산할수 있나요 3 영어 2012/09/10 2,030
    150509 동대문 제평 잘다니시는 분들께 질문요~~ 후쓰맘 2012/09/10 1,456
    150508 '규' 와 '준' 의 영어 표기법 알려 주세요 6 여권 2012/09/10 5,381
    150507 텀블러랑 보온병이랑 뭐가 다른거에요? 13 YJS 2012/09/10 9,993
    150506 몸에 좋으면서 살찌는 음식이 뭐가 있나요? 17 궁금이 2012/09/10 5,823
    150505 제주공항면세점에 이 화장품 있을까요? 1 볼터치 2012/09/10 1,483
    150504 그림 개인전에 갈때는 뭘 사가야할까요? 6 궁금 2012/09/10 1,463
    150503 갤s3 신규 나온 곳은 없나요? ㅠㅠㅠㅠㅠ 2 엉엉 2012/09/10 1,310
    150502 오븐 작동도중에 열어봐도 되나요? 7 버터 2012/09/10 1,418
    150501 그냥 며느리는 어떤 존재일까요? 9 ... 2012/09/10 1,996
    150500 티아라 텐미닛... 헐.. 정말 이러기도 힘들더라구요!!! 10 랄랄라 2012/09/10 5,319
    150499 오늘kbs9시뉴스 기상캐스터원피스 알려주세요 2012/09/10 2,626
    150498 가까운 친척 사이에도 부조를 하는지요? 15 궁금 2012/09/10 6,334
    150497 카톡으로 받은 글ㅜㅜ 9 기가차서 2012/09/10 2,428
    150496 영화 스포 알고가도 나름대로 재밌든데..ㅎㅎㅎ 14 저는 2012/09/10 1,429
    150495 아까 샌프란시스코 숙소 문의 드렸었는데요. 4 딸땜에 말라.. 2012/09/10 1,194
    150494 친한 오빠? 철학하시는분께 물어봤어요 2 대선 2012/09/10 2,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