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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김신영시인/ 거리에서

| 조회수 : 1,018 | 추천수 : 6
작성일 : 2019-11-14 02:40:02


거리에서  


                                                                           김신영


내 마음 하나 비우지 못해 길을 걸었다 유쾌한 아낙네들 거리에 쏟아져 있고, 남 모르는 햇살을 간직한 채 미쳐 우는 바람은 아직도 내 곁에. 시계는 갔다 그저 제가 가르치고 싶은 지침은 하나도 못 가르치고 내 시계는 갔다 사랑이 찬란한 빛을 잃었듯이 마음은 흘러가고 있었다 누구든 머무는 바람을 안다면 내게도 좀 가르쳐다오 나아 그를 만나 떠다니지도 않을 곳에서 내 마음의 꽃들을 걷어내고 싶어 파리의 보헤미안처럼 파가니니의 협주곡 하나쯤,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같은 저음의 고요를 하나쯤 간직하고 아무도 없는 섬에서 조금만이라도 살 수 있다면 내 그리움 사무치는 파도에 휩싸이는 여름을 보내고 나면 비바람이 그칠는지 골목길에 떠드는 아이들의 웃음으로 내 그리움 훌훌 털어낼 수 있다면 더 슬픈 노래를 부르지 않아도 된다면 끝없이 나를 따라다니는 그림자 없어도 된다면 나아 그 길에 있고 싶어 그 길에 내 노래 하나 무덤을 만들어놓고 무심하게 앉아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김신영, '화려한 망사버섯의 정원', 문학과 지성사






길을 걸으면

그러다 석양이라도 만나면


얼른 갚아야 할 빚을 기억 해 낸다

갚고 나서 모을 돈도 생각 해 낸다


숫자를 복리로 셈하고

햇수를 물쓰듯 흘리고

종국에 훌훌 늙어 버릴 나를 떠올리면


일몰이 던지고 간 그림자도

자꾸 뺨을 만지던 익숙한 바람도


그립지 않아

그립지 않다고

나는 해 냈다고




* 사진 위는 시인의 시

* 사진은 쑥언늬 일상컷

* 사진 밑은 쑥언늬 생활의 지혜를 담은 사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테디베어
    '19.11.17 4:42 PM

    저두요~저두요~
    파가니니 바이올린협주곡을 들으며 일요일 화장실에앉아 아~ 현관문만 우리꺼고 나머진 은행집이구나~ ㅠㅠ 하고 있습니다.
    노란 은행잎은 예쁘기만 하지만 ㅎㅎ
    시 잘 감상했습니다.
    쑥언니 감솨~~^^

  • 쑥과마눌
    '19.11.19 2:22 AM

    그런 의미로 저는 늘 생각합니다.
    빚이 없으면 어쩔 뻔 했으~ㅋ

  • 2. 솔이엄마
    '19.11.18 1:04 AM

    쑥과마눌님 덕분에 오늘도 좋은 시 한편 감상하네요.
    그리고 길을 걷고 싶네요... ^^

  • 쑥과마눌
    '19.11.19 2:23 AM

    감사합니다.

    저도 솔이엄마와 어떤 길이든 한번 같이 걷고 싶네요

  • 3. 고고
    '19.11.18 8:01 PM

    김광석 '거리에서'
    청승이 졸졸하게 부르는
    그 노래가 생각나오

  • 쑥과마눌
    '19.11.19 2:26 AM

    김광석의 청승은...
    제가 어렸을 때 무척 싫어라 했어요. 슬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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