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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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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이와 진이...(10) -선생님 놀이-

| 조회수 : 2,955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11-10 17:30:17

오늘은 주이가 동생 진이 가르치는 모습 한번 훔쳐볼까요?    

그럼 타임머신 타세요.    
자아~ 출바알~~    
-------------------------    

1995-05-27    

< 선생님 놀이 >    


퇴근하여 집에 들어서니 이상하게 오늘은 조용하다.    

"얘들아~ 아빠 왔다~"    
"아빠 다녀오셨어요? 지금 진이랑 공부하는 중이예요."    
"압빠~ 저 지금 두루모아 공부하는 중이에여. 그런데 온니가 선생님이에여."    
"강진이 어린이~ 빨리 이거 해 봐요."    
"니에~ 아라쩌요. 선생님~"    

"진이야~ 그래두 아빠랑 뽀뽀 할껀 하자아~ 자아~ 뽀~~"    
"안데여~ 저 지금 공부 해야 한단 마레여."    
"그래도 아빠랑 뽀뽀 하자~ 에잇~ 쪼옥~"    
"아잉~ 선생님~ 이 아저씨가 우리 압빤데여 자꾸만 뽀뽀하자구 기찬게 해여.     
 우리 압빠좀 땟찌 해주세여~"    
"강진이 아버지 그러지 마세요."    
"그럼 선생님한테도 뽀뽀 해야겠다, 에잇~ 쪼옥~"    

샤워를 하고 나오니깐 진이는 혼자 학습지를 풀고 있고,     
주이는 점잖게 앉아서 검은 색연필을 손에 쥐고 진이가 방금한 학습지를 채점 하고 있다.    
주이 담임선생님이 그러시는 것처럼 동그라미도 멋지게 큼직하게 하고, 여기저기에 친절하게     
메모도 해 놓는다.    

'삐뚜루 그리지 말고 짝데기 대고 똑바로 그리세요.'    
'연필을 찌나게 쓰세요.'     

그리고 뒷장엔 별표도 5개나 그려 줬다.    

"주이야. 그런데 저렇게 써 놓으면 뭐하니? 진이는 아직 글씨도 못 읽는데."    
"아참!! 그렇지... 헤헤~~"    
"압빠~ 선생님보고 주이야 그러면 어떠케여. 아빠는 차암~"    


저녁상을 치우고 잠자리에 들 시간.    
주이와 진이는 여전히 떠들며 소란스럽다.    

"얘들아 니들 안자고 자꾸 떠들면 엄마한테 혼날 줄 알아."    

그러자 진이가 벌떡 일어서며 말한다.    

"엄마~ 인제부텀 내가 선생님이다아~ 자아~ 엄마 나 따라해바여~    
 하쭝이가 대씨다. (음정 : 미도미도 미도미)"    

아내는 무슨 말인가 못 알아 들은 듯이 가만히 있다.    

"엄마~ 따라 해라니깐여. 하쭝이가 대씨다. (리듬 : 강약강약 강약강)"    
"엄마는 먼말인지 어려워서 못하겠다."    
"그럼 압빠가 해봐여~ 하쭝이가 대씨다."    
"합죽이가 됩시다."    
"깔깔~ 압빤 잘한다~     
 엄마는 못해쓰니깐 엑스포~ 압빠는 잘해쓰니깐 똥그라미포~"    
"그런데 진이야 합죽이가 됐는데 자꾸 떠들면 어떻게하니."    
"아라써여 압빠~ 하쭝이가 대씨다~ 하압~"    

-------------------------  


주이와 진이는 자라면서 서로 싸우거나 다투지 않고 잘 놀았습니다. 
소꿉놀이도 자주 했지만 가장 많이 했던 것이 선생님 놀이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주이의 저런 선생님 놀이가 학습에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기억 및 학습에 있어 반복이 큰 영향을 끼치는데, 그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바로 남에게 설명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주이와 진이는 중 고등학교 때 중간고사나 기말 고사 등을 준비할 때면  
늘 식구들을 붙잡고 공부한 내용을 설명 하곤 했습니다. 
엄마나 아빠가 귀찮다고 해도 억지로 불러 앉히고 공부한 것을 설명 하던가, 
둘이 서로 번갈아 가며 설명하고 그마저도 없으면 벽을 보고도 그렇게 하더군요.  
물론 주로 암기과목이 이런 식이었지요. 


한 가지 실험을 해 보지요. 
잠시 읽기를 멈추시고, 각자 최근에 읽었거나 들었던 유머 중 기억나는 것이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갑자기 이렇게 물어보면 분명 들었거나 본 유머는 많은데 딱히 떠오르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아무리 재미있는 유머도 듣고서 돌아서면 잊어버립니다. 

듣거나 본 유머를 가장 잘 기억하는 방법은, 그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하는 것 입니다. 같은 유머를 각기 다른 세 사람에게 이야기 하면 그 유머는 좀처럼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게 됩니다. 

최근에 읽은 ‘뇌(Brain)' 관련 서적을 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남에게 설명하면 내용을 잘 기억하게 되는 것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본인의 두뇌에서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온전한 본인의 것이 되는 것입니다. 

이해하지 못한 것은 설명하지 못합니다.  
설명을 한다는 것은 그 대상을 이해 한다는 의미이고 기억으로 정리 되는 것입니다. 


만약 아이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이것을 응용하여 엄마와 함께 
선생님 놀이를 하면 어떨까요.  
물론 아이가 선생님이고 엄마는 학생이 되어야겠지요. 

 

 

강두선 (hellods7)

82cook에 거의 접속하지 않습니다. 혹, 연락은 이메일로...... hellods7@naver.com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강두선
    '12.11.10 5:35 PM

    글을 계속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읽는 분들은 별 관심도 없는데 괜히 저 혼자 신나서 올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머쓱해져 있었습니다. ^^;;;;
    마치 벽에다 대고 이야기 하는 느낌도 들고...... ㅜㅜ

  • 종달새
    '12.11.11 8:50 PM

    천만의 말씀! 가장 실감나는 경험을 많은 학부모들에게 전해주고 계십니다.
    실제로 늙은이인 나도 아버님으로부터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답니다.
    계속 연재해 주세요.
    학부모님들이 일일이 답글을 못 달아도 읽으시고 고맙게 여기고 계십니다.
    강두선 님, 홧팅!

  • 2. 이규원
    '12.11.11 1:24 PM

    안녕하세요?? 선배님
    기억하시나요??

    계속 올려주세요.

    요즘 제가 초등학교에서 방과후
    부진아 학생들 기초학습을 가르치고 있는데
    반복학습의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무한 반복학습을 하면 그나마 조금씩 조금씩 저장이 되는 듯 해요.

    회원 중에 아이를 다 키운 회원도 있을 것이고
    지금 한창 아이들과 힘들게 생활하는 회원도 있을 것이고

    선배님이 올려주신 글을 통해
    각자 맞게 좋게 쓰여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변덕스런 가을 날씨에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 강두선
    '12.11.12 9:28 PM

    기억 하다 마다요. ^^
    전에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공부 시작하신다고 하신것 기억나는데 그 결실을 맺으셨나보군요.
    보람되시겠어요. ^^

    그런데 국민학교 1년 먼저 다녔다고 선배님 선배님 그러시니 남들이 보면
    대단한 선배인줄 알겠습니다. ㅋㅋ

  • 3. 종달새
    '12.11.11 8:52 PM

    님의 방식을 따라할 수도 없고, 또 같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 한다해도 학부모님들께 많은 도움을 주고계십니다.
    쉬운 문체와 설득력 모두 압권입니다.

  • 강두선
    '12.11.12 9:29 PM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

  • 4. 태양
    '12.11.12 12:06 AM

    안녕하세요~
    해피 빼빼로데이 보내셨나요^^
    저희 아이들은 내일 학교에 가져간다고 이 늦은 시간까지 쵸코렛을 녹여가며 실패의 실패를 거듭하며 만들고 있어요.

    82쿡을 로그인하자마자, 저는 강두선 선생님의 새글이 올라왔는지 항상 먼저 살핍니다.
    많은 분들이 선생님의 글에 공감하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부디 좋은 글 계속 올려 주세요.

    가까이에 계시면 따뜻한 국밥이라도 한그릇 대접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오늘도 역시나 한가지 배우고 갑니다.
    작은 아이와 함께 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 강두선
    '12.11.12 9:34 PM

    저희집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빼빼로데이엔 그렇게 밤 늦도록 만들곤 했었는데
    이젠 다 컷다고 그런건 안 하네요. ㅎㅎ

    따듯한 국밥...
    말 만 들어도 배 부른듯 합니다. ^^

    참, 작은아이와 선생님 놀이 하시거든 어땠는지 한 번 알려주세요. ^^

  • 5. 최연규
    '12.11.12 12:17 PM

    올려주신글 열심히읽고있어요. 새로운글이 언제올라오나 기다리고있었답니다. 저처럼 댓글달기 쑥스럽고 올리신글 감사히 읽고계신분 많이 계실거예요
    ^^

  • 강두선
    '12.11.12 9:37 PM

    감사합니다~
    근데 언제 올라오나 기다리셨다는 말씀 참말이세요? ^^
    댓글 다는게 쑥스러우시면 기인~ 글을 써 올리는 저는 어떻겠나요. ^^

  • 6. 민지맘
    '12.11.12 5:28 PM

    가끔씩 공감하며 읽고 있어요...

  • 강두선
    '12.11.12 9:38 PM

    감사합니다. ^^
    근데 특히 어느 부분에 특히 공감이 가셨는지요?
    어린시절? 대학입시?

  • 7. 멜로디
    '12.11.15 11:01 AM

    10살 딸아이가 외동인데, 선생님 놀이하자고 하면 귀찮아서 주방으로 도망가버리던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강두선
    '12.11.15 10:44 PM

    그러셨군요.... 이제부터라도 아이와 함께 그리 하면 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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