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잔뜩 욕 얻어먹은 하루, 우울해지네요.

... 조회수 : 3,662
작성일 : 2012-07-04 00:32:24

저는 전세로 살고 있는 세입자에요..

작년 여름이 끝나갈 무렵, 보일러 배관에 문제가 생겨서 누수 공사를 하게 되었어요.

부엌, 거실, 안방 바닥을 모두 뜯어내야하는 큰 공사였죠.

아기는 친정으로 피신시키고, 한 일주일을 계속 바닥을 뚫어대서 먼지도 엄청났고

정말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어요.

 

그 때 보일러 공사 비용은 작업하시는 분과 집 주인을 직접 연결시켜서 해결하도록 했어요.

그런데, 저희도 부수적 비용이 꽤 많이 들어갔어요.

에어컨 재설치 비용, 인부들 식대, 간식값, 기타 등등...

 

그런데 다른건 제외하고, 에어컨 재설치 비용까지 집주인에게 청구를 하게 되었어요.

저는 망설이다 청구하지 말자고 했는데,

남편이 이건 자기네 재산에 하자가 발생해서 우리가 살면서 그걸 수리해주는거니,

제반 비용을 모두 주인이 부담해야한다고...

 

에어컨 재설치 비용이 십만원이었는데,

주인집에선 그건 못주겠다고 하고, 저희 남편은 받아야겠다고 하고...

그 때 주인 아저씨가 암 투병 중이셔서 주인 아주머니도 무척 경황이 없으셨을텐데...

저희 남편은 거기다 대고 주인 아주머니께 언성을 높였던 것 같아요.

직접 와보시라고, 우리가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아기는 집에 오지도 못하고 있고,

나는 xx대 나온 사람인데, 쭈그리고 앉아서 시멘트 긁어대고 있어야하겠냐고..

 

저는 정말 그 말 주인 아주머니께 전해듣고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어요..

아무리 전세라고 해도 자기 사는 집에 문제 생겨서 자기가 처리하는데 시멘트를 긁던 껌을 떼던

xx대 얘기가 왜 나오나요. -_-;;;

아무리 자기가 옳다고 생각해도 그렇지, 연세있으시고, 주인집이고, 상황도 상황이었는데,

10만원 받자고 꼭 그렇게까지 해야하냐고 남편하고 엄청 싸우기도 했어요.

결국 나중에 '조금' 무례했다고 사과는 하더라만.. 10만원 더 받아내더라고요...

 

그게 작년 늦여름 이야기인데...

오늘 또 일이 터졌어요. 너무 더워 처음으로 에어컨을 트는데 냉기가 하나도 없네요.

매립형 배관 어딘가가 터져서 배관을 다 빼내고 재설치해야된대요. -_-

그런데 이게 매립형이라 또 바닥을 뜯어야한다고...

바닥 안뜯으려면 관을 바깥으로 빼내서 확장한 베란다 쪽으로 구멍을 하나 더 뚫어야한다네요.

그건 저희 임의로 할 수는 없는거잖아요..

 

환기가 거의 안되는 구조라 올 여름을 날 자신이 없어서

오늘 주인집에 1년만에 연락을 했어요. 혹시 배관을 빼내야해서 그러는데, 베란다 쪽에 구멍 하나 더 뚫어도 되겠냐고요.

주인 아주머니한테 한 30분 욕만 잔뜩 얻어먹었네요.

우리집 평안했는데, 너네 전세로 들어오고나서부터 무슨 말도 많고 탈도 이리 많냐고.

작년에 나한테 어떻게 했는데, 그 난리를 쳐놓고 또 무슨 공사를 하겠다는거냐고.

이야기 들어보지도 않고, 구멍은 무슨 구멍, 난 모르니까 알아서들 하라고

작년 얘기만 30분 속사포처럼 하고 그냥 뚝 끊어버리셨어요.

 

30분 내내 죄송했다고 사과하고도 전화가 뚝 끊기자 너무 모욕적이고 속상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자초지종을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는 아주머니가 야속하면서도, 그렇게 화를 내시는 입장이 너무도 이해가 되는겁니다..

주인집 아주머니한테보다 남편에게 더 화가 났어요.

남편은 아직도 그 아주머니가 경우없었던 거라면서 우깁니다...

 

그냥.. 내용없는 글이네요.

하루종일 덥고 힘들고...

남편의 태도와 생각이 너무 부끄럽고...

저 사람의 태도나 비뚤어진 생각 등은 앞으로 바뀌기 어려울텐데..

싶으니 더 덥고...

아기가 지금도 땀띠로 온몸이 벌건데, 에어컨 없이 여름을 어찌나나 싶기도 하고...

이게 집 없는 설움인가 싶기도 하고요.

 

놀아달라고 칭얼대는 아기에게 소리만 버럭버럭지르고..

눈치보다 칭얼대다 잠든 아기는 안쓰럽구요..

 

위로받고 싶고, 우울한 밤이네요..

 

 

 

 

IP : 220.72.xxx.86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sss
    '12.7.4 12:37 AM (211.246.xxx.1)

    남편은 걍 서울대 나온 그만큼 이시간에 중요한 직장일이 있는 내가, 이런데 신경쓰고 있어야겠냐고 나도 이렇게 돼서 시간적 물리적으로 손해가 막심하다는 얘기 아니었을까요

  • 2. 힘드시겠다...
    '12.7.4 12:39 AM (118.32.xxx.169)

    나 xx대 나온 사람인데..이런말을 뭐하러..;;;
    한마디가 너무나 많은걸 시사하네요...
    역시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맘고생을 안하는것 같아요...
    갑갑하네요...ㅠㅠ

  • 3. ////
    '12.7.4 12:41 AM (211.197.xxx.118)

    남편분이 작년에 좀 양보 하셨으면 아마 주인분도 이번에 좀 덜 화를 냈을건데 싶네요 원글님이 괜히 욕 먹고 속상하시겠어요 위로해 드릴게요

  • 4. 근데...
    '12.7.4 12:41 AM (27.115.xxx.223)

    진심 힘들어보여요..
    근데 죄송하지만..
    올여름 에어컨은 살짝 포기하심이 어떨까요..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서로간에....
    에어컨 전기료비싸고..건강에도 안좋구요..

  • 5. ...
    '12.7.4 12:42 AM (222.101.xxx.126)

    남편부처럼 똘똘하게 사는것도 좋지만. 그냥 절충하며사는게 길게보면 더 나은것 같아요 . 오늘 많이 힘드셨겠네요 . 주인아주머니 목소리가 제귀에 울리는것 같네요 , 힘내세요^^

  • 6. 저도요
    '12.7.4 12:48 AM (211.246.xxx.197)

    엑스포 자봉하는데 정말 세상 태어나 처음 들어보는 욕 바가지로 먹었네요 오늘... 자봉하는 우리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그 아저씨는 그리 욕을 해댄건지... 특정 지역 사투리가 너무 심해 몇마디는 제대로 못 알아먹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서로 위로했어요. 맥빠져서 잠도 안와요ㅠㅠ 님도 속상하시겠어요

  • 7. 그러니까
    '12.7.4 1:17 AM (122.37.xxx.113)

    한순간 내 승질대로 내 잇속 챙겨 다 해대는 게 절대 좋은 게 아니라니까요.. 다 돌아와요 진짜.
    작년에 남편분 XX대 나온 분 답게 돈 10만원 손해보지 않고 바득바득 받아낸 게
    올여름 이제 식구들 더위에 헉헉대며 불행하게 보내거나, 아님 전쟁 한 판 제대로 치르게 만들지 않습니까.
    에혀. 너무 똑똑한 사람보다는 남자고 여자고 좀 여유있고 편안한 성격이 좋은 거 같아요.
    원글님 이래저래 가운데에서 옆구리 터지신 거 넘 안됐네요. 에혀...
    주인아주머니도 야박하다 싶으면서도 저도 이해가.. ㅠㅠㅠㅠㅠ

  • 8. ///
    '12.7.4 1:49 AM (125.185.xxx.153)

    그냥 아기가 불쌍하네요...어른이야 그냥 선풍기 틀고 냉수샤워 한 번 하고 자면 돼는데......ㅠ
    기저귀 차고 있는 아기 키우면서 뭐 아직은 여긴 별로 덥지 않은 지역이라 에어컨은 안틀지만
    여름 힘든거 이해가요.
    아기만 아니면 그냥 죽은듯이 올 여름 저같아도 그냥 보내겠지만
    님이 아주머니께 그때 죄송했다고 말씀드리면서
    제가 그런 남편과 살면서 부끄러울때도 있습니다...정도로 말씀드리고
    공사는 저희가 알아서 잘 피해 안가게 할테니 한 번만 더 양해해주시면 안되겠는가
    아기때문에 여름나는게 걱정이라서 그렇습니다....
    뭐 말씀이라도 한 번 드려보세요
    아님 밖에서 과일이라도 사들고 한 번 만나뵙든지.....
    사실 집주인분도 에어컨은 언제 고쳐도 고쳐야 할 문제지만
    지금 괘씸죄? 로 걸려있는 것 같거든요...
    잘 해결됐음 좋겠고
    남편분은 참-_- 어휴 저도 손발이 오글오글....
    솔직히 정말 못됀 심보 주인같으면 그렇게 잘난 --대 나온 양반이면 왜 내 전셋집 사냐고
    방 빼고 니네집 사서 나가라고 소리 나올지도;;;;
    담엔 그러지 말라고 하세요; 전세사는게 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학 유세할 타이밍은 아닌데;;;
    아무튼 잘 됐음 좋겠네요.

  • 9. 힘드시죠?
    '12.7.4 2:20 AM (118.38.xxx.44)

    제가 다 속상하네요.

    아가데리고 주인집에 수박이라도 한덩이 사들고 찾아가세요.
    가서 그런 남편이랑 사는 하소연 좀 하시고요.
    미안하다고 싹싹하게 이야기하시고
    아기봐서라도 한번만 어른께서 양해해주십사 해 보세요.

    숙이고 들어가면
    나이드신 분들이니 애기 봐서라도 좋게 해줄 가능성이 높아요.
    찾아가서 한번더 이야기 해 보세요.

  • 10.
    '12.7.4 7:14 AM (58.76.xxx.224)

    남편 분이 처세에도 능하지 못하고, 융통성도 없는 스타일인가 보네요.

    보통 저런 일에 남편들을 앞세우는 이유가 남자들이 흥분 안 하면서 이성적으로 조목조목 잘 따져서 합리적 결론을 도출해 내기 때문이잖아요.
    당연히 개인차는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남자들이 협상을 잘 하더군요.

    정말 말이 아가 다르고, 어가 다른데 집주인에게 미운 털이 단단히 박힌 듯 싶어요.
    집주인한테 잘 보일 것까진 없겠지만, 재계약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괜히 사이 틀어질 일 만들지 않는 게 현명한 거지요.
    이년은 금방 돌아오니, 이삿짐 들고 이리저리 이사 다니면 나만 손해인데, 약게 굴어야죠.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도 님이 나서는 수밖에 없겠네요.
    님이 숙이고 들어가면, 집주인도 오늘 한 게 있으니 그렇게 심하게는 못할 거니까요.
    섣불리 남편 앞세웠다가는 일 그르치겠어요.

    남편이 작년에 판 틀어놓은 거 님이 대신 안 좋은 소리 들었다 생각하고, 잊어버리세요.
    기운내시고요.

  • 11. 블루마운틴
    '12.7.4 8:51 AM (218.153.xxx.90)

    우울한 심정을 어찌나 글로 잘 표현하셨는지 위로해 드리고 싶네요.
    저도 몇년전까지는 남편분 처럼 정확한 계산법을 좋아했어요.
    살다보니 내가 억울하지만 참아야하는 경우도있고 손해보는거 아는데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그거 다 역지사지의 상황이 돼서 내게 돌아오더라구요.
    남편분도 앞으로 살면서 느끼실거예요.
    주인아주머니도 너무 심하게 말한거 나중에 후회하실수도 있구요.
    올여름은 쿨매트하나 사시고 선풍기랑 얼린수건 같으걸로 보내시는건 어떨까요?
    전 에어컨 거의 사용 안하고 매년 여름 나거든요.

  • 12. 그런데
    '12.7.4 9:30 AM (59.7.xxx.28)

    집주인분도 너무 하셨네요..
    경황없으신 중이었지만 에어컨 재설치비용 요구한건 당연한거에요
    말하는 중에 실수한건 인정하지만 일주일동안 집공사한다고 생각해봐요 세입자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거기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네들어오고 난다음에 말도많고 탈도많고.. 그게 뭔가요
    나이많으신 분이면 너네 어쩌고 얘기해도 되는건가요
    원글님 정말 너무 속상하시겠어요

  • 13. ...
    '12.7.4 10:18 AM (210.121.xxx.182)

    남편분이 많이 화날일이고.. 집주인이 다 해줘야 할 문제 같은데요??
    주인아줌마 정말 웃기네요..
    그 집 만기다되면 나오세요..

  • 14. 새옹지마
    '12.7.4 10:52 AM (211.41.xxx.106)

    성질 풀이하면서 자기 원하는 걸 얻어내지도 못하는 사람, 자분자분하면서 원하는 걸 얻어내는 사람... 참 비교되지요. 저도 전자 비슷한 사람 자알 아주 자알 알고 있어서 님 심정 이해가 가요.
    그 때 10만원 받은 게 결코 득이 아니듯이 지금 욕 듣고 모욕감 느끼는 것도 반드시 나쁜 끝만은 아닐 거에요.
    그나저나 아가가 고생이네요. 저희도 거의 애 때문에 에어컨 틀거든요.
    계속 낯 붉히는 것보다 차라리 이사를 일찍 가거나 그럴 상황이 안 되면 제습기나 냉풍기라도 임시로 장만하시는 건 어떨지. 그것도 꽤 효과 있다는 사람들 많더군요.

  • 15. 엥..
    '12.7.4 12:05 PM (211.114.xxx.233)

    남편이 세련되지 못하게 일처리를 해서 그렇지, 에어컨 설치 비용 및 인부들 식대 간식값 다 집주인이 부담하는 거에요. 식대 부담을 왜 하셨는지?
    휴,,,그런데 여기서 또 언성 높이면서 집주인과 상대하기 싫으시니까 윗님 말씀대로 급한대로 제습기 등을 이용해보세요.
    이건 남편이 방법이 세련되지 못해서 그렇지 당연히 받아야 되는 돈이었어요.
    주인 아줌마가 몰라서 그러는 거에요. 이럴 때는 법이 이렇다 원칙이 이렇다 하면서 사실만 딱 얘기하면 되는 것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6228 지금 그래도 당신에 나오는 동네 어딘가요? 어디 2012/07/10 709
126227 친구에게 보답하기. 착한이들 2012/07/10 948
126226 월급의사 월급이 많네요..ㅎㅎ 54 ㅇㅇ 2012/07/10 31,835
126225 책 추천 부탁드려요. 7 원글이 2012/07/10 1,420
126224 딸에게 재산을 잘안주는 이유는 3 사위 2012/07/10 2,485
126223 지마켓에 쿠폰적용을 못했어요 ㅠㅠ 이런... 2012/07/10 1,104
126222 부모님 해외 여행지 추천 부탁드려요 13 환갑 2012/07/10 2,879
126221 홈쇼핑에서 파는 회전걸래 11 해라쥬 2012/07/10 2,091
126220 주말에 제주도 비오면 갈만한 곳 추천 부탁드려요^^ 6 제주사랑 2012/07/10 4,009
126219 다락방있는 탑층과 중간층..차이금액이 얼마가 적당할까요? 4 부동산잘아시.. 2012/07/10 1,816
126218 라텍스 매트는 어디서 사야하나요? 4 소쿠리 2012/07/10 1,741
126217 초등 때부터 영어, 수학 학원 안 보내고 외고나 과고 보낼수 있.. 1 ***** 2012/07/10 2,130
126216 국내에 있는 국제학교 보내시는 분... 1 국제학교 2012/07/10 2,210
126215 부자들은 딸에게도 재산 많이 줍니다 8 부자 2012/07/10 3,976
126214 친구 형제간 빈부격차 너무 나니 그것도 좀 그렇네요 8 차이 2012/07/10 5,060
126213 굴비 1 ... 2012/07/10 945
126212 알감자요리 사과꽃향기 2012/07/10 920
126211 초6, 영어공부를 위해 전자수첩 사주면 좋을까요? ***** 2012/07/10 1,255
126210 장마철 신발. 1 착한이들 2012/07/10 1,227
126209 이어폰 싼 거 어디서 살 수 있은까요 .. 2012/07/10 850
126208 불만사항 은행 2012/07/10 821
126207 혼수준비중인데 추천제품 부탁드려요~ 13 곧결혼 2012/07/10 2,054
126206 오늘 아침방송에서 허진씨 3 장마 2012/07/10 4,738
126205 요즘 아이들 1 나야나.. 2012/07/10 856
126204 mbc 노조 결국 백기 드네요 7 백기 2012/07/10 3,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