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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달동네 ― 산토리니Santorini③

| 조회수 : 3,281 | 추천수 : 5
작성일 : 2014-03-14 22:17:20

 

 

 


서대문구 홍은2동 지역 개인주택 ― 건축가의 정성이 돋보이는 우리 마을의 집입니다.

 

 

작년 봄, 2회에 걸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달동네 ― 산토리니Santorini’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단순하고 평범한 이국적인 오밀조밀한 집들과 자연이 어우러져 분출

해내는 산토리니의 풍경 <이미지>들이 일상에 피로한 도시인에게 한 줄기 바람 같은

청량감을 줄 것입니다

근대화 이후, 급속한 개발과 척박한 현실의 반영인지 우리는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지만 아름다움으로 감동을 주는 도시와 마을을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고가의 호화 주택들은 많지만, 우아한 조형미학을 보여주는 소박한 집들은 퍽 드물지

않은가요? 무분별한 도시 팽창으로 그 개발에 따른, 부동산을 통한 단기적인 재산

형성과 투기 심리는 가장 큰 반미학적인 개발시대의 가치관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자연과 조화하고 전통이 계승되면서 연륜이 진하게 배어 있는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많았더라면, 한국 영화와 T.V 드라마들은 질적으로 보다 더 완성도 높은 ‘예술작품’이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한 시대의 건축물은 그 시대 사람들의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구획 정리가 잘되어 있는

단독가구 주택지인 우리 마을에 작년부터 5,6층짜리 ‘빌라’들이 공장에서 물건 찍어

내듯이 여기저기에 우후죽순으로 지어지고 있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사람이 혹은 한 가족이 <존재하기 위한 집>이라기보다는 빨리 지어서 팔아 돈을 벌기

위한 ‘물건’일 수밖에 없는, 획일적인 디자인의 대량 생산된 주택들 말입니다.

건축가의 세심한 공간 배려와 조형미학을 부여했던 개인주택들이 제 수명을 다하기도

전에 허물어버린 자리에는 다가구 주택들이 들어서는 것입니다. 이렇게 서둘러 짓고

상업성이 만연된 보편적인 시대 풍조에, 건축정신의 구현과 ‘미학’이 개입된다는 것은

근본부터 아예 기대할 수가 없겠지요.

 

<소박함>과 <아름다움>이 점점 희소가치가 되어가고 크고 화려한 것, 예쁜 것, 고급

스러운 것이 온통 널려 있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적절함’을 넘어서는 좋은 것은

없는 게 아닌가요?........

침묵의 외국 사진 애호가들이 긴긴 기다림과 초조한 타이밍timing을 조율하며 정성을

들여서 카메라에 담았을 게 분명한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찬찬히 둘러보면서

<단순미>가 주는 그 미적 진리에 빠져봅시다.

 

 


파리 <오페라 하우스> 내부 공간

<로코코rococo> 양식은 화려하게 장식한 궁정문화의 유산으로, 보는 이들에게 위압감이

느껴져 정신이 들뜨고 산만해지겠지요. 일류 장인匠人들의 섬세한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인공미의 극치에 탄성하게 되겠지만, 정작 마음은 고요함을 느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런 과시적이고 권위적인 장식의 표현은 여전히 현대에도 계승되어 사고思考의 빈 공간

을 주지 않을뿐더러 명상적 일심一心을 산란케 하고, 시각의 피로함을 가중시키는 조형

디자인이 되겠습니다.

 

 


<에게 해>로 향한 그야말로 심플한 아치arch 대문

 

 


꽃나무로 소박하게 장식된 개인 저택과 하늘빛 닮은 대문과 덧문

 

 


마을의 경사 높은 계단 ― 따사로운 채광이 느껴지는 흰 벽 틈, 화분에는 바람의

흔적인지 비스듬히 심겨진 꽃이 있는 조촐한 모습입니다.

 

 


고운 저녁노을에, 역광으로 드러난 옥상에 설치된 자전거 형태의 <화분걸이>

 

 

산토리니 섬 『이아Oia 마을』의 일몰과 야경들..........


빈센트 반 고흐는 “예술, 그것은 자연에 ‘인간’이 더해진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는데요,

자연에 인간의 혼魂이 담긴 기예와 인위적인 힘이 가해져서 아름다움의 조화가 나타나게

되는 그 결과를, ‘예술’로 정의定義하는 말입니다.

자연의 빛인 황혼과 사람이 만든 절제된 단순미의 가옥과 조명들이 잘 조화된 풍경이죠.

 

 


 

 


 

 


 

 


 

 


 

 


별이 빛나는 『이아 마을』의 밤하늘!........

고대 로마 시대에는 집을 ‘도무스Domus’라고 했다고 해요. 도무스는 살기 위해 아무데나

지은 자연발생적인 장소가 아니라 사람처럼 인격화된 주거 장소이며, 고품격의 문화를

가진 사회 조직의 한 구성 요소로서 각 도시의 지정된 위치에 있는 <주택>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에게 해> 바닷물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리조트resort의 방

 

 


아늑한 공간감이 느껴지는 리조트 내부 ―

 

 


리조트 침실 ―

 

심플하고 우아한 곡선과 <순백미純白美>가 잘 드러난 침실입니다. 군더더기 장식이

없기에 더욱 안정된 공간감을 느낄 수가 있지 않은가요? 이러한 ‘단순함’이 날로

복잡해져가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주거공간이 될 것입니다.

디테일한 장식은 과감하게 생략해서, 곡선을 강하고 굵게 나타내 어머니의 태중胎中

같은 아늑하고 평안한 공간감을 드러내고 있지요.

색채도 최소화했지만 이 흰색이 단색이 아니라 명암의 차이에 따라 공간 속의 벽과

천장 등 사물에 다양한 색채효과 즉 <그라데이션gradation>을 연출합니다.

마치 동양화의 먹색깔이 ‘검정색’ 이 아니고 모든 색이 총합되어 유현幽玄한 색채를

은은하게 피워내고 있듯이 말예요.

 

<미니멀리즘minimalism>은 ‘최소한’의 재료로 가장 풍요한 공간을 표현하고자 하는

미술양식이지만 절제의 가치가 대두되는, 물질적 풍요와 ‘과잉’에 묻혀가는 현대인

들에게 가장 좋은 해법으로 선택되어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침대 머리맡 벽면에 안개가 서린 듯 <스푸마토> 기법이 연상되는 침실 ―

 

스푸마토sfumato 기법: 공간감을 표현하는 화법으로 ‘안개와 같이’ 색을 미묘하게 변화

시키거나 색깔 사이의 경계선을 뿌옇고 연하게 처리해 신비감을 연출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창안해서 <모나리자>에 처음 등장, <모나리자>의 신비스런 미소는

이 ‘스푸마토’ 기법으로 그려져 있어 가능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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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달동네 ― 산토리니Santorini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7&cn=&num=1529873&page=1&searchType=search&search1=3&keys=%EB%B0%94%EB%9E%8C%EC%B2%98%EB%9F%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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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twotwo
    '14.3.15 12:24 PM

    가슴이 막 뛰어요.
    그정도로 아름다운 곳입니다.
    전에 게시물도 덕분에 자루보고 왔어요.
    좋은 사진 감사 드립니다,
    꿈에서라도 가고 싶습니다~~

  • 바람처럼
    '14.3.16 1:57 PM

    평범하고 소박한 집들과 자연이 조화하는 아름다움을 82님들에게 소개해
    드리고 싶어서 올해 처음으로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저도 이렇게 좋은 사진들을 카메라 담았던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싶어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여행할 수 있는 곳이니 혹시 ‘유럽 여행’ 계획이
    있으시다면 산토리니를 함께 포함시켜도 되겠습니다. ^^

  • 2. 미모로 애국
    '14.3.15 10:17 PM

    정말 흰색의 스펙트럼이 넓네요. 그저 아름답다는 말뿐입니다.

  • 바람처럼
    '14.3.16 2:22 PM

    순백純白의 공간을 보고 ‘텅 빈 충만’이란 말이 떠올랐는데 군더더기를
    비워낼수록 ‘본질’은 더 크게 확장되는 것 같지요?
    몸에서 군살을 빼내야 ‘아름다움’이 간결한 선으로 드러나는 것처럼 말
    입니다. 불필요한 살림살이를 덜어낼수록 자유의 영역이 넓어지고,
    공간은 숨(바람)이 돌겠지요.^^

  • 3. 내린천의봄
    '14.3.17 6:17 PM

    지형을 잘 살리고 흰색의 건축물들이 멋스럽네요.
    멋진사진 잘 봤습니다.

  • 바람처럼
    '14.3.19 10:28 PM

    그렇지요, 서양의 자연이 동양의 그것보다 더 아름답지는 않을 것인데
    서양은 자연과 건물이 잘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움’에 성공하고 있죠.

    그런데 우리는 아름다운 자연에 반미학적인 건물들이 무질서하게 들어
    서기에, 미美가 상실된 척박한 ‘부조화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일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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