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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생각나는 밤.. 마음에 와닿는 이 글..

생각나는밤 조회수 : 4,077
작성일 : 2023-01-08 22:21:43

흰 쌀밥에 가재미얹어 한술뜨고 보니 낮부터 잠이 온다.
이 잠을 몇번 더 자야지만 나는 노인이 되는걸까.

나는 잠이들며 생각한다.
다시 눈을뜨면 다 키워논 새끼들이랑 손주들도 있었으면 좋겠다.
수고스러운 젊음일랑 끝이나고 정갈하게 늙는일만 남았으면 좋겠다.

그날의 계절은 겨울이였으면 좋겠다.
하얀눈이 펑펑 내려 온통을 가리우면 나는 그리움도 없는 노인의 걸음으로 새벽 미사에 갈 것이다.

젊은날 뛰어다니던 그 성당 문턱을 지나 여느날과 같은 용서를 빌고
늙은 아침을 향해 걸어 나올 때 그날의 계절은 마침 여름이였으면 좋겠다.
청명한 푸르름에 서러운 세월을 숨기우고 나는 그리움도 없는 노인의 걸음으로 바삭한 발걸음을 뗄 것이다.

————-—
아주 오래전 홍진경이 싸이월드에 쓴 글이었지요
그때는 참 글을 잘쓰네 , 하고 무심코 넘어갔는데
얼마전 허망하게 아빠를 보내고 난후 다시 읽은 이 글이 저는 참 많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만날수 있을지 없을지 알수없는채로
아빠 없이 보내야할 수십년의 세월이 참으로 무겁게 다가오는 밤이네요..
눈을 뜨고 일어나면 그냥 그리움도 옅어져있는… 그런 노인이 되어있음
좋겠다… 생각합니다. ….
IP : 118.235.xxx.116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쓸개코
    '23.1.8 10:24 PM (211.184.xxx.199)

    아.. 정말 좋네요. 원글님 덕에 진경씨 글솜씨 감상합니다.

  • 2. 골드
    '23.1.8 10:25 PM (119.71.xxx.186) - 삭제된댓글

    홍진경씨
    진짜 다시보이네요
    뭐 이런 재주가 있나요
    너무 잘쓴네요

  • 3. 어머
    '23.1.8 10:25 PM (1.224.xxx.57)

    홍진경이 쓴 글인가요? 와...

  • 4. ...
    '23.1.8 10:26 PM (118.37.xxx.38)

    가슴이 저릿해오네요.

  • 5. ..
    '23.1.8 10:31 PM (122.44.xxx.188)

    홍진경이라고요? 시인인데요?

  • 6. ㅇㅇ
    '23.1.8 10:31 PM (218.158.xxx.101)

    이글 최진실씨 죽음 무렵에
    쓴 글이었을거예요.

  • 7. 모모
    '23.1.8 10:32 PM (222.239.xxx.56)

    홍진경씨도 친구를 잃고
    이글을 쓴걸로알아요
    연예인 친구였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 8. ..
    '23.1.8 10:34 PM (175.118.xxx.118)

    https://youtu.be/AgJ-fdcTUOg
    와~ 글 좋네요.
    이 영상 보면 홍진경 가족들이 다 비범해 보이고 유쾌해요.
    엄마가 작가시키고 싶어하셨다고 하더라고요.

  • 9. ....
    '23.1.8 10:43 PM (210.219.xxx.34)

    진경씨 깊고 깊은 감성의 소유자였네요.워낙 예사 인물은 아니였던지라.

  • 10. ......
    '23.1.8 11:31 PM (114.222.xxx.253)

    마음에 와닿는 이글... 제 마음속에 오래도록 머물것 같네요

  • 11. 링크영상
    '23.1.9 12:29 AM (183.97.xxx.120)

    보니 어머니가 자식들을 정말 사랑하셨나봐요
    방송하느라 공부 할 시간이 없는 딸을 위해서
    친구들 시중을 다 들어주셨다니
    맹자 어머니 급이시네요

  • 12. 대박
    '23.1.9 1:54 AM (118.235.xxx.159)

    시를 너무 잘 쓰넹ㆍ

  • 13. ..
    '23.1.9 3:26 AM (123.213.xxx.157)

    홍진경씨 글을 너무 잘 쓰네요

  • 14. ...
    '23.1.9 10:55 AM (14.55.xxx.141)

    정말 잘 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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