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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번화가 걷다 확 자빠졌던 추억..

정말 미겠어요~ㅜㅜ 조회수 : 2,059
작성일 : 2012-03-07 08:58:09

올해 44살입니다.

나이 20때대 하이힐이 유행은 아니였지만 큰키에 꼭 10센티 짜리 신고 다녔었어요.

신촌이면 엄청난 인파가 있는 곳인데

하루는 동생이랑 초저녁때 약속이 있어 짧은 반바지에(여름이였음)맨발에 힐신고 껌정 정수리들이 물결처럼 이는 길이 답답해서(제가 170인데 세상에 힐을 신으니까 왠만한 사람들 정수리가 보입니다 ㅡㅡ)하늘을 잠시 바라보았어요.

그냥 어둑해지는 하늘이 쓸쓸해보이기도 하고.

제 마음도 쓸쓸했...(얼마전 남친이랑 헤어진 ㅋㅋㅋ)

저랑 같이 다니던 키가 작은 동생의 싯점에서..

"언니 이따가 누구누구 나온다고 했지?"

"언니??응?"

"....."

제가 없더랍니다.

키큰 장대 같은 제가 순식간에 살아져 옆에서 살아저서 보니까...

길바닥에 제가 제 발에 걸려 넘어져 그 많은 사람들 사이에 엎어져 넘어져 있었죠 ㅡㅜ

전 일어나지 못하고 등과 어깨를 들썩 거렸습니다.

사람들은 입을 틀어막고 킁킁 풋풋하면서 이상한 소리를 내며 지나가네요.

젠장.

계속 못일어납니다.

쪽팔리고 낯짝 팔려서 어쩔줄 모르는 와중에 제가 우는 줄 알고 동생이 후다닥 뒤돌아 저를 부축 합니다.

"나 일으키지마 큭큭.."

동생은 놀랍니다,.

사태가 심각한줄 알고 ..(울음을 너무 참고 ,쪽팔림이 극에 달했다고 생각한거죠)

사실..제가 웃고 있었던 것입니다 ㅡㅡ;;

저도  너무 힘없이 무너지듯 갑자기 주저 앉아 넘어진 것이 왜그렇게 웃기고 어이가 없는지.

웃느라 것도 소리내지 못하고 웃느라(본인이 넘어져 놓고 웃느라 넋놓고 있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더 이상하게 보일까봐)

큭큭 끆끆 거리고 있는거였거든요..

결국 등을 구부리고 얼굴을 들지 못하고 그녀에게 부축받아 구석에서 허리를 펴고 10분동안 배가 아플 정도로 웃었던 기억이 나요.

그뒤로 부터는 이상하게 아프지도 않았던 발목이 이유 없이 푹..꺽이면 전 늘 비슷한 자세로 갑자기 자빠지곤 했어요

아무래도 발목이 약해져 있나 보다 합니다만..

힐을 안신던 결혼 이후부터 그 일들이 대폭 줄어들었고.

넘어지는건 얼음판위의 부주의 정도로 한두번..

근데 어제밤에 딸아이와 한방에서 자려고(딸방이 제일 따뜻해서 겨울에는 4식구가 다 모여서 자요)이불을 펴고 있었고.

딸은 다른 이불위에 누워 있었는데 딸아이의 다리를 못보고 삐끗 밟다 말고 처녀때처럼 중심도 못잡고 어이 없이 넘어지면서 생쑈를 했어요..

딸위로 안넘어지려고 결국 침대 모서리에 제 팔뚝을 찧고 말았어요.

어찌나 아픈지 ㅠㅠ

넘어지는 순간 그시간이 꽤 길었고..

머리쪽으로 다칠것이냐.

딸아이 위로 눈딱 감고 엎어질것이냐(이건 말이 안되고..대신 제가 다치치 않겠지만)

무리하더라도 옆으로 몸을 틀어 각도를 조절하고 넘어질 것이냐의 고민을 여태껏 인생살이중 가장 심각하고 심도 있는 고민

을 하면서 넘어졌습니다..

아 지금도 자판을 치려면 그부분이 닿고 쓸려서 너무 앞아서..까지기도 했거든요..

참 장황하게 별일도 아닌데 이 글쓰고 앉아 있네요.

나이가 좀 있다보니 거창하게 넘어지면 뼈 걱정 부터 해야 하는 현실이 조금은 슬프구만요^^;;;;

IP : 112.152.xxx.2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별일 아닌데
    '12.3.7 9:03 AM (210.206.xxx.14)

    너무 웃겨요.ㅋㅋㅋ

  • 2. 아~
    '12.3.7 9:04 AM (112.151.xxx.112)

    원글님하~
    오늘 저를 행복하게 해주셨어요 ...
    진짜 웃겨요 미춰...

  • 3. ㅎㅎㅎ
    '12.3.7 9:06 AM (125.182.xxx.131)

    웃겨욬ㅋㅋ

    근데 살아져...거슬려요 죄송

  • 4. ...
    '12.3.7 9:48 AM (121.167.xxx.225)

    전 문상갔다가 발목 꺾이는 바람에 깨춤추며 넘어졌어요.

  • 5. 아스피린20알
    '12.3.7 10:00 AM (112.217.xxx.236)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침부터 큰 웃음 주신 원글님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

    그리고 신촌은 '유흥가'가 아니라 '번화가'라고 사료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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