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해도 세상 안무너져요.
자식들도 알아서 살아요.
돈도 없이 나왔지만 그리고 열심히 살 거고 노력중이지만 만약에 잘 되지 않으면
그냥 그때까지만 살면 된다고 생각해요.
가진 돈 얼마 없는데 어쨌든 이 돈 다 쓸 때까지만 살고 그다음엔 죽자 이러기도 해요.
제가 약간 지금 우울 상태인 걸 알긴 아는데요. 그래도 저 매일 운동하고 있어요. 책도 자주 읽고 밥도 잘 먹고요.
나를 너무너무 고생시킨 그 남자를 떼어내고 나니 살고 죽는 것도 아무것도 아니다 싶어요.
아무것도 아닌데 이렇게 사는데 집착할 필요도 없고
먹고 살 만큼만 돈 벌고 그 돈마저 끊기면 저 세상 가도 되죠.
사는 동안 남 속이지 않았고 남의 돈 쉽게 갖다 쓰지 않았고
열심히 맞벌이하며 자식들 성인까지 키워놓았고.
제가 죽으면 자식들이 원망을 하겠죠. 근데 아마 자식들은 제가 먼저 죽은 것보다 그 이전에 이혼한 걸 원망하겠죠.
일찍 죽은 것보다 돈 못남기고 죽은 걸 더 원망하겠죠.
그리고 이혼한 부모보다 돈 없이 가난한 부모를 더 원망할 거예요.
그래서요. 자식도 아무것도 아니에요.
내 행복 따위 자식들은 안중에 없어요.
걔네들이 50대에 돈 1억도 없이 이혼한 엄마를 이해하려면은요.
육십칠십은 넘어야 돼요.
그러니까 자식 때문에 참고 사는 거 그렇게 좋은 거 아니더라고요. 그렇게 살다 힘들어. 죽을 수도 있죠.
전 남편과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는데
이혼한 후로는 오히려 덜해요. 그래요. 문제가 나아지고 있는 걸 느껴요. 더 일찍 했었으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한 게 다행인 것 같아요.
아이들이 성인이니까요. 아이들한테도 남편한테만큼 아니더라도 서운한 게 많아요.
남편하고는 회복을 포기했고, 아이들하고는 오랜 기간 동안 걸쳐서 노력을 해야겠죠. 그러다 보면 살아갈 의욕이 더 생길 수도 있겠죠. 어쨌든 그렇다고요. 이혼해도 세상 무너지지 않는다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