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및 십만리에
숨겨놓은 따듯한 그이의 미소
아프고 아름답지만
오월의 아침은, 오십 중년 에게도
여전히 서글픈데
바람이 이렇게
싱그럽고 달콤해도 되는건지....
오월의 공기와 이팝나무 하얀 빛깔은
비현실적인 만큼 예쁜 풍경입니다
잿빛 아스팔트 위로
이팝나무 꽃잎이 눈송이처럼 내려앉을 때
문명이 세워둔 규범의 벽 사이로
수백만 년 전부터 이어져 온
본능이 흔들린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겠지요..
포도 위 이팝나무의 다정한 속삭임처럼, 이 짧은 연정과 설레임은 실체 없는 하얀 꿈으로 흩어지고
손 한 번 잡지 않았기에 오히려 순결하게 남은 이 '은빛 소나기'를 뒤로하고, 나는 다시 묵묵히 나의 일상으로 발을 내딛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