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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김어준 총수 모친상 근조화환

| 조회수 : 3,884 | 추천수 : 6
작성일 : 2020-07-11 09:52:37
어제 82 회원 몇 분과 함께 김어준 총수 모친 빈소에 근조화환 보냈습니다.
82cook 회원 명의로 보내는 것이니 예쁘고 좋은 것으로 해야 한다 싶어 
근조화환 치고는 조금 특이하지만 백합화환으로 했는데
빈소에 가 보니 다른 화환들 사이에 파묻히지 않고 눈에 잘 띄는 곳에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82에 보고를 하려면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정청래 의원님 비롯 여러 의원님들이 우리 화환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이야기중이셔서 고민하다가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비켜주셔서 보고용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 왼쪽 하단에 어깨 부분이 조금 나온 남색 양복이 정청래 의원입니다;)


화환으로 가득한 홀을 배경에 넣어 찍고 싶었지만 
식사중인 분들이 계셔서 저희 화환만 찍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빈소에도 보낼까 했는데 조의금과 화환을 사절한다고 되어 있었고
직접 가보니 화환이 넘쳐 리본만 붙여두는 상황이어서 보류했습니다.

장례식장 안내판에 고인의 사진이 뜨는데
(온라인 조문 사이트에도 같은 사진과 안내가 뜹니다 
아래 주소 클릭하시면 사이버 조문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nseifuneral.com/cm/cm_view.asp?F_Customerno=202007059 )
김총수가 어머님을 그대로 닮았더이다
김총수가 몇 년 전 어머니가 쓰러지신 후 쓴 글에
'내가 대학 입시에 실패하고 화장실 문을 잠그고 울며 나오지 않자 
우리 어머니가 화장실 문짝을 통째로 뜯어내고 들어와
"내가 너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다!"며 가슴을 후려쳤다'고 썼었는데
사진으로나마 모습을 뵈니 글을 보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아주 고운 분이셨습니다.

 

엄마

글 : 김어준 ( 인터넷신문 딴지일보 총수 )  

고등학생이 돼서야 알았다 . 다른 집에선 계란 프라이를 그렇게 해서 먹는다는 것을 . 어느 날 친구집에서 저녁을 먹는데 반찬으로 계란 프라이가 나왔다 . 밥상머리에 앉은 사람의 수만큼 계란도 딱 세 개만 프라이되어 나온 것이다 . 순간 ‘ 장난하나 ?’ 생각했다 . 속으로 어이없어 하며 옆 친구에게 한마디 따지려는 순간 , 환하게 웃으며 젓가락을 놀리는 친구의 옆모습을 보고 깨닫고 말았다 . 남들은 그렇게 먹는다는 것을 .  

그때까지도 난 다른 집들도 계란 프라이를 했다 하면 , 4 인 가족 기준으로 한 판씩은 해서 먹는 줄 알았다 . 우리 엄마는 손이 그렇게 컸다 . 과자는 봉지가 아니라 박스 째로 사왔고 , 콜라는 병콜라가 아니라 PET 병 박스였으며 , 삼계탕을 했다 하면 노란 찜통 - 그렇다 , 냄비가 아니라 찜통이다 - 에 한꺼번에 닭을 열댓 마리는 삶아 식구들이 먹고 , 친구들까지 불러 먹이고 , 저녁에 동네 순찰을 도는 방범들까지 불러 먹이곤 했다 .  

엄마는 또 힘이 장사였다 . 하룻밤 자고 나면 온 집안의 가구들이 완전 재배치되어 있는 일이 다반사였다 . 가구 배치가 지겹거나 기분 전환이 필요하면 그 즉시 결정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가구를 옮기기 시작했다 .  

이런 일이 잦으니 작은 책상이나 액자 따위를 살짝 옮겼나보다 생각하면 오산이다 . 이사할 때나 옮기는 장롱이나 침대 같은 가구가 이 방에서 저 방으로 끌려 다녔으니까 . 오줌이 마려워 부스스 일어났다가 , 목에 수건을 두르고 목장갑을 낀 채 땀을 뻘뻘 흘리며 커다란 가구를 혼자 옮기고 있는 ‘ 잠옷바람의 아줌마가 연출하는 어스름한 새벽녘 퍼포먼스 ’ 의 기괴함은 목격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  

새벽 세 시 느닷없이 깨어진 후 팬티만 입은 채 장롱 한 면을 보듬어 안고 한 달 전 떠나왔던 바로 그 자리로 장롱을 네 번째 원상복귀 시킬 때 겪는 반수면 상태에서의 황당함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

재수를 하고도 대학에 떨어진 후 난생 처음 화장실에 앉아 문을 걸어 잠그고 눈물을 훔치고 있을 때 , 화장실 문짝을 아예 뜯어내고 들어온 것도 우리 엄마가 아니었다면 엄두도 못낼 파워풀한 액션이었다 . 대학에 두 번씩이나 낙방하고 인생에 실패한 것처럼 좌절하여 화장실로 도피한 아들 , 그 아들에게 할 말이 있자 엄마는 문짝을 부순 것이다 . 문짝 부수는 아버지는 봤어도 엄마가 그랬다는 말은 그 전에도 그 후에도 듣지 못했다 .  

물리적 힘만이 아니었다 . 한쪽 집안이 기운다며 결혼을 반대하는 친척 어른들을 향해 돈 때문에 사람 가슴에 못을 박으면 천벌을 받는다며 가족회의를 박차며 일어나던 엄마 , 그렇게 언제나 당차고 씩씩하고 강철 같던 엄마가 , 보육원에서 다섯 살짜리 소란이를 데려와 결혼까지 시킬 거라고 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졌다 . 담당 의사는 깨어나도 식물인간이 될 거라 했지만 엄마는 그나마 반신마비에 언어장애자가 됐다 .  

아들은 이제 삼십 중반을 넘어섰고 마주 앉아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할 만큼 철도 들었는데 , 정작 엄마는 말을 못한다 . 단 한 번도 성적표 보자는 말을 하지 않았고 단 한 번도 뭘 하지 말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며 , 화장실 문짝을 뜯고 들어와서는 다음 번에 잘하면 된다는 위로 대신에 , 그깟 대학이 뭔데 여기서 울고 있냐고 , 내가 너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다며 내 가슴을 후려쳤던 엄마 , 사실은 바로 그런 엄마 덕분에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그 어떤 종류의 콤플렉스로부터도 자유롭게 사는 오늘의 내가 있음을 문득 문득 깨닫는 나이가 되었는데 , 이제 엄마는 말을 못한다 .  

우리 가족들 중 아무도 알지 못하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병원으로 찾아와 , 엄마의 휠체어 앞에 엎드려 서럽게 울고 가는 걸 보고 있노라면 , ' 엄마는 도대체 어떻게 사신 거냐 ' 고 물어보고 싶은 게 너무나 많은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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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씩씩하던 김총수가 수척해 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코로나 때문인지 홀의 크기에 비해 조문객 왕래가 많지 않아 보였는데
병원 측에서 코로나 관련 대비를 잘 하고 있는 듯 보였고 
장례식장 내에서 마스크 및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고 있으니
오늘 시간 되시는 분들은 아래 대중교통 이용법 참고하셔서
박시장님 빈소와 함께 들러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다른 분들과 시간이 안 맞아서 저는 어제 혼자 다녀왔는데
혼자 가도 조문만 하고 바로 나오는 분위기라 전혀 어색하지 않으니 
부담없이 가셔도 될 듯합니다.

※세브란스ㅡ서울대병원
2호선 아현역 2번출구 버스 7017, 751번 세브란스 하차
세브란스 장례식장 지하 2층 특1호실 조문 후
세브란스 정류장(하차한 곳 맞은편) 272번 버스
창덕궁/서울대병원 하차
장례식장 3층 1호 조문
조문 후 하차한 정류장과 그 맞은편에서 150, 151번 버스 타시면
지하철 1~4호선, 6, 9호선 연결 가능합니다.

※시청ㅡ세브란스
2호선 시청역ㅡ조문 후
2호선 시청역ㅡ아현역 하차
2번출구 버스 7017, 751번 세브란스 하차
세브란스 장례식장 지하 2층 특1호실 조문
조문 후 하차한 곳 맞은 편에서
272번 타시면 광화문 지나서 안국역 연결됩니다.
470번 광화문, 종로, 논현, 강남, 양재 방면으로 운행합니다.

멀리 계신 분들은 아래 주소에서 온라인 조문하실 수 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온라인 조문(아.. 쓰면서도 실감이 안 나고 가슴이 아프네요..)
https://www.seoul.go.kr/seoul/pakCont/main.do
신촌 세브란스 온라인 조문
https://www.yonseifuneral.com/cm/cm_view.asp?F_Customerno=20200705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벚꽃
    '20.7.11 10:33 AM

    화한이 우아합니다.
    대신 감사 드립니다.

  • 2. lsr60
    '20.7.11 10:38 AM

    귀한 자산 어준 총수 보내주셔서 감사드려요
    이제 아프지 마시고 편히 쉬십시오
    당신 아드님이자 우리의 소중한 자산인 김어준 꼭 지켜주십시오
    부디 영원한 안식 누리시기를 빕니다

  • 3. 띠로리
    '20.7.11 10:48 AM

    고맙습니다

  • 4. 니콜
    '20.7.11 10:50 AM

    감사합니다.

  • 5. 잘배운뇨자
    '20.7.11 10:51 AM

    총수가 어머니를 많이닮았군요. .

  • 6. 한바다
    '20.7.11 11:00 AM

    감사합니다
    수고많으셨어요

  • 7. 오리
    '20.7.11 11:30 AM

    감사드립니다

  • 8. 레몬제이
    '20.7.11 11:41 AM

    어머님 닮으셨네요..

  • 9. Biologist
    '20.7.11 1:29 PM

    저는 내일 시장님 분향소 다녀오려구요

  • 10. 김은희
    '20.7.11 3:56 PM

    감사합니다.

  • 11. 가을구절초
    '20.7.11 6:59 PM

    고맙습니다~

  • 12. wrtour
    '20.7.11 9:56 PM

    ~보고용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조화가 참 단정하네요

  • 13. kazoo
    '20.7.13 8:00 PM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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