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밑과 낙엽더미>
길고양이 부부 중 암컷인데요. 흰색 앙고라터키쉬예요.
길 잃은지 얼마 안된 얘라.. 처음엔 깨끗하고 공주같던 얜데
떠돌은지 한달여만에 이렇게 꼬질꼬질하게 변하고,
아무데서나 퍼져서 자더군요.
길 생활한지 얼마 안되어 둘이 사귀기 시작했어요.
노란 얘는 수컷인데, 태생이 길고양이 출신이예요
등치도 작고 연약해서 겁도 참 많아요. 매일 다른 수컷들한테 맞고 다니더니,
그나마 흰고양이(암컷)과 같이 다니면서 맞고 다니진 않더라구요.
그렇지만 2:1로 싸워도 얘네가 밀려요;; 얘네가 2인데도;;;
어쨋든 추워하며 집에 들어가고 싶다고 현관문 앞에서 구슬프게 우는 것이 안쓰러워
이렇게 들이게 되었네요.
거실 피아노의자 밑에 박스와 안쓰는 베개를 넣어놨어요.
이불은 빨려고 내놓은 건데 임시로 밑에 깔아놨구요.
보온을 위해 피아노 의자 위에도 담요를 겹겹이 덮었습니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훈훈하진 않더라구요
요렇게 흰색 고양이 뒤에를 확대해보면 노란고양이가 베개를 베고 편히 누워있어요.
인기척이 들리자 자고 있다가 눈을 번쩍 뜨더라구요
(미안 귀여워서 사진 좀 찍었어 ㅎㅎ)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면 이렇게 쑤욱 노란고양이가 후다닥 나와서 경계합니다.
(그러다 막상 진짜 싸울 일 있으면 도망가면서 쳇..)
얘네가 저희 집에 있을 땐 언제 나갈지 모르니 현관문을 약간 열어놓거든요.
그 틈으로 덩치 큰 다른 길고양이가 들어온 거예요..
(얘네를 노리고 있는 무서운 녀석이예요)
그땐 전 추워서 안방문 꼭꼭 닫고 안에 있었는데
얘네가 갑자기 안방문을 박박 긁으면서 냐옹냐옹 하면서 울더라구요.
조용한 얘들이 왜이러지 하며 문을 열었는데,, 그때까지도 덩치 큰 고양이를 발견 못해서
다시 문을 닫으려니까 안절부절 못하고 냐아아아옹 하면서
저랑 현관문쪽을 번갈아 쳐다 보더군요.
그래서 저도 현관문쪽을 보니 그 덩치 큰 고양이가 정말 노려보면서 들어오다가
저와 눈이 마주치니까 얼음;;;
2:1인데... 너네가 2야....ㅜㅜ
ㅅ
현관문을 열어놨더니 너무 추워서 삶은 계란을 놔줬어요.
따뜻하니까 첨엔 품고 자더라구요.
현관문을 얘네가 나갈 수 있을만큼 빼꼼히 열어놨더니
아무리해도 집안이 춥더라구요
저희 현관문이 2개인데(이중)
문 하나는 신문지로, 또 다른 문은 비닐과 스티로폼을 붙였더니
금세 훈훈해졌네요..
(너무 추워서 이 밤에 급히 만들었네요)
얘네도 비닐과 신문지 사이로 자유롭게 들락날락 거릴 수 있으니 덜 불안해하구요.
(그렇지만 저는 불안합니다 ㅋㅋ어쨋든 현관문은 열려있으니,,
엇 이런거 혹시 쓰면 안되나요 )
집이 추울 땐 식빵모양으로 자더니, 훈훈해지니까 저렇게 퍼져서 자더라구요.
이쁜 녀석들..
빨리 이 겨울이 지나고 좋은 곳에 입양보내야겠어요.
이제 곧 마당에 얘네들 집을 만들건데,,
부디 따뜻한 겨울 보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