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열흘에 70만 원...난 한진중 '감시 알바'였다

^^별 조회수 : 2,084
작성일 : 2011-11-26 15:47:44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59969&PAGE_CD=N...

 

한진중공업 사태가 막판 타결을 향해 치달을 때 이 시대를 고민하는 사진가들이 모여 프로젝트 기획 <85의 85>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있는 85호 크레인에서 희망을 찾고자 '85'라는 숫자의 상징이 드러내는 절망과 희망을 사진과 글로 보여주자는 기획이었습니다. '85'라는 숫자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사진과 글이 주로 모이는 가운데, 저는 숫자의 가시적 상징성을 떠나 그 비가시적 의미를 대학의 현실에서 찾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이름 하여 [미친 등록금, 미친 알바]를 시작하려 합니다. 벼랑 끝에서 버티는 희망, 그 고단하고 슬픈 이야기가 85개가 모일 때까지 해보기로 했습니다.

 

이 작업은 사진과 함께 보는 구술사입니다. 정제되지 않는 날 것이 주는 스토리텔링의 힘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지요. 최근 역사학에서도 자주 제기된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목소리는 일부 특정 집단의 것임에도 마치 그것이 전체의 것인양 인식되고 있습니다. 대학의 경우, 대개 공부 잘하고, 똑똑하고, 부잣집 아이들이고, 자신감 있고, 계획적이고, 자기 소신 뚜렷한 학생들의 목소리만 있습니다. 물론 그 중 대학을 거부하는 학생도 있긴 합니다.

 

어떤 사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대학을 다녀야 하고, 소질에 안 맞지만 4년제 대학을 다녀야 하고, 집이 가난해서 공부하고 싶어도 알바 때문에 공부할 시간이 없고, 집안은 충분히 잘 살지만 놀고 싶은 청춘이라 알바하느라 공부를 못하고, 남자로서 '수컷의 본능'을 갖고 싶어 알바를 하고, 등록금에 대해 불만도 별로 없고, 그냥 생각 없이 살고, 왜 학교에 다녀야 하는지 모르겠고, 등록금이 너무 비싸 학교가 하는 짓이 도저히 마음에 안 들지만 그냥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알바만 하고…. 이런 잡다하고 이질적인 목소리는 존재하지 않는 양 사그라지고, 죽어 들리지 않습니다.

 

이 작업을 통해 그 목소리들이 비록 못난 인생으로, 열등한 삶으로 치부된다 할지라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 작고 못난 삶의 목소리도, 그 자체로서 존재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다양하고 이질적이며 서로 모순되기까지 한목소리들은 여과 없이 세상에 보여야 하는 겁니다. 그저 그것뿐입니다. 저는 특별히 무언가를 주장하고 싶은 것이 없습니다. 미친 등록금에 미친 알바의 삶을 사는 그들의 모호하고, 이질적이고, 하나로 치환할 수 없는 목소리를 보여주고 싶을 뿐입니다.

 

구술자의 사진과 함께 글을 담는 것은 역사 서술이(스토리텔링이) 시 혹은 예술의 방식으로도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이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그동안 역사 서술에서 주류를 이뤄 온 이성적이고 체계적인 계몽주의적인 형식을 배제하고자 하는 시도라는 이야기입니다. 예술로 쓰는 역사, 감성으로 쓰는 역사, 그런 개념이지요. 일반화할 수 없는 특수한 경우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의 가치가 폄하될 수는 없습니다. 객관적이지 못하다 해서 가치를 잃을 수도 없습니다. 담론이나 주장도 중요하지만, '날 것으로서의 이야기' 역시 중요합니다. 저는 이 작업을 통해 보이되 보이지 않고,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존재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들려주고 싶을 뿐입니다. - <기자 말>

IP : 110.12.xxx.117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474 한국문학책, 세계사 추천 부탁드려요. 7 예비중등맘 2011/12/12 2,368
    49473 모든 대학에서 논술시험을 치르나요? 1 온유 2011/12/12 1,851
    49472 초1 겨울방학 어떤 전집을 살까요? 1 미도리 2011/12/12 1,873
    49471 애키우기 힘들어서, 남편보고 직장관두라고 한다면,, 26 애엄마 2011/12/12 3,701
    49470 유리가 왕창 깨져서 꿈해몽부탁드.. 2011/12/12 1,584
    49469 맞춤법은 어찌 교정해야하나요? 6 초4 2011/12/12 1,931
    49468 껄끄러운 사이 정리 하고파요 5 수세미 2011/12/12 2,834
    49467 아이성적 5 skfwkg.. 2011/12/12 2,674
    49466 부부 스포츠 댄스 배우시는 분들 계시나요? 부부 취미 .. 2011/12/12 1,620
    49465 피아노를 전공 하고픈 아이들은...이런글 저런글을 읽고.. ... 2011/12/12 1,894
    49464 하이패스 단말기 다른사람이 -한분이라도 알려주세요 3 잘 몰라서요.. 2011/12/12 2,075
    49463 초등덧셈 뺄셈 7 질문 2011/12/12 2,622
    49462 돌아가신 해경 대원 생각할수록 너무 억울합니다 6 ... 2011/12/12 2,316
    49461 국어만 못하는 아이 이번방학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독서계획 조.. 2 초등3 2011/12/12 2,183
    49460 대치동 쪽에서 대원외고반 있는 수학학원 있나요? 2 알려주세요 2011/12/12 3,057
    49459 아웅--너무 웃기네요..ㅋㅋ 미챠.. 2011/12/12 2,748
    49458 대학 선택 고민됩니다. 38 사비나 2011/12/12 4,370
    49457 냉동된 토막닭으로 닭죽 맛있게 끓일 줄 아시는분.. 2 2011/12/12 2,588
    49456 서서일하는직업에 좋은 편한신발 추천해주세요 3 로이스 2011/12/12 5,783
    49455 버스나 지하철에서 어린아이 자리 뺏으려는 어른들 이해 안가네요... 4 이해불가 2011/12/12 2,863
    49454 퍼왔습니다 진정한 패션 종결자 야상점퍼 대참사 3 evilka.. 2011/12/12 4,357
    49453 색조화장 잘 안하는 사람한테 괜찮은 립스틱 6 립스틱 2011/12/12 4,259
    49452 하지정맥 레이저수술 2 궁금이 2011/12/12 2,507
    49451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1 속상한 저입.. 2011/12/12 1,914
    49450 성당다니시는 분들께 여쭤요 5 ,,, 2011/12/12 2,6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