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같은 분 계신지 갑자기 정말 궁금해집니다

cocorico 조회수 : 1,351
작성일 : 2012-05-18 21:23:24

중학교 다닐 무렵에 그런 생각이 아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아주 유명한 그림도 아니고 영어책이나 국어책에 조그맣게 삽화가 그려져 있으면

그 그림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어요.

그냥 그런 기분이 들었던 게 아니라 아주 간절히, 수업시간에 그 그림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들어가고 싶다. 들어가고 싶다... 주문이라도 외우듯이요.

그 그림 안으로 내가 들어가면 그 그림의 한 구석에 내가 새롭게 그려져 있는 재미있는 상상.

그런 상상을 참 자주 했어요.

친구도 많았고 외로왔던 기억도 없는데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요?

공부가 하기 싫었을까요?

그림은 그냥 만화처럼 색깔도 없고 배경도 없는,

이름 없는 삽화가가 대충 그린 교과서 그림일수록

더 들어가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 안에는 그림의 사람들이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을 것 같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좀 정신병자같은 생각이 아니었나 싶네요.

이런 생각 해보신 분 없으신가요?

 

그리고  오늘은 저녁에 잠깐 나가 장을 봐서 집으로 오는데...

참, 저희 집은 강북에 골목이 많은 주택가예요.

큰 집이랑 아주 작은 집들이 혼재된, 평범하고 오래된 동네죠.

저녁무렵이라 어둑어둑해지는 골목 여기저기에 푸근하고 다정해 보이는 불빛들이

새어나오는데 아주 작은 골목이 하나 눈에 띄는 거예요.

매일 지나다니는 골목인데, 커봤자 한 15평 내외의 작은 집들이 6-7집 정도 모여있는 작은 골목.

그 골목은 너무 작은데다가 옆으로 구부러져서 끝이 보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너무 갑자기 그 골목으로 들어가고 싶은 거예요.

그 골목으로 들어가면 골목 어디선가 제가 흡수돼 버릴 것 같은 생각.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 그러면 참 마음이 편해지겠다 그런 마음.

아주 잠깐이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기분 나쁘거나 슬픈 상상은 아니고 마치 커피 한 잔을 마시려고 할 때 처럼

약간 설레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한... 그런 생각.

 

제가 외로운 걸까요?

왜 이런 생각이 드는 걸까요?

아님, 님들도 가끔 이런 생각 하시나요?

궁금해지는 저녁이네요.

 

IP : 203.229.xxx.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2.5.18 9:28 PM (119.64.xxx.179)

    전어릴적 초등학교 3,4학년쯤인가 .. 아이가누워있고 엄마가 일하러나가시는 장면이있거든요
    그때부터 교과서책이나 그림같은것보면 끝없이 상상의나래를펴고 들어가고싶단생각을했어요
    지금은 이상하게 다른사람들과얘기는하는데.....혼자서 공상을 잘해요.....
    제가생각해도 제자신이 조금이상한데요......
    저같은분이계신다니 좋은데요.... 원글님이 저처럼이상하단말은아닙니다 .......

  • 2. 하하
    '12.5.18 10:09 PM (218.159.xxx.194)

    좀 몽상가 기질이 있으시네요.
    저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길 가다 작은 사잇길 같은 거 보면 꼭 그 길 따라 가보고 싶은 마음이 항상 생겨요.
    대체로 못가보지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7902 가사도우미 처음하려면 꼭 업체에 등록해야하나요?? 2 가사도우미 2012/06/08 1,310
117901 대북지원 사업에 대한 개념부터 챙기고 까라. 1 참맛 2012/06/08 864
117900 이거 보는데 그런데 너무 답답해요...아흑... 사랑아 사랑.. 2012/06/08 812
117899 이성 만나기, 결혼하기 아주 어렵다는 분들... 6 주제와 분수.. 2012/06/08 2,134
117898 프라이머, 자차 어떤거 먼저 바르세요? 5 화장 2012/06/08 1,739
117897 집안에 냄새 빼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5시간동안 가스불 못 .. 5 훈제.. 2012/06/08 5,124
117896 결혼을 반대했던 예비올케 이야기입니다(2) 19 .... 2012/06/08 10,727
117895 어제 유령 보신분 질문이요 ^^; 2 phanto.. 2012/06/08 1,953
117894 드디어 계란국 성공 ;; 6 2012/06/08 2,312
117893 좋은 첼로연주곡 추천부탁드립니다 13 첼로 2012/06/08 2,448
117892 과천 사시는 분들 영화관 어디 가세요? 6 영화관 2012/06/08 3,214
117891 오이지 완전망쳤어요. 7 엉엉 2012/06/08 3,411
117890 다들 재테크는 어떻게 하시나요? 12 .. 2012/06/08 4,521
117889 6월 8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2012/06/08 791
117888 꼽사리다 사교육편 잼있게 들었어요 2 콩나물 2012/06/08 1,348
117887 일본제품 쓰지 맙시다 3 좋은아침 2012/06/08 1,275
117886 H 마트 본사 아시는 분 1 H 마트 2012/06/08 1,029
117885 초6 아들이 어제 친구에게서 1만원을 받아왔어요. 생일은 4월.. 2 생일선물 2012/06/08 1,422
117884 태장 고등학교 와 주변에 대해서 아시는분 2 수원 2012/06/08 939
117883 대형마트 휴업하고 어떠세요 35 불경기 2012/06/08 3,570
117882 여자 맞춤정장 잘하는곳 알려주세요 광고아님 2012/06/08 1,818
117881 시댁에 일주일에 한번전화 하면 적은가요? 12 시댁에서 2012/06/08 4,510
117880 이불사야는대요 1 인견 2012/06/08 1,360
117879 정기예금 일확천금 2012/06/08 1,162
117878 일본 나고야 사시는 회원님 계신가요?? 1 일본 2012/06/08 1,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