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영국 여배우의 편지

.. 조회수 : 2,953
작성일 : 2026-07-09 00:02:39

작년 10월에 96세로 타계하신

Patricia Routledge

사망 전 2024년 2월에 쓴 편지 

 

다음 주 월요일이면 95세가 됩니다.

어렸을 때는 걱정에 자주 시달렸습니다.

제가 충분히 잘하지 못할 거라는 걱정,

다시는 캐스팅되지 않을 거라는 걱정,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거라는 걱정이었죠. 

하지만 요즘은 평화 속에서 시작해서

감사함으로 끝납니다.

 

제 삶은 4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제대로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방 무대, 라디오 드라마, 웨스트엔드 무대 등

꾸준히 활동했지만,

마치 제 안에서 아직 찾지 못한 안식처를 찾고 있는 듯

종종 방황하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50세에 저는 나중에 많은 사람들이 저를 떠올리게 할

TV 배역 을 맡았습니다.

바로 'Keeping Up Appearances'의

'Hyacinth Bucket'이었습니다.

작은 시리즈의 작은 배역일 거라고 생각했죠.

전 세계 사람들의 거실과 가슴 속으로

저를 데려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그 배역은

제 자신의 독특한 개성을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제 안의 무언가를 치유해 주었습니다.

 

예순 살이 되어서야

이탈리아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일 때문이 아니라,

원어로 오페라를 부르기 위해서였습니다.

또한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혼자 살아가는 법도 배웠습니다.

매일 저녁 시를 소리 내어 읽었는데,

발음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 영혼을 달래기 위해서였습니다.

 

일흔 살이 되어,

나는 셰익스피어 무대로 돌아왔습니다.

한때는 나이 들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생각했던 무대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증명해야 할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나는 그 무대 위에 고요히 서 있었고,

관객들은 그것을 느꼈습 니다.

나는 더 이상 연기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존재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80세가 되어 수채화를 시작했습니다.

정원에서 따온 꽃들,

젊은 시절의 낡은 모자,

런던 지하철에서 본 기억 속 얼굴들을 그렸습니다.

그림 하나하나가 고요한 기억을

가시화한 것이었습 니다.

 

이제 95세가 된 저는 손으로 편지를 씁니다.

호밀빵 굽는 법을 배우고 있고,

매일 아침 여전히 심호흡을 합니다. 

여전히 웃음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더 이상 누군가를 웃게 하려고

애쓰지는 않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고요함을 사랑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여러분께 간단한 사실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나이 드는 것은 인생의 마지막이 아닙니다.

다시 한번 꽃피울 수 있다면,

가장 아름다운 한 장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세월이

여러분의 보물의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유명할 필요도 없고, 완벽할 필요도 없어요.

당신은 여전히

당신의 삶에 온전히 나타나기만 하면 됩니다.

 

 

사랑과 온유함으로,

 

패트리샤 루트리지

IP : 93.225.xxx.114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데자뷰?
    '26.7.9 12:07 AM (211.235.xxx.37) - 삭제된댓글

    아까 분명 이 글을 보고 참 좋다 라고 했는데..
    ?????

  • 2. 윗님
    '26.7.9 12:14 AM (93.225.xxx.114)

    죄송해요. 실수로 지워졌어요.
    그래서 재업 ㅠ

  • 3. ㅇㅇ
    '26.7.9 1:09 AM (175.118.xxx.247)

    텅 빈 것 같은 마음이 올려 주신 글로 인해 따뜻한 용기로 채워집니다.감사합니다 원글님

  • 4. 정말
    '26.7.9 1:36 AM (61.83.xxx.51)

    멋진 글이예요. 감사합니다

  • 5. ㅇㅇ
    '26.7.9 4:26 AM (210.219.xxx.195)

    삶을 바라보는 모습이 아름답네요

  • 6. ㅈㄷ
    '26.7.9 6:56 AM (211.212.xxx.251)

    나이 들며 여기저기 탈이 나서 삶의 의욕도 좀 떨어져 있었는데 마음 고쳐먹게 하는 글이네요

  • 7. 000
    '26.7.9 7:28 AM (49.173.xxx.147)

    다시 읽고싶은 글이네요

    사랑과 온유함으로.
    패트리샤 루트리지

  • 8. wood
    '26.7.9 8:00 AM (220.65.xxx.17)

    저를 되돌아 보게 하는 글 입니다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 9. ㅜㅜ
    '26.7.9 9:05 AM (211.234.xxx.35)

    저를 되돌아 보게 하는 글 입니다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2222222

  • 10. sunny
    '26.7.9 9:17 AM (58.78.xxx.180)

    영국 여배우의 편지

    참고합니다

  • 11. 잘봤습니다
    '26.7.9 9:27 AM (183.97.xxx.120)

    스님들의 선시 같아요
    어제 열여섯 밤의 주방이라는 책을 다 읽었어요

  • 12. 탱고레슨
    '26.7.9 9:38 AM (221.142.xxx.28)

    감사합니다 멋진 글 올려주심에...... .

  • 13. 감사해요
    '26.7.9 9:45 AM (112.152.xxx.129)

    여배우의 편지-사랑과 온유함으로.
    패트리샤 루트리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24176 낼 상장 국장에 어떤영향을 줄까요? ㅇㅇ 10:32:54 37
1824175 몇십억이 애이름같지만 평생을 바쳐도 못벌돈 3 귀여워 10:30:21 212
1824174 50대 블랙 긴생머리 7 79 10:25:40 334
1824173 쉬지못하고 서서일하는 알바..? 2 서서일하는 10:25:23 200
1824172 요즘 매일 팥빙수 먹어요. 2 ㅇㅇ 10:22:38 238
1824171 미술작품 그림 1 고르는법 10:19:02 130
1824170 경찰에게 권한많이 주는게 아니라 검찰기소 독재를 막자는 겁니다... 7 호도 10:18:53 184
1824169 잘못 인정안하고 사과 흉내내는 것들 열받네요 6 ㅁㅁㅁ 10:10:43 452
1824168 119신고 괜히 했을까요 13 --- 10:09:31 1,095
1824167 하이닉스 레버리지 게시판보니 온갖 꾼들 다모였네요 9 ㅇㅇ 10:08:40 728
1824166 외인들 매수 반도체 11 .. 10:07:25 1,016
1824165 수학못하면 공대가서 힘들겠죠 14 땅지 10:05:49 593
1824164 이케아 서랍장 조립 얼마나 걸리시나요? 4 어렵다 10:02:42 203
1824163 아깽이 합사시 사료 1 ... 10:02:23 76
1824162 장윤기 경찰 애비와 담당형사의 통화내용 10 진망 10:02:12 825
1824161 오늘도 물건버리기 완료 6 .. 10:00:50 699
1824160 딸 키우는 집이라면 9 ..... 09:59:27 830
1824159 바세린 립밤스틱 4개 7천원대예요 3 ㅇㅇ 09:56:29 526
1824158 브러쉬 고데기 추천 부탁 드려요 뷰티 09:51:11 104
1824157 어중간~하게 생긴 사람의 스트레스 5 음.. 09:51:07 663
1824156 반전카페)영어 쉐도잉팀 모집. 까이유 & 인턴 쉐도잉 09:49:42 225
1824155 어제 모임 했던 식당.. 16 모임 09:47:38 1,421
1824154 중국 전기 버스 비가 새네요 7 레몬티 09:43:04 1,036
1824153 아들여자친구 6 09:41:17 1,094
1824152 결혼생활중 상처받아 부부관계ㅠ 3 혹시 09:36:43 1,7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