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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초라하지만 소중한 다리미판

| 조회수 : 8,029 | 추천수 : 2
작성일 : 2012-04-06 16:24:07

신문지를 여러겹 겹쳐서 두툼하게 깔고

광목으로  흔들림 없이 싸서 속옷을 입히고

다시한번 겉옷을 입힌 다리미판입니다.

 

 

재작년에 93세로 돌아가신 시어머니께서

신혼살림을 보러 오셨다가 만들어주신.....

30년 된 다리미판입니다.

 

 

군용담요 같은걸로 대충 척척 접어서 다리미판으로 쓰곤 했던 시절이라

혼수에 다리미판이 없는 걸 보시곤

어머님께서 이쁜 색동을 이불처럼 깔고

광목으로 겉싸개를 해서 만들어 주셨지요.

 

 

시중에 나온 다양한 다리미판도 많지만

저는 이것이 젤루 편하고 사용감도 좋답니다.

 

익숙함이 주는 나만의 편리인지는 모르지만

주변에선 웬만하면 버리고 새롭게 장만하라고 하지만

아직 이것만큼 실용적인 다리미판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커버가 더러워지면 벗겨서 빨기도 쉽고,

삼등분으로 접으면 아무 구석이나 존재감없이

보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중의 하나랍니다.

 

 

세월을 견디지 못한 광목이 삭아서 구멍이 나고,

그 구멍사이로 어쩌다 다리미의 뾰족한 앞부분이 걸려서

아무런 저항도 없이 종이처럼 찢어지던 겉싸개를 벗겨서 버릴땐

괜스리 어머님께 죄송스런 마음까지 들던......다리미판입니다.

 

 

겉싸개는 저가 두번 갈았지만

신혼초에 어머니께서 깔아주신 고운 색동은

삭고 바랬지만 차마 찢어 버릴 수가 없어서 다리미판의 뒷쪽에 커버된 상태로

존재(?)하고 있답니다.

 

 

소박하다못해 초라한 다리미판이지만

제겐 참으로 소중한......살림살이랍니다.

집에서도 쉽게 만들수 있는 다리미판을 소개하려다가

어쩐지 묵념분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ㅎㅎ...

짧은 댓글일수록 예의를 갖춰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들렌
    '12.4.6 6:15 PM

    어릴때 저희 집에 저런 다리미판이 있었어요,,검정색천으로 커버를 해서 때는 안타고 먼지는 타는,,,
    딱 삼등분해서 접어져요,,그런데 다리있는 오징어모양 다리미판으로 어느 날 바꾸셨드라구요^^
    그 시절 알뜰살뜰 생활정보에 들어있을만한 이야기 같아요^^
    더불어 어머니 생각하시는 원글님맘에 뭉클해졌어요

  • 얌얌이
    '12.4.7 1:13 AM

    마들렌? 사랑하는 내친구랑 똑같은 이름이라 순간 덥썩 안을뻔 했습니다. ㅎㅎ...
    어머니 살아계실땐 잘하지도 못했는데 지나고 보니 후회뿐이랍니다.

  • 2. 강동희
    '12.4.6 6:25 PM

    단순한 다리미판이 아니라 추억이 있는 판이네요 그동안 곱게 쓰신 님도 대단하신듯 .. 글에서 그리움이 느껴지네요

  • 얌얌이
    '12.4.7 1:14 AM

    잘 쓰다가 딸냄한테 물려주려구요~~
    아무래도 며늘님은 안좋아 하실것 같지요? ㅋㅋ

  • 3. 솜사탕226
    '12.4.6 7:23 PM

    어머 우리시댁에 가면 그런 다리미판 있어요 옛날 어른들은 그렇게 만들어서 썼었나 보네요

  • 얌얌이
    '12.4.7 1:18 AM

    맞아요~ 옛날 어른들은 저처럼 만들어 쓰셨어요.
    다리달린 멋진 다리미판은 아니더라도 생활의 지혜가 엿보이는 살림도구인것 같아요.

  • 4. 내이름은룰라
    '12.4.6 10:25 PM

    어쩐지 묵념분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ㅎㅎ...


    ㅎㅎ

    살짝 비치는 색동이 옛날생각나요

  • 얌얌이
    '12.4.7 1:20 AM

    첨에는 색동이 참 곱고 이뻤답니다.
    젊었을때는 색동이 좀 촌스럽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나이가 드니 알록달록한 빛깔들이 너무 좋아지네요~~

  • 5. 홍시각시
    '12.4.9 9:26 AM

    색동의 우아하고도 화려한 빛과 색의 조화...
    눈에 선하게 그려지는 듯 합니다.

    저도 ..어릴때 색동저고리 입었던 생각이 늘 떠오르곤 해요
    아직은 그 어떤 것에서도 색동같은 신비로운 느낌은 느껴보질 못했어요.
    어릴적의 기억 때문이겠지요.

    얌얌이님..넘 따뜻하고 아름다운 글 잘 읽었습니다 ^^

  • 얌얌이
    '12.4.9 3:31 PM

    색동의 빛깔이 볼수록 아름답고 독특한 색감이지요?
    젊었을때 몰랐는데 나이들수록 그렇게 곱고 어여쁘더라구요.

    홍시각시님, 아름다운 글이라 칭찬해주시니 넘 감사합니다. ^^*
    아뒤가 넘 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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