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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개 잡는 집에 갔던 개를 구한 일..

동해바다 조회수 : 3,145
작성일 : 2017-08-05 13:17:13
부모님이 노후에 지방으로 귀촌해서 개를 키우기 시작했는데요
어느 날 잡종 암컷 수컷을 얻어오셨고 그 둘이 새끼들을 나았지요
그래서 어느덧 친정집 개가 8마리로 늘었고 엄마가 힘들어했어요
강아지 데려올 때부터 제가 암컷이 새끼나을텐데 중성화를 계획하고 있어야한다고 몇 번 얘기는 해줬는데,
어찌어찌 그냥지나다가 그렇게 되어버린거에요
저는 개를 그닥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 암컷이 새끼를 낳고 앙상한 모습이 참 안스러웠어요
고기도 몇 번 먹여주었어요

오늘 오전에 집에서 음식을 하고 있는데 엄마에게 전화가 왔어요
개들 수캐 3마리만 남기고 다 개 잡는 집에 갖다줬다
"엄마 그 체리(엄마개)도요?"
"그래 암캐는 새끼를 자꾸 낳아서...아빠가 화 나셨네 자기는 감당도 못하면서 저런다... 사료값도 많이들고 감당이 안돼.."
"데려다 주는데 불안한지 똥을 몇 번이나 싸고 차에서 세 번이나 뛰어내렸어..."
"아이고 개들이 주인을 잘못만났네 어미랑 새끼개까지 그게 뭐야"
하고 끊었습니다

제 집일도 아닌데 전화를 끊고보니
음식하다가 마음이 너무 아픈겁니다 눈물이 나고 감정이 주체가 안되었어요
저는 체리를 그닥 예뻐하지도 않았어요 넘 들이대는 개 좋아하지 않거든요
근데 그래도 우리집안에 왔다가 새끼들과 개죽음이라니
뭔가 너무 미안하고 슬픈겁니다
제가 체리를 구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난 다른 개를 키울자격도 없다는 생각도 들고요

곧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 체리 데려와 중성화 수술해서 우리집에서 키울게"
"안돼 벌써 얘기 되었어 니가 알아서 해 안돼"
"그럼 그 개 잡는 집 전화번호 줘 데리러가게"
"안된다니까 다 끝났어 몰라몰라 네가 알아서 해 됐어~!"
"(고함) 엄마!!!!!진짜 왜 그래?!!!!! 내가 수술시켜서 키운다고! 체리도 못 살리는데 내가 이래서 평생 개를 키울 수나 있겠어?!!"
대충저런 통화를 하고 끊었고
엄마도 제가 간곡하게 쌔게 난리를 치니
데리고 왔어요

다행히 크기가 큰 애들이 아니라 잡아봤자 품이 더 든다며 분양보내려 했다고 하네요
개고기를 이상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저는 안 먹지만 사람들의 기호라고 생각해요 말 소 돼지 차별하진 않고요
그치만 엄마네 가서 몇번 본 것이 다인데
왜이리 울컥했는지 감정이입되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개를 그닥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 세상의 유기견들을 다 거들 수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제 성격과 안 맞았어도 체리의 진심이 너무 불쌍했던 것 같습니다.

생명이란 참 그런건가봐요

체리야 미얀해 내가 미얀해 앞으루 잘해줄게♡♡♡



IP : 125.178.xxx.137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7.8.5 1:29 PM (61.75.xxx.94)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글 읽으면서 눈물이 나네요.
    얼마나 죽어러 가기 싫어 응아를 했을까ㅠㅠ
    말하지 않아도 죽으러 가는거 다 압니다. 발버둥치고 눈물흘리고,
    저도 주체 할 수 없이 눈물이 납니다.고마워요.개는 키우지 않고 냥이 키우고 있고
    길고양이 여러마리 매일 밥주러 다닙니다.오늘은 너무 더워 ,,맘이 편치 않아 나중에 남편 오토바이로
    밥주라 해야겠어요.

  • 2. ..
    '17.8.5 1:32 PM (220.127.xxx.205) - 삭제된댓글

    어머니댁 8마리 개중에 수캐 3마리 빼고 개집에 보낸 개가 5마리잖아요. 그 개들을 다 데리고 오지 않았을거 같고 새끼들은 분양보낸다는 말에 두고 오셨을거 같네요.
    작은 개들은 육수용으로 쓴다는 말 있던데요. ㅠㅠ

  • 3. 잘하셨어요.
    '17.8.5 1:33 PM (42.147.xxx.246)

    뭔가 모를 정이 들었을 겁니다.
    저는 화분에 심은 파도 잘 못먹게던데요.
    뭔가...
    그냥 사다 먹는 게 낫지하면서요.

  • 4. 어쩔 수 없죠
    '17.8.5 1:33 PM (125.178.xxx.137) - 삭제된댓글

    처음 키운개라도 살려내는게 그나마 제 의리네요 ㅜㅜ
    제가 중성화 얘기 일찌감치 일러주었건만
    돈쓰기싫어 방심한 엄마가 쫌 미워요

  • 5. 화분의 파를 못드실 정도라니
    '17.8.5 1:35 PM (125.178.xxx.137)

    마음이 여리시네요
    저는 강골인데 몇 번 본 암캐앞에서 무너지더군요

  • 6. 승아맘
    '17.8.5 1:39 PM (118.37.xxx.134)

    그렇죠...눈마주치고 손 잡고하면 ...절대 그꼴을 못보죠..
    잘하셨어요...체리랑 동해바다님...행복하세요..^^

  • 7. ..
    '17.8.5 1:41 PM (220.127.xxx.205) - 삭제된댓글

    어르신들 시골에서 개키우면서 중성화 수술 시키며 깨마다 병원 다니고 관리하는 거 쉽지 않습니다. 엄마 밉다고 하지만 어쩔수 없다는 댓글 보니 그엄마에 그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날도 더운데 이런 글 괜히 읽었어. ㅠ

  • 8. 부모님이 옛 시골스런 분들이라
    '17.8.5 1:42 PM (125.178.xxx.137)

    개한테 돈 몇십씩쓰며 수술시키는거 이해를 못하세요
    저도 개를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중성화는 필수라고 각인되었어요

  • 9. .....
    '17.8.5 1:55 PM (115.138.xxx.195) - 삭제된댓글

    얼른 중성화수술부터 시켜주세요 좋은 일 하셨어요
    님처럼 책임감 있는 분이 별ㄹ로 없어요...
    얼마나 개농장에서 공포스러웠을까...
    다 님의 복으로 돌아갈 거에요
    저는 늘 오가는 길에 묶여키우던 개가 중복 이후로 안보여서 너무 마음이 안좋아요....
    지금 개들 비용들더라도 꼭 중성화 해주시고 사료도 몇번 사서 날라드리고 하면 그래도 시골에서 대충 키우실 것 같아요.

  • 10.
    '17.8.5 2:05 PM (211.229.xxx.232)

    저는 딱히 애견인도 아니고 지금 반려견을 키우는 상황도 아니지만 개고기는 진짜...취향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한 사람이예요 ㅠㅠ
    그럼 또 어느 분은 소나 돼지나 닭이나 뭐가 다르냐고 하시겠지만...ㅠㅠ 굳이 꼭 개를 식용으로, 사람을 친구로 가족으로 알고 있는 개를 죽여서까지 꼭 먹어야하는건지 되묻고싶어요.
    예전엔 정말 먹을게 귀해서 굶는일이 허다했으니 생존을 위해 먹었다치고요 ㅠㅠ 지금은 그거도 아닌데 왜 그리 개농장이 아직도 버젓이 영업하고 있는지 생각할수록 너무 마음이 안좋아요.
    고양이도 마찬가지구요 ㅠㅠ
    원글님, 생명을 구하는 큰 일 하셨네요~ 감사합니다!

  • 11. 저도 개를 안먹지만
    '17.8.5 2:23 PM (125.178.xxx.137)

    소도 운대요 키우다가 밭도 갈고 교감하던데요

  • 12. 세나개
    '17.8.5 2:36 PM (58.234.xxx.195)

    어머님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가 최근 방영한 식용견 구출 했던 편을 보여드리세요.
    차라리 잡혀가서 바로 도살되면 행운이지요. 그 열악하고 지옥같은 환경에서 죽음을 기다리며 있어야한다는거. 어머님도 그 프로 보시면 앞으로라도 절대 그렇게 못하시고 또 그 동네 다른 분들께도 전하실 수 있을꺼예요.
    사람들 몸보신으로 먹는다지만 그럼 환경에서 스트레스 만땅 받고 병들면 병원에서 고쳐주는게 아니라 주인이 임의로 항생제를 수시로 투여하는 상태라 그런 개고기를 먹는개 오히려 건강엔 해가 되겠더군요. 요듬처럼 먹거리 풍부한 때에 개를 꼭 그리 키워 먹어야하는지.
    물론 못살던 시절 소고기 돼지고기도 한번 구경하기 어렵던 시절이야 이해가 되지만요

  • 13. ..
    '17.8.5 3:59 PM (211.205.xxx.3) - 삭제된댓글

    너무 잘하셨네요 다 복으로 돌아올 거에요

  • 14. 희망
    '17.8.5 4:02 PM (211.205.xxx.3)

    다 복으로 돌아올 거에요
    잘몰랐는데 시골에 사는 개의 현실이 참 암담한 데가 많다고 들었어요
    tv동물농장에서 시골 개와 사람들이 잘지내는걸 그래서 학습효과로 많이 보여주나 생각도 들었네요
    여튼 너무 잘하셨네요

  • 15.
    '17.8.5 5:23 PM (110.8.xxx.9)

    개고기 먹는 사람들 비난하고싶은 마음은 없는데요,
    키우던 개 저렇게 당당하게 보신탕집에 팔아버리는 원글님 엄마같은 사람은 비난하고 싶네요.

  • 16. 잘하셨네요
    '17.8.5 5:29 PM (59.14.xxx.103)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함부러 새끼 낳아서 분양하지 못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마구 버리고,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키우는개가 10%도 안되는데,
    그냥 막 새끼 배게하고 막 나눠주는 사람들 진짜 이해안가요.
    그럼 그 개들 그냥 다 버려지는거죠. 정말 키우고 싶은 사람만 키우게 제도가
    강화되었으면 싶어요

  • 17. 행복하다지금
    '17.8.5 9:04 PM (99.246.xxx.140)

    잘하셨어요.
    제가 다 고맙네요.
    저는 고양이 키우는데 키우던 녀석중 하나 죽고나니 육고기는 더 못먹겠어서 4년째 안먹고 있어요.
    2년반 지나니 먹고싶은 생각도 사라지더라구요.

    생명이란게 참 신기해서 그렇게 인연 닿은 아이 그냥 보내셨다면 평생 후회하고 사셨을거예요.
    작은 일이어도 내 인연안의 생명들 품어주고 소중히 여기고 살면 그만큼 삶이 행복해지더군요.
    님과 체리가 오래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 18. 레몬제이
    '17.8.5 10:55 PM (121.177.xxx.201)

    저 눈물났어요ㅠㅠ 흐어엉~
    님과 어쩌면 전생인연이 있는 개일지됴. 전생에서도 키웠다던지..

  • 19. 밖에서 막 키우던 개라서
    '17.8.6 1:20 AM (125.178.xxx.137)

    집에 데려와서 목욕시키고 몸 살폈더니 진드기들 나오고 ㅠ
    (밖에서 3년)
    개냄새가 ㅋㅋ
    애들은 좋아하는데 남편이 냄새난다고 싫어해욧
    내일 병원가요
    제가 개 목욕을 시키다니요
    순한녀석이라 욕조 뛰쳐나가려고만하지
    으르렁도 못대는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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