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이런글 저런질문

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왜 방사능 급식 조례였을까

| 조회수 : 1,576 | 추천수 : 2
작성일 : 2013-11-07 22:33:22

왜 방사능 급식 조례였을까

 

이보아 · 전선경 ( 녹색당 탈핵특별위원회 )

 

2 년의 노력

이 조례제정 운동은 사실 2 년 전 ‘ 엄마 ’ 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 이 엄마들은 방사능 아스팔트를 밝혀내고 , 방사능 벽지를 발견했으며 , 시민 방사능 지도의 가장 큰 원동력이기도 했다 .

세포분열이 활발한 태아부터 청소년까지가 방사능에 가장 취약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 현실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이들의 건강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 엄마 ’ 들로부터의 강력한 자발성이 발동한 것이다 .

특히 이 시기 대부분은 단체급식을 통해 음식을 섭취하는데 , 집에서 방사능 고등어나 방사능 대구를 피할 수는 있어도 급식에서는 피할 수도 없다는 게 문제였다 . 그렇게 학교급식에서 방사능 오염 식재료를 추방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 그러나 이 최우선 과제는 2 년 동안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 그저 너무 예민한 학생과 학부모의 문제인 양 취급되었다 .

그리고 올 여름 , 다시 후쿠시마로부터 비보가 전해졌다 . 우리 몰래 엄청난 양의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유입되고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 사람들은 술렁였고 , 수산물 시장과 코너는 눈에 띄게 손님이 줄어들었다 . 이제 일본산 수산물을 걱정하는 사람이 걱정하지 않는 사람보다 많아졌다 . 그리고 드디어 정치권에서도 이 ‘ 문제 ’ 를 ‘ 의제 ’ 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 경기도에서 의욕적으로 첫 조례안이 발의된 것이다 .

 

달라진 상식 , 그리고 방사능안전급식조례의 확산

그러나 호기롭게 출발한 경기도교육청 조례는 , ‘ 기준치 이하는 안전하다 ’ 는 정부의 거짓 프레임에 반박 논리를 미처 갖추지 못해 결국 껍데기만 남은 채 통과되었다 . 서울시 조례가 더욱 중요해졌다 . 녹색당이 모범 조례안을 제출하고 ,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하고 의견서를 전달하며 조례 제정에 힘을 실었지만 , 녹록치 않았다 .

서울시의원들 다수가 조례 제정의 긴급함을 인식하지 못했고 , 서울시교육청은 강하게 반발했다 . 그래도 마지막까지 학부모와 시민사회단체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의원들을 압박했다 . 그 결과 ‘ 서울특별시교육청 방사능 등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식재료 공급에 관한 조례 ’ 라는 새로운 이름의 조례안이 9 월 13 일 가결됐다 .

이 조례는 국가 기준치 이하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더라도 그 식재료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점에서 경기도 조례보다 진전을 이루었다 . 그러나 절반의 실패도 있었다 . 바로 급식에 대한 방사능 검사와 제한 조치 전반을 실질적으로 책임질 감시위원회 조항이 통으로 삭제된 것이다 .

서울 조례는 감시위원회 대신 1 년에 1~2 번이나 열리는 유명무실한 학교급식위원회에 그 권한을 주었다 . 내용 면에서 원안보다 후퇴했음에도 불구하고 , 서울 조례는 전국적으로 방사능안전급식 조례를 확산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 조례가 부결되지 않음으로써 ‘ 방사능안전급식조례는 필요하다 ’ 는 방향을 굳혔고 , 전국 곳곳에서 조례 제정을 준비하는 연대가 줄을 잇고 있다 . 또한 다른 지자체와 지방교육청 , 무엇보다 민심에 민감한 의원들을 자극했다 . 〈 표 1 〉 전국의 방사능안전급식조례 추진 현황은 그 분명한 영향을 보여준다 .

 

지금 시기 최소의 조치이자 , 장기적으로 최후의 방어막이 될 ‘ 방사능 안전급식 조례 ’

방사능 안전급식 조례는 초유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유출 사태 속에서 ,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전 국민의 우려가 확산되며 비로소 본궤도에 올랐다 . 중앙정부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보여준 미온적 태도나 유통 단계의 원산지 속이기에 대한 불신도 크게 작용했다 .

‘ 일본산 수산물 ’ 과 중앙정부의 식품안전관리에 대한 불신이 확산됐고 , 중앙정부가 안 한다면 지방정부라도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하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은 것이다 .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는 사고 후 2 년 반 만이 지난 9 월초 , 후쿠시마 인근 8 개현 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다 . 이번에는 지자체와 교육청이 , 수입이 금지되었으니 조례가 필요없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

그러나 문제는 일본산 수산물만이 아니다 . 방사능 오염수는 늦어도 5 년 이내에 우리 바다로 유입될 것이고 , 후쿠시마에서 끊이지 않고 방출되는 방사성 물질은 공기와 비를 통해 축적될 것이다 . 사실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도 이 땅과 바다는 방사능에 오염되어 왔다 . 강대국들이 자행한 핵실험 ,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등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이 다 어디로 갔겠는가 ?

2012 년 일부 국내산 버섯류에서 낮은 수치지만 세슘이 검출된 것만 보아도 대한민국은 안전지대가 아니다 .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는 그저 몰랐을 뿐이다 . 결론적으로 이 땅에는 이미 핵실험과 체르노빌로 축적된 방사능에 , 이제 후쿠시마 발 방사능까지 더해질 것이다 .

디스토피아를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 5 년 후 또는 10 년 후 방사성 물질 ‘ 제로 ’ 를 외치기 힘든 시기 , 수입금지 조치만으로 방사능 오염을 막기 힘든 시기가 올 것이다 . 그래서 지금 생활협동조합들이 하듯이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면 수치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맡기는 ‘ 현실화 ’ 의 시기가 올 것이다 . 지금 말하려는 것은 그런 날이 오더라도 방사능안전급식 조례는 필요하고 마지막까지 엄격한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 즉 , 방사능안전급식 조례는 국가가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지금 시기 ‘ 최소의 긴급 조치 ’ 이자 , 동시에 장기적으로도 피폭의 위험에 취약한 유아와 어린이 , 청소년들을 보호할 ‘ 최후의 방어막 ’ 이기 때문이다 .

그래서 우리는 아주 열심히 국가 기준치를 강화하고 , 유통단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그리고 동시에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급식을 지키기 위해 경기와 서울의 조례를 보완하고 , 다른 지역들까지 강화된 조례를 제정토록 해야 할 것이다 . 나아가 장비와 인력을 갖추고 , 시민들의 참여 · 감시를 보장토록 하며 , 유아와 청소년을 위한 더 강화된 독자 기준치가 제정될 수 있도록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 그렇게 당면한 방사능 위험 시대를 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

 

표 〉 전국 방사능안전급식조례 추진 현황 (10 월 30 일 기준 )

구분

내용

문제점

경기

조례안 첫 시작

- 경기도 녹색당 , 방사능급식 안전 1 인 시위 중

- 조례안 발의 조평호 의원 , 학부모와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해 문제점을 보완하는 조례 개정 추진하겠다고 밝힘

- 부천교육청 ( 한혜경 의원 , 정의당 ), 방사능정밀측정기 1 대 , 간이측정기 1 대 , 12 월말까지 15 개 학교 수산물재료 방사능검사 실시할 계획

- 국가기준치명시

- 인력 · 장비 · 예산 확보의 미비

서울

- 서울시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식재료 공급에 관한 조례안 발의 (8 월 29 일 ), ‘ 서울특별시교육청 방사능 등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식재료 공급에 관한 조례 ’ 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본회의 가결 (9 월 13 일 )

- 관악구의회 ( 이동영 구의원 ), 어린이집 일본산 수산물 금지 결의안 발의

- 강동구청장 , “ 교육지원청과 협조 , 방사능측정기를 보급하는 등 학교급식 질 향상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 ”

- 서대문구청장 , “ 서대문구 급식에 일본산수산물이 오르지 않도록 영양사 교육 등에 힘쓰겠다 ” ( 서대문구 방사능급식 토론회 발언 4 월 30 일 )

- 유해물질과 병합

- 감시위원회 구성 실패

부산

-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급식추진위원회결성 (17 단체 ), 10 월 조례안 발의

- 유해물질과 병합

- 공표 6 개월 후 시행

울산

- 울산시의회 , 방사능오염 식자재 제한 조례 제정 추진 중

대구 · 경북

- 시민사회단체 , 방사능 안전 학교급식 조례 제정 촉구 (36 개 단체 연합 , 9 월 10 일 )

-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대구 · 경북모임 발족 (10 월 9 일 )

경남

- 도교육청이 학교 급식소에서 국내산 수산물 취급 장려와 원산지 확인절차 강화 , 태평양 연근해산 수산물 취급 자제 등을 담은 공문 학교 발송

- 진주시의회 10 월 21 일 ‘ 방사능 오염 일본산 수산물 등 식재료의 진주시 공공급식 사용 금지를 위한 결의안 ’ 채택

충남 · 충북 · 대전

- 대전충남녹색연합 “ 대전도 방사능 안전 급식 조례 제정해야 ”

- 대전서부교육지원청 , 급식 수산물 안정성 확보 교육

- 충북교육연대 , 방사능오염식품 학교급식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 (4 월 16 일 ), 청주 방사능급식반대 거리캠페인 중

강원

- 춘천녹색당에서 시작

- 민병희 교육감 , 학교급식방사능에 안전한 식재료공급 선언 . 강원도교육청 시민사회와 함께 TF 팀 구성

전북 · 광주

- 김승환 교육감 , 안전검증 안 된 급식용 식재료 차단 선언

- 광주 방사능급식 조례안 추진 , 학벌없는사회를위한광주시민모임이 학교급식의 방사능물질을 체계적으로 검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 학교급식 식재료 방사성물질 검사 및 사용제한에 관한 조례 ( 안 )’ 제정을 광주시교육감과 광주시의회에 요청

- 광주교육청 조례제정거절

제주도

- 친환경급식연대 , 제주녹색당 , 전교조 , 환경운동연합 , 참여환경연대 등이 방사능 급식 대책마련 중

 

 

 

발행일 : 2013.11.1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35325 영어원서읽기 함께해요 큐라 2024.04.13 419 0
    35324 사랑니 통증 어떻게 견디시나요 5 클래식 2024.03.25 692 0
    35323 젊게 사는 것은 나이가 아닙니다. 해남사는 농부 2024.03.17 1,249 0
    35322 전기주전자 이거 마셔도 될까요...? 2 야옹냐옹 2024.03.13 1,250 0
    35321 올 봄 심으려고 주문한 채소 씨앗을 오늘 일부 받았습니다. 해남사는 농부 2024.03.12 630 0
    35320 농촌에서 창업하기 3 해남사는 농부 2024.03.01 1,376 0
    35319 남도살이 초대 1 해남사는 농부 2024.02.27 1,192 0
    35318 넷플릭스 피클플러스로 쓰는 법 좀 알려주세요. 짜잉 2024.02.20 932 0
    35317 큰 형수 2 해남사는 농부 2024.02.11 2,573 0
    35316 드디어 기다리던 시집이 완성되었습니다. 3 해남사는 농부 2024.02.08 1,371 0
    35315 10원 한 장 없어도 살 수 있는 곳이 농촌입니다. 3 해남사는 농부 2024.02.02 3,086 0
    35314 옥돔 뚱뚱한 애마 2024.01.31 1,057 0
    35313 식탁문의 드립니다. 버터토피 2024.01.31 901 0
    35312 시집을 작업 중입니다. 2 해남사는 농부 2024.01.07 1,547 1
    35311 소규모 자영업 하시는 분들 중에 토종참깨. 검정들깨 필요하시면 해남사는 농부 2024.01.04 1,430 0
    35310 아이가 사온 성심당 빵 1 ll 2024.01.04 4,032 1
    35309 장애인 자활 어렵지 않습니다. 해남사는 농부 2024.01.04 1,415 0
    35308 푸바오 굿즈는 종류가 참 많네요^^ 1 분홍씨 2023.12.27 1,628 0
    35307 때 늦은 후회 - 아무리 소중한 보물도 가치를 모르면 1 해남사는 농부 2023.12.21 2,400 0
    35306 혹시 마음 편하게 쉬실 곳이 필요하시면? 해남사는 농부 2023.12.20 2,069 0
    35305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 2 해남사는 농부 2023.12.09 3,304 0
    35304 부산에 괜찮은 포장 이사 업체 있나요? 1 너무슬퍼요 2023.11.30 1,048 0
    35303 네오플램 빈티지 냄비 사용법 안녕물고기 2023.11.09 1,551 0
    35302 서울 여의도로 출퇴근 가까운곳 알고싶어요. 7 라리타 2023.11.08 2,447 0
    35301 한국 투명교정장치비용 3 dainnkim 2023.10.23 2,221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