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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조선의 명필가”, 추사秋史 김정희의 <학문적 좌우명>

| 조회수 : 1,575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12-17 22:33:29

 

 


김정희(金正喜, 1786 ~ 1856)    <자화상>

추사 선생이 자신을 직접 그린 것으로, 눈매에서 근엄하면서도 매서운 성품이

연상됩니다.

 

 


<經經緯史: 경경위사>                                                                                                      <간송미술관> 소장

 

 

[글씨 풀이]

1. “경전을 단단히 공부해서 역사에 적용하라.”

2. “우선 경전 공부를 단단히 하고 그 다음에 역사로 엮으라.”

 

추사 김정희의 학문적 지향과 의지가 잘 배어있는 이 편액글씨는 제가 본 추사의 글씨

그 깊은 의미 때문에, 가장 인상 깊었던 명문名文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현재 성북동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이 글씨는 세상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서화 연구전문가를 비롯한 극히 일부의 사람들만이 알고 있을 뿐인데요,

저는 이 <글씨>를 예전에 신문에서 보았고, 또 우연히 라디오에서 <간송미술관> 실장

이신 최완수 선생이, 이 추상적 조형미의 <글씨>를 말씀하시며 속뜻을 풀어주시는

걸 들을 수 있었지요.

 

원래 이 글씨는 말씀(경전經典)을 날줄(經)로 삼고, 역사를 씨줄(緯)로 삼으라는 내용

인데, 추사 선생이 경학 공부의 원칙으로 삼던 구절이었다고 합니다. 베를 짤 때

먼저 날줄(經)을 촘촘히 걸어놓고, 그 위를 북(梭)에 담은 씨줄(緯)이 오가면서 베가

짜지게 되는 원리와 이치를, 학문적 탐구에 적용하여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경경위사經經緯史>는 먼저 경전 공부에 알차게 매진하고, 그것을 씨줄처럼

역사에 엮으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경전>이라는 것은 사서오경과 노장철학,

불경 등을 말하는 걸 알 수 있는데 오늘날 같으면 <성서>가 추가로 포함되겠지요.

 

현대식 언어로 더 쉽게 풀이하면,

공부의 지향志向과 근본을 성현의 <말씀>으로 하되 인간과 왕조들의 흥망성쇠가 담겨

있는, 객관적인 사실의 기록물인 <역사>와 합일合一을 이루어야 학문이 제대로 된

골격을 갖추고 혈기가 흐르게 되며, 올바른 시각의 ‘눈’을 얻을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

들여도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 <글씨>의 풀이는 지금까지 설명한 대로이지만 제가 보았던 신문과, 그리고

최완수 선생이 라디오 방송에서 말씀해주신 속뜻은 이것이었습니다!

 


 

<로마서 강해講解>로 유명한 스위스 신학자 칼 바르트가 “한 손에는 성경, 한 손에는

신문을 들라.” 고 말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 흐르고 있는 의미입니다.

예를 하나 들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서 ‘경제적 업적’을 최고의 치적으로

꼽고 있는데요, 이 한 가지만을 보고서 그의 18년 장기독재 통치기간에 벌어졌던

“민주주의와 인권을 어떻게 훼손시켰는가?”에 대한 어둠의 역사를 부정하거나 합리화

시켜서는, 사물을 바로 보는 시각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요.

 

경전에서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을 말하고, 어질고 현명한 군주가 어떻게 백성을 보살

피고 통치를 해야 하는지를 조목조목 말하고 있으며, 선정을 베풀지 못한 왕에

대해 “독재자는 제 명대로 살지 못한다.” (强梁者 不得其死: 노자 42장)라고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역사 속의 인물을, ‘경전과 역사’를 통해서 객관적이고 통합적으로 보았을 때

그 인물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도출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경전이란 경서를 넘어 때로는 인간의 양심을 말하고, 한 개인이 세상에서 걸어온

여정은 그의 역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살아온 삶을 회상해 보는 것,

그것은 자기를 바로 보려는 성찰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경전과 역사에는 사람이 걸어가야 할 ‘길’이 예시되어 있고, 그 흥망성쇠가 기록

돼 있습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사람의 길을 생각해봅니다. 우리는 자신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한 시대의 흐름을 결정하는 역사의 현장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깨어있는

의식으로 인해, 참여자가 될 수도 있고 관심에서 물러나 있음으로 해서 방관자가

될 수도 있겠지요. 역사의 과정에는 늘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나타나게 되어 있어요.

<정의>의 길에는 기존 세력의 거센 반작용이 있고 <불의>의 독주에는 언제나 <정의>의

견제가 작용해서 강물처럼 면면히 흐르는 것이 역사의 실증적 기록입니다.

여기서 “누가 정의이고 누가 불의인가?”는 후세의 사가史家들이 판별하기 이전에, 자신

들의 살아 있는 양심이 목격자이고 판관判官이 될 것인데요, 그렇지 않다면 나자렛의

청년이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탄식한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루카복음 23장: 34)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 사람이 걸어 온 길을 보면 그 사람이 걸어 갈 길이 보인다.” 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 인간은 유혹에 연약한 나머지, 항상 올바른 길만을 갈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가야할 길을 <경전>이 밝혀놓았고, 앞서 살아간 사람들의 생생한 기록인

<역사>를 거울처럼 볼 수 있기에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 잡을 수 있지 않습니까?

세계의 문제는 결국 인간의 문제입니다. 세상 어디를 가더라도 모든 문제의 원인

에는 ‘인간’이 항상 자리하고 있을 것이니까요.

현재의 MB정부는 ‘실용주의(사실상 이권주의)’라는 이름으로 법치를 훼손시키며 국정을

운영해 왔기 때문에, 당연히 반작용으로 “정의란 무엇인가.”가 나오게 되었던 것인데요,

여기에는 반드시 정의에 의한, 『파사현정破邪顯正』이 따라야만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 무지한 <선함>보다는 자비심 없는 <깨어있음>을

더 높이 평가합니다. 깨어있는 자의 ‘선택’이 역사의 향방을 결정하고 민족을 살립니다.

 

 


2012. 12.15 <광화문 유세장>에 나온 아이들 −

부모의 한 ‘선택’이 자녀의 미래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합니다.

이 사랑스러운 어린이들에게 어떤 미래를 만들어 주시고 싶습니까?

 

 

사람은 저마다 자신만이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고 있으며, 한편으론 자신의 눈으로만

보는 세상을 절대화시키기도 하지요. 그래서 우리는 이런 시각과 인식의 격차로

인해 세상을 늘 시끌벅적한 싸움판으로 만들어놓곤 합니다. 이럴 때 본연의 양심으로

돌아가거나 경전과 역사적 사실을 통해 사물을 본다면,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진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대선>의 선택을 통해 “우리의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인가” 를 결정하게

되는데요, 여기서 ‘미래’는 모든 가정에서 성장 중인, 어린 자녀들이 포함된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세기, 영국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이 1960년에 《타임Time》지와의 회견에서

말한 “우리가 건축을 하지만 그 건축물은 우리를 다시 만든다.” 이 말은 건축에

의해 사람의 생활과 의식이 바뀌고, 삶이 영향을 받게 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즉 잘 설계되고 디자인된 쾌적한 구조와 환경의 건물은 그 안에 살아가는 거주자에게

좋은 삶을 주겠지만, 나쁜 설계와 그 디자인으로 조형된 건축물이라면 자연과의

소통을 차단시키고 삶에 악영향을 주어 사람들끼리 충돌하게 만드는 등 심리적으로도

불안과 일상에 불편을 주는, 좋지 않은 결과를 남기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마찬가지로 좋은 정체(政體: 국가의 조직형태)는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서 선의의

정치를 하겠지만, 나쁜 정체는 독단적인 국정 운영으로 사회에 거대한 <구조악>을

형성해 계층을 분열시키고,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변질시킵니다.

특히 탐욕적이고 미망迷妄에 갇힌 인격의 소유자가 통치자가 될 때 그의 인성에 의해

사회적인 거대한 <구조악>이 만들어지고 구축되면, 그 사회에서는 ‘정의’라는 피가

제대로 돌지를 않아 민심의 이반과 사회 ‘동맥경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겠지요.

 

어른들의 잘못된 인지와 자기 이익만을 위한 판단으로 국정 운영자를 ‘선택’하는

결과로 인해 당사자는 물론 미래 세대들에게도 깊은 악영향을 미치게 합니다.

내 자녀가 아무리 성실하고 똑똑해도 이런 <구조악>의 틀 안에서는, 올바른 가치관과

사회성을 가지고 자립해나가는데 있어 장애가 되거나 ‘소외자’가 될 수도 있겠지요.

하물며 학력이 남보다 낮은 소외계층의 2세대들은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깨어납시다! 과거의 <이념>을 가진 사람이 ‘미래’를 이끌어 갈 수는 없습니다.

작가 톨스토이 말처럼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다시 돌릴 수” 는 없지 않을까요?

 

새 정부 출범 ‘선택의 결정권’ 은 한국 사회 소득순위 1%의 계층에게 있지 않고

대다수 국민에게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1%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보수언론

매체의 가공된 논리에 정신이 지배당하거나 설득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세상을 바꾸거나 변화시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의 축적으로 스스로 ‘귀족’이

된 사람들의 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시대 속에서 깨어있는 지성적이고 변화를

바라는, 창의적인 사람들의 의지와 그 철학에서 나오는 것임을 잊지 맙시다.

현 정부도 우리나라 소득순위 1%의 계층이 선택해서 출범시킨 정부가 아니잖습니까.

개인의 한 소중한 선택이 바른 역사를 만들어가고, 미래를 여는 힘이 됩니다.

오직 파사현정破邪顯正해서 한민족 신新르네상스 시대의 기초를 놓을, 문을 엽시다!

 

 

용어풀이 ―

파사현정 破邪顯正: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

편액 扁額: 종이나 비단, 널빤지 따위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써서 걸어 놓는 틀

 

 


                                                                                                                                              양평 <남한강>

“강어귀에 이르면, 바다가 그리 멀지 않듯이 고통이 깊을수록 희망은 가까워집니다.”

                                                                                                                 바람처럼 ―

 

~~~~~~~~~~~~~~~~~~~~~~~~~~~~~~~~~~~~~

짧은 댓글일수록 예의를 갖춰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ntotheself
    '12.12.18 12:50 AM

    이 자화상은 처음 보는 그림이라서 보고 또 보고 갑니다.


    그리고 마스크 쓴 아이들의 표정, 살아있는 느낌이 드는 표정에

    수요일 밤, 결과를 웃으면서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밤이기도 하고요. 감사, 감사

  • 바람처럼
    '12.12.18 7:04 AM

    저도 추사의 자화상을 본지는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런 그림이 있었구나!”
    했었지요. 이 자화상을 보면서 추사의 성격이 어떠했는지가, 은연중에
    느껴지고 추측이 가더군요.

    intotheself님께서는 연령이 좀 높으신 분으로 생각되는데 그 많은 게시물을
    올리시는 걸 보고 놀랄 때가 많습니다.
    내년에도 여전히 건강하시길 빌며, 수요일 밤이 “국민 축제일”이 되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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