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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O MILMIL
오랜 경기침체로 가장 위축된 시장이 바로 그릇시장이 아닌가 싶다 .
그같은 느낌은 국내 유수의 백화점 몇 곳만 돌아봐도 피부로 알 수 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의 빌레로이&보흐가 한국시장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그밖의 내로라 하는 해외 명품그릇들
조차 점차 매장 규모를 줄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릇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등장한
이탈리아 브랜드
이런 와중에 covo 라는 새로운 브랜드가 최근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새로이 등장한 covo는 도대체 어떤 회사인지, 어떤 그릇을 만드는 곳인지 궁금해서 유수의 검색엔진을 돌아다니면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지만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겨우 알아낸 것은 이탈리아 본사의 사이트 뿐이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라는 이야기다.
수입원의 설명에 따르면, covo는 이탈리아 현지에서 감각적인 생활브랜드로 그릇은 물론 커트러리 패브릭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특히 alessi, sony, philips, apple 등 글로벌 기업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상업디자이너들이
참여, 각각의 컬렉션을 전개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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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들이 각자 개성껏 독자적인 라인을 전개하는 것이 특징
국내에 상륙한 covo 제품은 이토 셋추와 이토 시노부가 작업한 opti 라인, 토미타 카츠히코의 milmil과 parade,morode,mamiu 라인 등 거의 전 제품이다.
그릇 뿐 아니라 커트러리와 오브제들도 들어왔다.
covo의 그릇들 중 opti, parade 등 다른 그릇들은 비록 일본의 디자이너가 만들었다고 해도 서양인의 정서에 맞게
만들어져서 특별히 개성이 있다고 할 수 없으나, 이중 milmil은 좀 색다르다.
원산지는 이탈리아지만 일본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같은 사이즈의 그릇이 6개의 각각 다른 패턴으로 구성되어있다든가, 6인치, 8인치, 10인치 하는 식으로 서양음식에 알맞은
접시 구성이 아니라 공기 대접 사각접시 젓가락 등 일본의 음식에 알맞는 형태를 띄고 있다.
동양의 식생활에 어울리는 제품구성
제품의 구성은 밥 국 국수 그릇으로 쓰면 딱 알맞을 11.3㎝ 11.8㎝ 18㎝ 볼, 찬기로 쓰기 적당한 10.7㎝
12.3㎝ 다리 달린 낮은 볼, 크지도 작지도 않은 18㎝ 22㎝짜리 원형 접시, 11.6㎝ 14.7㎝짜리 합(주발과
뚜껑이 한쌍으로 되어있는 그릇), 사각형 접시(가로 11.5 세로16.8 높이 1.2㎝)와 사각형 볼(가로 세로 15.7
높이 4㎝), 그리고 물컵과 젓가락 등이다.
한국에서는 낱장으로도 판매되지만 원래는 6가지의 패턴이 한 세트. 4가지의 푸른색 무늬와 붉은 색, 노란색이 각각
1가지씩이다.
일본의 브랜드인 노리다께나 다찌기찌, 아리타 등 보다 더욱 더 일본적인 색채가 강하기 때문에 이탈리아 제품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보면 생경한 느낌마저 든다.
더욱이 그릇의 바탕색이 흰색도, 회색도, 청색도 아닌, 음울한 청회색으로 다소 칙칙해보이기까지 한다.
본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본 제품은 쨍한 흰색이지만 실물은 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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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담았을 때 살아나는 milmil
그럼에도 불구하고, 꼼꼼보기의 지면을 할애하면서 milmil을 소개하는 이유는 빈 그릇 상태와 음식이 담겼을 때
느낌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릇중에는 그릇으로만 볼 때는 너무 예쁘지만 실제로 음식을 담았을 때 음식을 살려내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또 빈 그릇 상태로 봤을 때는 너무나 평범해서 그리 예쁜 것 같지 않지만 일단 음식이 담기면 그릇은 보이지 않고 음식만
돋보이는 그릇도 있다.
이 milmil은 그 중간쯤이라고 할까? 그릇 자체가 특별한 느낌을 주면서도 음식, 특히 우리 음식을 담아냈을 때는
음식을 살려주는 것 같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같이 감상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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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o의 홈페이지나 팜플렛엔 MiLMiL의 바탕색이 흰색에 가까우나 실제로는 푸른빛이 깃든 회색이다.
흰그릇들과 놓고 본 MiLMiL의 바탕색.
▼ 그릇이 비어있을때와 담았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시는지.
▼ MiLMiL과 흰그릇에 샐러드를 담아보았다.
평가는 소비자들의 몫
아직 covo는 온라인 매장도 없고, 백화점에 입점하지도 못했다. 단지 서울 강남에 작은 샾 하나가 있을 뿐이다.
구하기 쉽지 않고, 가격이 싼 편도 아니다. 작은 접시 1장에 3만4천원, 사각볼 1장에 5만6천원, 컵 1장에 2만원이나 하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이 milmil에 대해 호기심이 생긴다.
과연 이 그릇을 우리 소비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다소 칙칙한 바탕색이나 일본색이 좀 강해보이는 문양 들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지, 국대접용에는 뚜껑이 있고 밥공기용에는 뚜껑이 없어 우리 식생활패턴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이 그릇들을 잘 소화해낼 수 있을지,
음식이 담기기 전과 담긴 후 달라진 느낌을 누구나 감지할 수 있을 지 여간 궁금해지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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