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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별일이 없어도 같이 사는게 고달픔

조회수 : 2,498
작성일 : 2025-11-30 10:29:22

일요일 아침 10시가 넘었죠. 

아침 먹으라고 차려놓고 9시쯤 깨워요. 

다른 식구들은 다 먹었어요. 

눈떠서 핸드폰을 손에 들고 식탁 앞에 앉아요. 

밥을 먹기 시작해요. 다 먹을 때까지, 

그러니까 일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마디도 안해요. 

이따금 헛기침과 한숨. 

무슨 일 있냐구요? 전 몰라요. 말을 안하니까요. 

 

이건 마치 잦은 발작처럼, 주기적이지도 않고, 예측도 불가능하게 아주 자주 찾아와요. 지 기분 좋으면 굿모닝~ 하고 일어나서 별 주접도 다 떨고 애 둘한테 이애 저애 간지럽히고 스킨쉽하고 자기 우리 오늘 어디 가까? 자기가 보는 핸드폰 영상 모든 내용 중계하고 자기 이렇대 저렇대 이러다가, 뭐때문인지 뭐가 수가 틀렸는지 어쨌는지 한달에도 여러번씩 입 딱 다물고 집안 분위기를 저렇게 살벌하게 만들어요. 

옛날에는 싸우기도 많이 싸웠어요. 갑자기 왜 그러냐? 뭐 안좋은 일 있냐? 내가 뭘 잘못했냐? 에서 시작해서 그딴식으로 기분내키는대로 하고 살거면 그냥 혼자 살지 그랬냐, 같은 집에서 먹고사는 사람들끼리의 예의 존중 같은게 없는거다, 별 얘기를 다 해봐도 납득되는 반응이나 하다못해 변명도 없어서 포기했어요. 

그러니까 저는 일요일 아침이면 평범하고 평화롭게 잘 잤어? 하고 인사주고받는게 당연한 일이 아니에요. 언제든지 입 딱 다물고 화난 사람처럼 몇시간이고 말 한마디

안하고 밥 먹으라면 밥 먹고 반나절이 지나도록 말 한 마디 안하고 핸드폰 보면서 잠이나 쳐자는 날일수도 있겠지 하는 마음을 한 켠에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거에요. 신경끄자고 생각하고 산지 10년 넘었는데 아직도 자주 빡쳐요. 

어제는 새벽부터 혼자 김장을 하는데 또 그 날이 찾아온 거에요. 부엌에 그렇게 큰 판을 벌려놓고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한 10시쯤 일어나서 한 번 쳐다도 안보고 화장실에 30분 앉아있다가 나 오늘 모입지? 한 마디 하고 나가서 자기 볼 일 보고 오후에 들어왔어요. 

오늘은 아프신 친정부모님 뵈러 가는 날인데 아침부터 저러니 진짜 애고 뭐고 다 뒤집고 때려치고 싶어요. 그런데 제가 이걸 못참고 들고 일어나잖아요? 그럼 저만 이상한 사람 되는 거에요. 자기가 뭘 잘못했냐는 거죠. 저만 이 어색한 침묵이나 불친절함, 불편함을 참고 있으면 자기는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짜장면이나 먹으까? 하면서 돌아올테니까요. 이건 정말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IP : 211.234.xxx.116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ㅁㅁ
    '25.11.30 10:40 AM (112.187.xxx.63) - 삭제된댓글

    글만으로도 끔찍인데요?
    혼자김장 담그는데 쳐다도 안본다라니요

  • 2. 알아요
    '25.11.30 10:50 AM (58.29.xxx.96)

    나화났어
    그니까 풀어줭
    진짜 확 마

  • 3. 엄마는말하나요?
    '25.11.30 11:08 AM (112.133.xxx.135) - 삭제된댓글

    옛날 친정집 분위기같아요.
    엄마가 새벽부터 김장한다고 난리부르스치고 있다.
    엄마가 도와달라 뭐뭐 좀 해달라 말을 안해요.
    혼자 난리치고 있지.
    너 시간있으면 이것 조금 도와줄래? 한마디하면 도울수도 있는데(아님 약속있어서 안된다든지) 엄마는 뻔히 안보이냐? 네가 스스로 와서 도와야지 이런 스타일인지 입꾹하고 혼자 난리에요.
    애초에 그런 큰 일을 벌일거면 미리 이번주말에 김장할거니까 시간 비워놓을수 있니 언질이라도 줬으면 나도 약속이나 계획 안 잡았을텐데 말도 없이 혼자 난리치는거 정말 싫었어요.
    지금 생각하보면 엄마도 나름 넌 쉬어라 배려한거 같기도 하지만 난리치면서 기분좋아보였던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원글님은 미리 중요한 일정등을 공유하고 있는지요?
    서로 다 알고 있는데 저런 꼬라지면 자식이 인성이 나쁜거지요.
    그런애들은 배려해줄 필요없이 그대로 당해야 알아요.
    그리고 기분이 좀 오르락내리락하는건 그냥 어쩔수없다 생각해야돼요.
    너는 그러거나말거나 나는 내 인생산다고 생각하고 얼른 독립시킬 방안이나 연구하시는게 나아요.

  • 4. ㅁㅁ
    '25.11.30 11:11 AM (112.187.xxx.63) - 삭제된댓글

    위 엄마는님
    글을 읽긴 하신건가요
    원글님글 주인공은 아이가 아닌 남편입니다

  • 5. 그야말로
    '25.11.30 11:39 AM (175.113.xxx.65)

    기분이 태도가 되는 사람 이네요. 가족한테 제일 잘해야 하는데 만만한게 가족이라 그럴까요 어른답지 못하네요. 그런데 타인을 변화시킬수는 없다고 하니까요 원글님이 내려놓고 그러려니 유연한 태도로 지내세요. 김장 한다고 번잡한데 남자가 큰 도움도 안 되면서 말만 많고 설치면 그것도 정신없겠죠. 그냥 좋게좋게 너는 그렇구나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내 할일 한다 이런 마인드 요. 남편이 입꾹닫 이라고 집안 분위기 살벌하다 이런 생각도 버리시고요. 그리고 이건 하기 싫을수 있지만 남편한테 먼저 일상대화로 말을 걸어보는 것도 어떨까 싶은데 이미 원글님 기분도 별루여서 이건 싫을것 같으니 패쓰 하고요.

  • 6. ..
    '25.11.30 11:40 AM (211.202.xxx.125)

    ㅋㅋㅋ..남편이 애만도 못한

  • 7. 어휴
    '25.11.30 11:41 AM (115.86.xxx.7)

    자기 기분이 태도가 되는 사람이랑은 상종을 하지 말러던데 매일 같이 살아야 된다니… ㅜㅜ
    상담 같은거 받아 보시면 어때요?
    남편분 한대 패고 싶네요.

  • 8.
    '25.11.30 12:11 PM (222.236.xxx.112)

    우리 제부가 저랬거든요.
    우리가 내린 결론은
    바람피우고 싶어서 미치겠는데 그러진 못하고,
    욕구불만 터지면 지 기분대로 행동..
    그러다 좀 기분좋아지면 언제 그랬나는듯.
    나중에 보니 뭐 꼭 여자랑 사귄다 보다는
    그냥 썸타는 그런 경우 몇번 들키고 그랬어요.

  • 9. 김장
    '25.11.30 12:17 PM (118.235.xxx.185) - 삭제된댓글

    저도 혼자했어요.
    친정도 혼자
    그렇게 살았어요.
    바뀌지 않는걸
    이혼 이외엔 방법없으니
    그냥 살고
    늙어 아프니
    힘들게 하네요.

  • 10. 원글
    '25.11.30 12:41 PM (211.234.xxx.54)

    지금도 친정 와서 오자마자 안녕하세요 한 마디 한 다음 티비 틀고 소파 한 자리 차지하고 퍼져 앉아서 티비 5분 보다 코골고 자네요. 친정엄마는 자리 피해 식탁에 앉으시구요. 여기서 뭐라고 하면 피곤한데 어쩌라고? 라고 말할게 뻔한데 진짜 미치겠네요.

  • 11. 인쓰네요
    '25.11.30 1:17 PM (112.133.xxx.132) - 삭제된댓글

    힘드시겠어요

  • 12. ㅠㅠ
    '25.11.30 4:47 PM (223.38.xxx.27)

    자기가 하고픈 말을 교묘하게 상대방에게 전가하는거죠 솔직시 인간이 쓰레기라 그래요 제 집애도 있어요 수틀리면 아예 방에서 안나와요 이제 뷰글부글
    시절 지나 20년차인데 오히려 좋아 모드 ㅎㅎ 안바뀌니 왜 저럴까 고민말고 패싱하세요 님 잘못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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