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국말... (서양명절~에 대한 글을 읽고서...)

작성일 : 2011-09-13 09:45:32

밑에 '의문점'님의 서양명절 글에 대해서요,
제가 생각하고 있던 점에 대해서는 지적하신 분이 안 계신 것 같아서 댓글로 달까 하다가 글로 써봐요.
다른 분들 의견도 듣고 싶고요...

댓글 중에 한국은 인간(가족) 관계가 수평적 관계고, 서양은 수평적 관계인게 문제라고 쓰신 댓글이 몇개 있더라고요.

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는 의견이예요.

제가 서양언어를 몇개 하거든요.
게르만어나 라틴어, 영어를 다 하는데, (슬라빅 쪽 언어는 모르고요... )
한국어랑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어요.

서양언어는 수평한 언어예요.
존대말이라는 게 없잖아요.
그렇다고 서로를 무시하는게 아니거든요.
미성년자도 동등한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게 되는 언어지요.
.
반면 한국말의 경우는, 대화하는 2인칭은 물론 3인칭으로 언급을 할 때에도, 어른에게는 존대말을 써야하잖아요.
존대를 하지 않으면 예의없고, 버릇없는 사람이 되는 거고요.
長幼有序(장유유서)는 사회전반에 뿌리 박혀서 어른과 어린아이 사이에는 사회적인 순서와 질서가 있어야 하지요.

이건 국민정서기 때문에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하는 삼강오륜의 덕목 아닌가요?
거기에, 언어와 더불어서 유교라는 사상이 너무나 뿌리 깊어서 그 사상을 버리고 가기가 거의 불가능해보여요.

그렇기 때문에 서른살 다되서(최소한 스무살 넘어서) 처음 만나게 되는 배우자의 부모에게 "아버님, 어머님(아버지, 어머니)"이라고 부르는 거잖아요.
어머니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꼬박꼬박 존대말을 쓰면서, 그리고 상대방은 어린사람/며느리라고

처음 만나서부터 반말을 쓰는데, 그 관계가 무슨 수로 수직관계가 안 될까요?


서양에서는 in-laws가 될 사람들끼리 서로 처음 만나서는 Mr./Mrs. XXX라고 부르다가 잘 알고 친하게 되면 이름을 부르는게 일반적인 순서지요.

윌리엄왕자와 약혼녀 인터뷰한 거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존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충분히 존경해도 약혼한 사람의 부모에게 mother/father라고 이름을 부르는 경우는 없습니다. 이름으로 부르지요.
그렇지만 한국사회는 이름보다는 호칭으로 부르는 사회니까요.
회사에서도 사장님,부사장님, 전무님, 부장님, 과장님 하다못해 대리님 까지 호칭으로 부르지 이름으로 부르지는 않지요.
서양의 경우는, 회사에서도 상사와 직원 간에 서로 이름(first name)으로 부르지 호칭으로 부르는 경우는 절대 없으니 직장생활에서 확실히 스트레스 받는 경우가 덜한 것 같아요. 물론 그래도 스트레스가 없는 건 아니고요.

서로 이름을 부른다고 가족 간에 유대가 덜하냐 하면 그건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경우, 부모자식 간의 관계는 최소한 한국만큼 끈끈합니다.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이 서양을 잘 모르기 때문에 언론에서 앞서서 서양을 쉽게 매도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영어를 포함한 유럽언어의 경우는 존대말이 없는 수평적인 언어라,

수평적인 관계를 형성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한국말은 언어 자체가 수직관계를 지향하는 언어기 때문에

아무리 관습을 바꾸고 수평적인 관계를 세워나가려고 해도,
말(언어)과 유교가 같이 가는 한은

가족 간에, 그리고 사회 구성원 간에 수직적 관계는 계속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IP : 174.114.xxx.12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렇게 생각하면 어때요?
    '11.9.13 10:09 AM (147.4.xxx.194)

    외국 언어에 존댓말이 없는게 아니라 우리나라에만 반말이 있다고. 반말을 철폐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 2. 동감
    '11.9.13 10:18 AM (116.125.xxx.58)

    제가 요즘 자존감에 관련된 책을 여러권 읽고 있어요.
    그 책중 하나에 언어와 자존감과의 관련성에 대해 설명한 것이 있어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영어를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면서 영어는 네,아니오가 분명한 언어라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는데 적합한 반면 한국어는 네,아니오 라고 딱 잘라 말하지 않는 언어이기 때문에
    자신감 있는 표현을 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거죠.
    상대방을 부를때도 계급으로 부르게 되면 아무래도 수직적인 분위기를 깔고 가다보니 동등한 입장에서
    말하는게 어려울수 밖에 없죠.

  • 3. ...
    '11.9.13 10:20 AM (119.65.xxx.27)

    동감입니다. 저도 원글님같은 생각 많이 했었어요. 언어에서 이미 상하관계로 인간관계가 형성되다보니, 태어나면서부터 명령/복종관계가 기본적으로 따라오고, 인간은 누구나 다 평등하다는 개념을 갖기가 힘들죠. 그러다보니, 서열중심의 군대문화/조폭문화와 철저히 가부장적인 기독교문화가 유독 대한민국에서 힘쓰는게 아닐까 싶은.

  • 4. 언어 때문에
    '11.9.13 10:24 AM (123.212.xxx.232)

    수직관계가 되었다기 보다 수직관계를 지향하는 사회였기 때문에 그런 언어가 발생한 것이죠.
    언어란 사회와 문화를 반영한 것이잖아요.

    즉, 한국 사회는 같은 할아버지라도 아빠 쪽인지 엄마 쪽인지를 분명히 해야한다는 욕구가 강했기
    때문에 "외", "친"이 붙죠.
    한국은 이모, 고모, 큰아버지, 외삼촌, 시누이, 올케, 매제, 처남....
    가족관계가 호칭 하나로 분명히 드러나잖아요. 그런데 영어는 어떻습니까? tante와 uncle 딱 둘이죠.
    물론 정확히 밝혀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아버지쪽"이나 "어머니쪽"이라는 말을 붙이기는 하지만요.
    이런 경우는 가끔이구요.

    직장에서의 호칭도 서구에서는 "교수님", "팀장님", "부장님" 이런 말들이 서로 거북하니 계급으로 서로를
    칭하지 않고 이름을 부르는 것이고, 한국은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직함으로 불리기를
    서로 원하기 때문에 직함으로 부르는 것이죠.
    이런 사고가 출세지향적인 사회를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구요.

    한 나라의 언어를 보면 그 나라의 모든 것이 여실히 드러난답니다.

  • 언어 때문에
    '11.9.13 10:27 AM (123.212.xxx.232)

    제가 독일어가 전공이라 잠시 혼동이 왔어요.
    위에 tante가 아니라 aunt 입니다 ^^

  • 5. 니들
    '11.9.13 10:46 AM (110.12.xxx.69)

    언어와 문화의 관계로써, 언어는 문화의 산물이다--- 여기서 존대말은 유교주의의 산물이다라는 가설이 있을 수 있겠내요.

    저는 힘(권력)의 관계로 봅니다.
    농경과 수렵문화이후 여성에게 불리한 것은 식량을 구하고 적과 싸워야하는 강력한 어께근육입니다. 디른말로, 남자의 상대적으로 강한 어께가 생존(생산)수단이되어 남성우월사회가 되어 왔다는거죠.

    그렇지만, 정보사화된 지금 남자의 어께근육은 생존에 별로 중요치 않게 되었군요.

    그래서 이재부터 여성들은 각성하여 단합하여, 투표행위로 평등을 얻어가면 됩니다

  • 6. ......
    '11.9.13 10:55 AM (14.37.xxx.179)

    언어가 중요하죠.. 왜냐.. 언어가 사람의 사고와 문화를 지배하기 때문이죠.
    동양만 해도 중국어는 존대어가 덜 발달했죠. 아무래도 대륙이고 여러문화가 혼재되다 보니
    그런것 같아요..반면..극동인 한국과 일본은 좀더 문화가 폐쇄적이고.. 존대어가 엄청 엄청 발달했죠.
    그리고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방법도 동양과 서양이 다른것 같아요.
    서양은 일찍부터 자식을 독립시키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즐기면서 사는데...
    한국은 부모가 자식을 독립시킬줄을 몰라요. 독립이라는것 자체를 거부하면서 사는것 같아요.
    그러다보니..부모와 자식이 동일한 인격체로 서로 정신적인 분리가 안되는것 같아요.
    정신적분리뿐 아니라 경제적 분리도 안되는 사람이 얼마나 많나요..
    한국은 결혼하면서 자식 집까지 구해주는 부모가 아직까지는 꽤 되니 말입니다.
    그러니..결혼은 독립이 아닌... 또 다른 구속이 되어버리는거죠.

    호칭이나 직함도..마찬가지.. 직함이 주는 권위의식도 한몫하는것 같아요.
    이름을 부르는것과..직함으로 부르는것과는 느낌이 다르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807 전세 재계약 문의 1 전세 2011/09/21 1,536
14806 울트라인가?(ipl 비슷한 거요) 해 보신 분 계세요? 4 ... 2011/09/21 1,891
14805 겨울채비 들어갑니다~철분제 먹으면 추위타는 게 나아지나요? 궁금이 2011/09/21 1,567
14804 자영업 82님들 신용카드 단말기좀 알려주세요.(도움요청) 2 베이커리 2011/09/21 1,741
14803 8살짜리 아이 오후 6시까지 방과후 학원 벅찬스케쥴일까요? 8 애엄마 2011/09/21 2,445
14802 절 운동 할때...호흡법 잘 되시나요? 9 햇볕쬐자. 2011/09/21 5,741
14801 가슴에멍울이생긴듯한데 1 초등남자아이.. 2011/09/21 2,154
14800 코스트코 키친타올 가격 문의 2 미리 감사^.. 2011/09/21 2,552
14799 속눈썹 붙여보신 님들..? 5 속눈썹 2011/09/21 2,842
14798 멀버리 어느 차림에도 무난한가요? 4 멀버리 2011/09/21 2,379
14797 화*화장품 가발하신분 계신가요? 2 머리뻥 2011/09/21 1,308
14796 학교 행정실 직원도 공무원인가여? 4 빨간앵두 2011/09/21 9,113
14795 뚜레쥬르 자유이용권 20%할인 쿠폰 나왔어요[지x샵] 1 뚜레뚜레 2011/09/21 1,175
14794 발목 삐었을때 정형외과, 한의원 어디 가시나요? 11 어디갈까 2011/09/21 9,151
14793 꿈해몽 3 .. 2011/09/21 1,216
14792 싱가폴 목적지 경유할 만한 곳 3 있을까요? 2011/09/21 1,180
14791 [국정감사] 박근혜, 4대강 우회 비판 7 세우실 2011/09/21 1,197
14790 잇몸치료 많이 아프나요? 3 .... 2011/09/21 3,260
14789 시누이로부터 받은 생일선물 52 선물 2011/09/21 16,365
14788 제 피부가 너무나 고민스러워요 10 좀 알려주세.. 2011/09/21 2,547
14787 어떻게하면 하체에 살이 빠지지 않을까요? 12 ** 2011/09/21 2,347
14786 BBK 간단 정리. 이건 경제 수업의 일종 4 지후아타네오.. 2011/09/21 1,694
14785 벨트추천 00 2011/09/21 929
14784 미국교회는 정치활동하면 면세특권 박탈 6 지나 2011/09/21 1,641
14783 새마을금고도 기사난걸보니 걱정되네요. 4 ... 2011/09/21 3,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