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의도하지도 않은, 예상하지도 못한 말실수..

초고속광년이 조회수 : 2,043
작성일 : 2012-08-08 11:54:49

벌써 13년 전 일이네요...

대학 4학년때.. 과에서 졸업여행을 제주도로 갔어요.

25명 남짓이었던거 같은데.. 원래 한학년에 120명 정원에.. 많이 참여한건 아니었지만 대학생활 성격상,

항상 참여하는 사람들만 참여하기 때문에 졸업여행 간 사람들은 남녀 선후배 나이차이를 막론하고 서로 고만고만하게  친한 사이들이었더랬지요..  그래서 분위기 무척 화기애애했어요..

그리고 교수님이 한분 계셨어요... 당시 학과장님이셨는데  젊지만 학계에선 나름 말빨서는(?) 학자이시기도 했고,

저희학교 출신이 아니심에도 제자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 분이셨어요.. 자상하시기도 하시고..

하지만 학생 입장에선 교수님.. 아무래도 어렵고 모셔야 하는 존재임엔 확실하죠..^^;;

암튼 사건의 발단은  빡세게 제주 대표관광지를 도는 와중에.. 어디명소에 들릴 때마다 계속해서 단체사진을 찍게 되잖아요..  성산일출봉인가...

제가 전체샷을 찍을 때였어요... 교수님이  한 1m 정도 거리를 두고 서계시는 거에요.. 카메라를 보고 계시긴 했는데 마치

'같이 찍을까 말까' 하는 그런 갈등을 하고 계신듯...

그래서 제가 카메라에서 얼굴을 떼고 외쳤지요..

"교수니임~!! 붙으세요~!!!!"

그랬더니  교수님 순간 머쓱한 표정 지으시며 딴데로 발길을 돌리시고 자세잡고 있던 동기선배후배들 입을모아 "얼~"

이러는거에요..

뭐지? 싶긴 했지만 일단 찍던거 마저찍고 얼른 합류를 하니 다들 그러는거에요..

야~ 왜그랬어, 간도크다, 교수님더러 왜 비키라고 했냐고...

저는 "붙으세요" 한건데 사탕을 먹다 그랬는지 껌씹다 그랬는지  암튼 다른사람 귀엔 "비키세요" 로 들렸던 거에요..

"아니야~~ 난 붙으세요!! 한거야" 하고 항변해봤지만 민망하신 교수님 어디론가 멀리멀리 가버리시고..

교수님 쫓아가서 해명할 타이밍도 잡지 못하고..ㅠㅠ

암튼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그넘의 "붙으세요" 소리가 어디서라도 들릴라치면 전 어김없이 저 민망했던 상황이 떠오릅니다..

좀전에도 6살 3살 아들둘이 함께 놀면서 "기차놀이 할사람 여기여기 붙으세요~~" 하는데..

전 왜 그소리가 그케 듣기 싫은걸까요..ㅠㅠ 트라우마가 되었나봐요...

그래도 그 교수님께서 저 졸업하고 취업할 때 영문추천서도 써주시고.. 졸업후엔 딱 한번인가밖에 못 찾아뵈었는데..

10년도 넘은듯.. 앞으로도 뻘쭘하기도 하고 애둘낳고 퍼진 아줌마 모습 보여드리기가 민망해서.. 일부러 찾아뵙기는 힘들거 같아요... 이래서 여제자 길러봤자 소용없는건가요^^;;  문득 뵙고싶네요...^^

(결론은 안드로메다로~)

 

 

IP : 220.118.xxx.2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ㅎ
    '12.8.8 12:13 PM (125.187.xxx.175)

    어쩜 좋아....
    그렇게 들렸을 수도 있겠네요.
    라디오 사연에 한 번 보내보세요. 컬투쇼 같은데.

  • 2. 아줌마
    '12.8.8 12:15 PM (58.227.xxx.188)

    ㅎㅎ 재미있네요.
    메일이라도 한장 띄우시죠~ㅎㅎ

  • 3. ......
    '12.8.8 12:19 PM (123.199.xxx.86)

    그 뒤로 오해 풀어 드렸나요?..ㅎㅎㅎㅎ

  • 4. 우째요...
    '12.8.8 12:43 PM (1.225.xxx.229)

    전 요즘 나이가 들어가면서 머리와 입이 따로 놀아요....
    그래서 가끔 저도 민망할때가 있는데...

    그리고 싸이의 새 노래... 오빤 강남스타일~~~
    이소리가 외국인들한테 다른 소리로 들린다고도 하잖아요...

  • 5. 어쩜
    '12.8.8 12:45 PM (14.63.xxx.183)

    교수는 더 심하게 난처한 경험도 해서, 님의 실수는 기억하지도 못할 겁니다.
    그만 잊어버리세요.

  • 6. 원글녀
    '12.8.8 6:41 PM (220.118.xxx.27)

    글 써놓고도 무지 뻘쭘했어요..한소심이거든요 ^^
    뭐 자랑이라고..지울까 하고 들어와봤더니 잔잔하게 공감해주신분들 감사드려요~~
    교수님께는..제대로 해명을 못해드린게....분위기상 한번 타이밍 놓쳐 그뒤론 말꺼내기조차 민망해서 말을 꺼내지도 못했던거 같아요..
    살면서...참 본의아니게 남에게 이런 상처를 주는 일이 어쩔수없이 생기곤 하는데..이런 좋지도 않은 기억이 왜케 잊을만 하면 떠오르는지...저도 그만 잊고싶어요 흑흑 그래서 글도 올려본거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2720 로네펠트 홍차 즐기는 분 계세요? 5 2012/08/16 1,634
142719 충치치료하는데 비용이 얼마나 드나요? 1 충치치료 2012/08/16 1,250
142718 은행 CD기 에서 도둑으로 누명을 썼대요.. 6 억울.. 2012/08/16 3,831
142717 '세상에 이런일이' 보셨나요? 16 울보 2012/08/16 11,051
142716 각시탈 불쌍해요ㅠㅠ 8 M 2012/08/16 3,655
142715 어성초라는거 아시는분계시나요? 4 화이트스카이.. 2012/08/16 2,225
142714 서산 30대 성폭행 사건 1 묻혀서는 안.. 2012/08/16 3,018
142713 헬스기구 '로베라'와 '원더코어' 어느게 나을까요? 3 어리수리 2012/08/16 9,521
142712 MB 독도방문, 띄우기 바쁜 신문은? 아마미마인 2012/08/16 805
142711 '장준하 마케팅' 앞장선 정세균은 누구? 8 돋네 2012/08/16 1,620
142710 대명비발디소노펠리체동요. 2 대명 2012/08/16 1,798
142709 mb가 갑자기 일본에 3 화이트스카이.. 2012/08/16 1,302
142708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16 어렵다 2012/08/16 5,893
142707 아침형 아내의 손해보는(?) 삶.. 5 아침형 인간.. 2012/08/16 3,317
142706 법적으로 보장되어진 휴가조차 맘대로 못쓰는 현실.... 1 ........ 2012/08/16 992
142705 예전에 긴머리 영어과외샘 올린 학부모에요 2 ... 2012/08/16 2,499
142704 남의 가정 파탄내고 싶으신 분들 여기 상주하나 보네요 5 쯧쯧 2012/08/16 3,375
142703 한 학교 선생님과 제자의 문자내용이 어의가 없네요,,, 6 수민맘1 2012/08/16 4,652
142702 인터넷에서 글자를 약간 진하게 하고 싶어요 1 인터넷초보 2012/08/16 6,129
142701 방금 마파두부 만들었는데..넘 맛있어요 ㅋㅋ 7 2012/08/16 3,431
142700 공무원시험준비 1 화이트스카이.. 2012/08/16 1,267
142699 청와대 “일본은 가장 중요한 이웃” 무마 나서 7 .... 2012/08/16 1,210
142698 두개의 문 광주에서도 상영합니다. 두개의 문 2012/08/16 623
142697 교사, 공무원은....퇴직금 없는 대신 연금을 받는건가요????.. 17 질문 2012/08/16 33,246
142696 공감하시는 분 많을 것 같아서...겸이맘 만화에요. 3 밥상모독 2012/08/16 1,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