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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었을 때 얼마나 귀가 솔깃했는 지 모른다.
로봇이 저 혼자 돌아다니며 청소를 해준다니, 이거야말로 현대판 우렁각시가 아니고 뭐겠는가?
혹 하는 마음에 가격을 알아봤다가, 헉 하고 놀라고 말았다. 비싼 것은 2백만원이 넘었고 대중적인 것이라 해봐야 70만원선.
게다가 일반 진공청소기보다 흡입력이 약하고, 소음도 크며, 청소시간도 너무 길어 답답하다는 등 혹평이 많았다.
포도가 높이 달려있어서 따지 못하면서, 따봐야 시어서 못먹을 것 같아 안딴다는 식으로 자기합리화를 했던 이솝우화 '신포도'편의
여우처럼, '비싸기만 하고 깨끗하지 않다는 데, 뭐..'하며 애써 구매욕을 눌렀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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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bot Roomba 570 ] - 알아서 청소하는 현대판 우렁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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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중인 로봇청소기만도 수십종,
가격도 10만원에서 2백30만원대까지
그로부터 5년, 바야흐로 로봇청소기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했다.
가전제품 비교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어쩌면 그렇게도 로봇청소기가 많은지,
얼추 꼽아봐도 로봇청소기 메이커가 열곳을 넘고, 제품도 수십종에 이르는데, 그 때문인지 가격은 예전보다 많이 싸지긴
했다.
물론 아직도 2백만원을 훌쩍 넘는 초고가 제품도 있지만 60만원대, 20만원대, 그리고 10만원도 안되는 저렴한
것까지 아주 다양해졌다.
다양해진 이들 제품들은 가격만큼이나 청소방식, 장착한 센서나 배터리의 종류, 자동충전 여부 등에서 품질의 차이는
큰듯하다.
이 많은 로봇청소기를 일일이 모두를 살펴볼 수는 없는 일, 여기서는 아이로봇사의 신제품 룸바 570만을 찬찬히
뜯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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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바 570은 디스커버리 후속모델로 지난 9월 전세계 동시출시
룸바 제조사인 미국의 아이로봇사는 생활로봇은 물론이고 군사용 로봇, 화성탐사로봇 등을 제작하는 로봇전문기업.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생활로봇 생산에 뛰어들어 청소로봇을 만들고 있으며, 지난 2005년에는 미국 나스닥에도
상장된 세계적인 로봇전문기업이다. 우리나라에는 룸바 디스커버리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확장에 한몫 단단히 했다.
이 아이로봇사가 지난 9월 전세계에 새롭게 동시에 내놓은 제품이 바로 500시리즈.
제조사측이 '제3세대 청소로봇'이라 부르고 있는 이 제품은 2세대라 할 수 있는 디스커버리과 비교해볼 때 소음은
줄이고, 흡입력은 높였으며, 보다 사용이 편리하도록 한 것이 특징. 570, 560, 530 등 모두 3가지 모델이
출시돼있다.
570, 560, 530이라는 넘버는 스펙에서 약간 차이를 보이며 가격도 570>560>530의 순이다.
간단하게 구분해 알아보자면 570은 라이트 하우스 기능과 청소예약기능, 원격제어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고, 560은
앞의 두가지 기능은 갖추고 있지만 원격제어 기능이 빠져있으며, 530은 이 세가지 기능들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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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0, 브러시의 수를 대폭 늘리고 브러시 회전속도를 높여 청소력 강화
그렇다면 세계적으로 3백만대나 팔렸다는 룸바 디스커버리와 비교해볼 때 가격이 월등하게 비싼 570은 어떤 점이 더 좋을까?
이전의 디스커버리는 사이드브러시 2개로 구석청소→ 일반솔브러시와 고무브러시로 2차 청소→ 3차 미세먼지 진공흡입의 순으로
작동했다.
그러나 신제품 570은 사이드브러시 6개로 구석청소→ 트윈브러시로 2차 청소→ 3차 미세먼지 진공흡입 순으로 청소한다. 사이드
브러시가 3배나 늘어나 자칫 소홀하기 쉬운 구석구석을 더욱 꼼꼼하게 청소할 수 있게 됐으며, 브러시의 회전 속도도 훨씬 빨라져
청소력을 향상시켰다.
또한 디스커버리가 범퍼로 장애물을 인식했다면, 570은 적외선 인식후 범퍼로 인식, 장애물을 만나면 속도를 늦춰, 벽이나
가구의 손상을 줄였으며, 시끄러운 디스커버리의 기계식 소음 대신 570은 진공소음으로 소음을 줄인 것이 차이점.
디스커버리 사용자들의 불만사항을 거의 수용,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이 되도록 개선한 제품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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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펫을 넘나들며 구석구석
깨끗이...
# 라이트하우스와 룸바분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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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써보니 낮은 턱은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소음도 그리 크지 않으며
움직임도 활발해
로봇청소기가 실제로 작동하는 것을 단 한번도 보지 못한 상태에서 룸바 570을 받아들고 작동시켜본 첫 느낌은 '아, 이래서
청소로봇에 열광하는 구나'하는 것이었다.
우선 매우 느릴 줄 알았는데, 570의 움직임은 기대 이상으로 빨랐다.
제품안내서에 써있는 대로 충전 후 청소하고자 하는 공간의 중앙에 가져다 놓자, 잠시 제자리를 빙글빙글 돌더니, 점차 그 반경을
넓혀서 돌다가 이내 직진을 시작했다. 장애물을 만나면 각도를 꺾어 다시 직진하고 장애물을 만나면 또 방향을 바꾸는 등 지그재그로
움직이더니 잠시후에는 벽면을 따라 돌아다니기도 했다.
또한 먼지가 많은 곳은 센서가 감지해 더욱 오래 청소를 해준다더니 정말 평소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소파 밑에 들어가서는 한동안
나오지 않고 그안에서만 움직였다.
두번째는 소음이 꽤 클 것으로 예상했는데 뜻밖에도 그리 크지 않았다. 일반 진공청소기의 소음이나 그 이하로 참을만 했다.
룸바 570을 돌린다고 해서 TV를 시청할 수 없거나 전화벨 소리를 듣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 달려라 룸바!
세번째는 어지간한 턱은 모두 넘나들었다. 조금이라도 높은 턱을 만나면 몸을 살짝 들어 가뿐히 올라서는 것이,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로봇을 보는 기분이었다. 또 틈새에 몸체가 끼어도 어찌어찌해서 빠져나오는 나름대로의 문제해결능력이 있었으며 힘도
좋았다. 빈 쓰레기통이나 세워져있는 가벼운 물건들은 거뜬하게 쓰러뜨릴 정도.
네번째는 청소력. 나름의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기는 하겠으나 옆에서 보기에는 어떤 원칙도 없이 부산하기만 할뿐, 과연
청소나 하면서 저렇게 바쁘게 다니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거실과 부엌을 돌린 후, 먼지통을 열어보고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눈으로 보기에는 그렇게 많은 먼지가 있는 것 같지도 않았고 떨어진 머리카락도 별로 없었는데, 그 수북한
머리카락과 먼지뭉치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 헉!
다섯번째, 사용의 편리성을 높인 점도 마음에 들었다. 일반적인 청소는 clean 스위치를 누르면 되는데 spot 스위치를
누르면 지름 1m 이내만 집중적으로 청소한다. 부분청소를 위한 핸디청소기의 기능을 대신한다고 할까?
리모콘도 매우 유용하다. 570 혼자 청소하는 것이 너무 답답해보인다거나 보내고 싶은 방향이 있을 때 리모콘 버튼을 누르면
직진 좌회전 우회전 대각선 진행 등 원하는 곳으로 움직인다.
# 룸바는 충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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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동시키기 이전에 정리정돈은 필수
물론 로봇청소기가 100% 만족스런 제품이라고 볼 수는 없다.
사용자에 따라서는 '그렇게 까다로운 조건을 맞춰줘야 하느니 손으로 하고 말지'하는 얘기가 나올 법도 하다.
우선은 청소에 앞서 바닥에 지저분한 것은 모두 치워 줘야한다.
앞서 얘기했듯 힘이 꽤 센편이라서 발매트 같은 것들은 밀고 다니기도 하는데, 이게 자칫 흡입구를 막으면 고장의 원인이 되므로
바닥에 있는 매트 종류, 비닐 봉지, 신문지 등은 모두 치우는 것이 좋고 전선도 너무 늘어지지 않게 해야하고 심지어는 테이블보도
바닥까지 늘어지지 않도록 해주어야 한다.
식탁 의자도 식탁 위에 올려놓고 돌리는 것이 좋다. 물론 의자가 바닥에 놓인 상태에서도 청소를 하긴 하지만 자꾸만 의자 다리가
걸려 시간도 더 걸리고 청결도도 떨어진다.
또한 바닥에 물기도 없어야 한다. 습기를 빨아들이면 고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니까.
두번째로 청소할 공간이 어느 정도는 적당해야 한다.
공간이 너무 비좁은 곳에 놓아두면 장애물이 너무 많아 자꾸 걸려 청소보다 장애물 피하는데 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았다.
반대로 너무 넓은 곳에 두니까, 동선이 너무 길어 청소시간도 오래 걸리고, 청소도 꼼꼼하게 못하는 것 같았다.
물론 그래서 가상벽이 필요하다. 가상벽이란 적외선을 쏘아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룸바로 하여금 벽이 있는 것으로 인식케 해,
그 선 밖으로 넘어오지 못하게 하는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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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하우스의 작동이 조금은 까다로워
570의 경우, 이 가상벽 장치에 라이트 하우스 기능이 있다.
청소할 공간을 적당한 크기로 나눠, 라이트 하우스를 놓아두면, 순서대로 청소를 한다.
라이트하우스가 없을 경우, 동선을 크게 잡아 이리저리 돌아다니지만, 라이트하우스를 놓아두면 구획별로 청소를 마친 후 자신의
집(홈베이스)으로 들어간다.
구획을 나눠주기 위해 라이트 하우스를 사용하는 경우 전면의 적외선 송신부를 벽과 일직선으로 놓아주어야 한다.
이때 벽과의 거리에 따라 제한거리 스위치를 맞춰줘야 정상작동된다. 즉 스위치가 0~3일 경우 최대거리가 1m, 4~7일 때는
2m, 8일 경우는 최대거리가 4m 이다. 거리가 4m가 넘어가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물론 사용설명서에 라이트하우스에 대한 작동법이 있기는 하지만 보다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이 아쉬웠다.
청소시간은 아무래도 긴 편이다. 실평수 20평 정도의 거실과 주방을 청소하는데 70~80분 정도가 걸렸다. 눈으로 보기에는
청소가 된 것도 같은데 570은 여전히 돌아다닌다. 물론 외출한 상태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옆에서 지켜보기에는 다소 답답한
감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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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통이나 브러시 등의 관리를 잘 해줘야 흡입력을 유지할 수 있어
먼지통도 자주 비워줘야 하는 등 관리를 잘 해줘야 한다.
디스커버리에 비해서 먼지통이 30%이상 커졌다고는 하지만 일반 청소기보다는 작은 편이라 자주 비워줘야 하고, 때때로 사이드
브러시며 회전 브러시 등을 점검해줘야 한다. 사람이 끌고다니지 않아도 되고 외출하면서 저 혼자 알아서 청소하는 등 기특하기는
하지만, 570이 제 구실을 다하기 위해서는 일반 진공청소기보다는 더욱 관리를 철저하게 해줘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로봇청소기를 작동시킬 땐 어린이나 애완견은 다른 곳에서 보살피는 게 바람직하다. 어른이 봐도 무척 신기한데 호기심
많은 어린이나 강아지가 올라타거나 따라다니다간 청소기가 고장나거나 안전사고의 우려까지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 값이 비싸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570의 경우 물청소 로봇인 스쿠바보다 소비자가가 더 비싸고, 디스커버리와 비교하면 거의 두배나 된다.
과거 로봇청소기의 수명이 짧았던 것과 비교해볼 때 이 570은 수명이 5년으로 길어졌다고는 하나 내구연한 등을 감안해도 아직은
부담스러운 가격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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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봇청소기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은 저 혼자서 청소한다는 점.
예컨대 거실과 주방 사이에 라이트하우스를 설치해두면 주부는 주방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570은 거실 청소를 해놓아 동시다발적으로
집안일을 마칠 수 있는 것.
570을 써보면서, 왜 디스커버리 사용자가 다투어 물청소로봇 스쿠바를 구입했는 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더욱 청소력이 좋아지고, 청소시간도 짧아지며 가격도 내려가는 제품들이 속속 출시된다면 어쩌면 몇년후에는 로봇청소기가 청소기의
대세로 자리잡게 되는 건 아닐까 성급한 기대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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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로봇청소기를 살까말까 망설이는 이들이라면, 살림의 기초 '로봇청소기 살까요 말까요'를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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