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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귀차니즘의 절정, 초간단 냉국수

| 조회수 : 9,040 | 추천수 : 156
작성일 : 2010-06-30 18:50:30
더위를 심하게 타는 저는, 여름이면 솔직히 입맛도 없고 부엌에 들어가기도 싫습니다.
그래서 제 여름 음식은 무조건! 불 앞에 서 있는 시간을 줄이는 거라죠.
제맘대로 이름 붙인 초간단 냉국수는 국수 삶는 5분 정도만 땀을 빼면 됩니다.ㅎㅎ
혼자 있을 때는 물론이고 친한 사람들이 왔을 때도 간단하게 해먹는데,
들인 공력에 비해서는 나름 호평 받았던 음식이라 한 번 올려봅니다.

만들기

1. 먼저 국수 삶을 물을 올려놓고, 그릇에는 2배 농축 쯔유 150-200ml에 무를 갈아서 넣어줍니다.
   (여기 글 올리시는 분들께는 부끄럽지만 뭐든 집에서 손수 준비하는 프로 주부가 아니라
   쯔유는 그냥 기성품을 사용합니다. 개인적으로 2배 농축 쯔유는 기꼬망보다 미즈칸 게 더 나은 것 같네요.)

2. 1.에서 만든 국물에 작은 얼음을 잔뜩 넣어놓습니다.
   (이게 원래 메밀 국수의 변형인 셈인데요. 제대로 하자면 국물을 미리 얼려서 살얼음을 띄워야겠지만,
   미리 꺼내는 시간 맞추기도 어렵고 생각 났을 때 바로 먹으려면 얼음을 바로 투하하는 수밖에...^^;;)
      
3. 서서히 물이 끓고 얼음이 녹기를 기다리면서 고명을 준비합니다.
    (고명은, 따로 정하지 않고 냉장고에 있는 야채를 그때그때 활용합니다.
    저는 깻잎을 좋아하는데 늘 사놓는 게 아니라 가끔 상추나 양배추가 등장하기도 하고요.
    요즘은 시댁 옥상에서 키우신 오이를 애용합니다.
    고명으로 얹은 야채에 따라 미묘하게 맛이 달라지는 것도 이 국수의 재미라죠.)

4. 3. 정도까지 준비하면 물이 끓기 시작합니다. 국수 100g을 넣어서 삶습니다.
   (100g이면 보통 시판 국수 1인분으로 묶여 있는 그 정도죠.
   처음에는 메밀 국수로 해먹다가, 메밀 국수는 더 오래 삶아야 하는 거 아시죠?
   그래서 날이 더워질수록 그것도 귀찮아서 그냥 소면으로 갑니다.-_-)

5. 삶은 국수를 찬 물에 헹궈서 사리를 만들었다가, 물을 빼서 국물에 담가줍니다.
   (저는 더 차게 먹으려고 헹굴 때도 얼음을 또 넣어서 채반에 건져놓습니다.)
  
6. 마지막 고명으로 국수 위에 파 썬 것을 얹고, 깨를 갈아서 뿌려줍니다.
    
7. 먹을 때는 와사비를 곁들여서 먹으면 매콤한 맛이 한 번 더 더위를 쫓아줍니다.ㅎ
   (아, 혹시 짜다 싶으면 먹을 때 물을 첨가해서 간을 조절하면 됩니다.
   2배 농축 쯔유는 원래 메밀 국수 찍어 먹을 때 동량의 물을 비율로 섞으면 되니까요.)


아~ 써놓고 보니 정확한 계량도 없고 딱히 레시피라고 하기도 허접한데요.
원래 국수를 좋아하는 데다가 여름이면 메밀 국수! 하던 게 간단하게 먹어보려고 흘러흘러
이렇게까지 된 거네요. 근데 왜 여름에는 국수가 더 땡기는 걸까요?

p.s. 늘 구경만 하다가 글을 처음 올리는 데다가 사진 때문에 더 헤매고 있는데요.-_-;;
냉장고에 넘쳐나는 오이를 간단히 맥주 안주로 변신시키는 팁 하나 추가합니다.
오이를 길쭉길쭉하게 잘라서 김하고 간장하고 같이 내면 끝! 정말 간단하죠?
오이를 김에 싸서 간장에 찍어 먹으면 색다르면서도 왠지 몸에도 좋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술을 먹으면서 몸에 좋은 안주가 무슨 소용이냐 싶지만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상실의 시대>에 스치듯 나온 거였는데요.
오이에 물기가 있으니까 김이 눅눅해지기 전에 잽싸게 드셔야 됩니다. 덕분에 맥주도 술술 넘어간다는...^^;;
요즘은 초간단 냉국수와 (몸에 좋은-_-;;) 오이 안주를 곁들인 맥주가 주식이 된 것 같네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비
    '10.6.30 8:16 PM

    저랑 비슷하게 해서 드시는군요 ㅎㅎ 역시 여름엔 국수죠!

    저도 어렸을 때 상실의 시대 읽고 그 오이부분- 참 궁금해서 따라서 만들어먹곤 했었는데 정말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죠 ㅎㅎ
    특별히 맛있는 건 아니지만 싱싱한 오이에 담백한 김- 괜찮은 조합인 것 같아요.

  • 2. 윤주
    '10.6.30 10:06 PM

    여름엔 더위서 손쉽게 해먹을수 있는 요리가 좋은것 같아요....오이 싸먹는 김은 김밥싸는 생김인지.... 구은김인지....기름 발라 구워놓은 김 인지요.

  • 3. 이성근
    '10.6.30 10:32 PM - 삭제된댓글

    오 오 김오이 저도 꼭 해 볼께요....
    저도 상실의 시대에서 죽기일보직전 미도리 아빠가 먹은 김오이~~~~~~~~~~~~

  • 4. bluemosque
    '10.6.30 11:34 PM

    나비 님/ 나중에 미도리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아삭아삭 씹던 모습을 떠올리며
    와타나베가, 죽음은 사소한 기억을 남기고 가는 것이라던가?
    그렇게 회상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윤주 님/ 일본 사람들은 구운 김보다 생김을 더 즐긴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여기는 한국이니까, 맘에 드시는 걸로 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전 사실 구운 김에 간장 찍어 먹으면 좀 짜다 싶어서요.
    기름 발라 구운 김에 그냥 싸서 먹을 때가 많습니다.

    이성근 님/ 김오이, 별거 아니지만 스토리텔링이 있는 음식이랄까요.
    김이랑 오이는 따로 먹어도 맛있는 것들인데 합쳐져서 더 맛있어요.
    문제는 이거랑 먹으면 주량이 팍팍 늘어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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