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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두모악 갤러리 주인장이 떠나셨네요..

| 조회수 : 1,512 | 추천수 : 1
작성일 : 2005-05-30 12:45:20
언젠가 희망수첩에도 등장한적이 있으시던 김영갑 작가가 세상을 떠나셨다네요.
다시 한번 사진첩을 들춰보고 ,  제주도와 김영갑 작가, 그리고 루게릭병을 생각해봅니다.
명복을 빕니다.



"나는 사진에 순교하기로 작정한 사람이다."

늘 몸뚱이는 뒷전이었다. 제주를 찍는 게 먼저였다. 6년 전,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을 선고받았지만, 끊임없이 제주사진에 몰두했다.

손가락이 자유롭지 않게 됐을 때도 치열하게 버텨왔던 사진작가 김영갑(48)씨가 29일 오전 제주 한마음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땡전 한푼 없이 시작한 제주와 사랑

  

▲ 생전의 김영갑 작가.  

ⓒ 유영초
내일을 기약할 수 없으니 허락된 오늘을 평화롭게 살겠다며 병마와 싸웠던 그는 지난 1982년 처음 제주도에 발을 딛었다. 그후 3년만에 짐을 싸들고 내려와 꼬박 20년 제주와 뒹굴었다.

태풍이 치면 바다로 나갔고, 낮이면 중산간 오름을 쏘다니며 마음껏 제주를 찍었다. 비가 오면 구름을 벗삼아 움직이는 모양을 담고, 맑은 날에는 꽃향기에 취해 흐느적거렸다. 바람과 풀잎, 돌과 바다는 늘 그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었다.

그는 자신이 사랑한 제주를 찍어 연초에 개인전을 연 것을 비롯해, 지난 3월에도 사진집 <눈·비·안개 그리고 바람환상곡>, <구름이 내게 가져다 준 행복> 2권을 발간하면서 와병 중에도 작품활동을 중단하지 않았다.

땡전 한 푼 없이 제주에 내려온 작가는 들판을 거닐다 밭에 떨어진 당근을 씹어먹고, 라면이 떨어지면 냉수 한 사발로 배를 채우면서 제주와 사랑에 빠졌다.

끼니는 걸러도 인화지와 필름 없이 살 수는 없었다. 한 컷 셔터를 누르지 않으면 라면 한끼가 보장되지만, 그는 지체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밥을 굶어가면서 20만장의 필름으로 사진과 함께 했던 그는, 정작 사진을 찍을 수 없게 됐을 때 절망감이 몰려왔다.

손이 마비된다는 의사의 말은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한동안 방황했지만, 그는 남은 시간들을 허비할 수 없었다. 가장 먼저 남제주군 성산읍 삼달리의 폐교(초등학교) 건물을 임대해 갤러리를 만들었다. 두모악갤러리. 두모악은 한라산의 옛 이름이다.

살고 싶다, 사진을 찍고 싶다

몸이 성한 사람도 하기 어렵다는 공사를 그가 했다. 공사 중에는 몸이 점차 야위어 70kg가 넘던 몸이 47kg으로 줄어들었다. 길가의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중상이 됐다. 휴지 한 장 제 손으로 들어올리지 못하게 됐다.

그때마다 그는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살고싶다는 기도는 사진을 찍게 해달라는 당부와 잇닿아 있다. 그는 늘 사진에 대한 열정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

1%의 확률일지라도 내일이 올 가능성이 있다면, 오늘 두모악갤러리 앞마당에 돌이라도 하나 더 갖다놓으면서 삶을 가꾼다는 작가의 말은, 병든 목숨이지만 끝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인 것이다.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풍경사진 하나도 우연히 찍힌 게 없다. 절벽에 몸을 매달고 사진을 찍는가 하면, 세월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 매년 같은 장소에서 찍기도 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해도 안되는 게 웃음이다"



▲ 제주의 '바람' '구름' '오름'을 오롯이 카메라 앵글에 담아왔던 김영갑. 그의 홈페이지 두모악 갤러리 첫 화면처럼 그는 먼 길을 떠났다.  

ⓒ 김영갑

몸이 좀 나으면 갤러리 앞마당에서라도 제주의 숨결을 찍어보겠노라고 했던 그는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삶과 사진에 대한 끈을 놓지 않는 자신의 이야기를 엮어 포토 에세이집 <그 섬에 내가 있었네>를 펴냈다.

그는 저작을 통해 "얼굴에서 웃음을 잃은 지 오래다"며 "미소를 지으면 얼굴 근육에 통증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웃음을 자제하게 된다, 최선을 다해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웃음"이라고 말하면서 투병생활의 고통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고, 짧지만 아름다운 인생을 정리했다.

"날마다 사진을 찍는 나는 날마다 사진을 생각합니다. 사진 찍는 일에 몰입해 홀로 지내는 동안, 그리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내 존재가 잊혀질지라도 나의 사진작업은 계속될 것입니다."

고 김영갑 작가의 빈소는 현재 남제주군 성산읍 삼달리 '두모악갤러리'에 마련됐으며, 장례절차는 유가족과 협의 후에 결정할 예정이다.

/장윤선 기자
송심맘 (shimjoo)

서른을 넘어 이제 결혼한지 1년되었으니 초보주부네요.. 요리책 사는것도 좋아하고, 요리하는것도 좋아하는데, 남편이랑 지방에 내려와 살다보니 인터넷의 도움을 많이 받게되네요.

짧은 댓글일수록 예의를 갖춰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코코샤넬
    '05.5.30 2:00 PM

    그러게나 말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ㅜ.ㅜ

  • 2. 민트
    '05.5.30 2:07 PM

    슬픈 소식이네요
    두모악에서 참 행복한 시간을 가졌는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3. 김혜경
    '05.5.30 4:00 PM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4. Tyrol
    '05.5.30 5:20 PM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5. 달려라하니
    '05.5.30 7:19 PM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6. 그린
    '05.5.30 7:33 PM

    저도 오늘 신문보고 참 마음이 아프더군요.

    삼가 명복을 빕니다....

  • 7. 부라보콘
    '05.5.30 7:50 PM

    네 저도 신문에 난 사진이랑 글 보고 마음이 아팠더랬습니다
    그렇게 육체의 고통이 큰데도 저렇게 아름다운 사진을 남기다니 ..

  • 8. 룰루
    '05.5.30 9:13 PM

    어머....너무 슬퍼요.... 잡지책에서 김작가님 봤었는데....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저는 그렇게 못 살아도...그렇게 그림처럼 사시는 분...계시다는거 정말 기분 좋았는데...그래도 죽음이 끝은 아니니... 그분이 가신 그곳에는... 고통없는 행복과 아름다움만 가득하겠지요..

  • 9. 봄날햇빛
    '05.5.31 12:22 AM

    그분자서전 어제께 다읽었는데. 참으로 감명깊게읽었습니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그렇게 열정을 쏟을수있었던 그분이 참으로 존경스러웠어요.
    좀만 힘드면 그만둬버리는 이런세상에서요.
    제가 참 나약하게느껴졌답니다.
    좋은세상으로 가셨으리라 믿습니다.

  • 10. 봉사순명
    '05.5.31 7:24 AM

    좋은 세상에 가셨겠지요..
    열정적으로 삶을 사는 분들을 보면 제 자신이 많이 반성하게 됩니다.
    부디 다음 세상에서는 몸도 마음도 건강히 사십시오. 기도드립니다.
    김영갑님 자서전 어느 출판사에서 나왔지요? 혹시 여기 쓰실 수 없으시면 쪽지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 11. 라일락
    '05.5.31 7:34 AM

    예스24에 검색하면 나옵니다.그분이 가신거 전 일찌기 장가를 안가서 돌아가신거같읍니다.
    가족들과 생이별하고 객지에 살면서 거의 굶다시피하셨는데 옆에서 끼니라도 챙겨준사람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못쓸병에 걸리지 않으셨을텐데..하고 말이죠..
    저세상에 가셔서 부디 평안하시길 바라구요...

  • 12. 우향
    '05.5.31 11:14 PM

    한 달전에 제주에서 그 분을 만났었지요.
    몸도 못가누던.....목소리도 힘이없었구요.
    아름다운 그 섬 에서 영원하겠지요.
    그분 사진에선 외로움이 묻어났습니다.
    하늘과 오름과 바다와...................김영갑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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