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대에 이어서 상명대학교 대자보입니다.

참여 조회수 : 2,682
작성일 : 2013-12-13 16:07:58
고대에 이어서 상명대학교 대자보입니다.

**상명대(천안) 자보 내용**

<저는 안녕합니다.>

고려대 학우분들이 올려주신 많은 대자보들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안녕들 하십니까?” 저는 안녕합니다.

용산에서 철거민들이 불에 타오를 때, 입시전쟁 속에서 수능을 위한 공부를 하며 저는 안녕하였습니다.

제가 사는 평택역 앞에서 몇 년이 지난 쌍용자동차 시위를 할 때,

4860원의 시급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러가며 저는 안녕하였습니다.

국정원 선거개입으로 청계천 앞에서 시위를 할 때, 그 사실들을 방송해주지 않는 미디어를 보며 저는 안녕하였습니다.

코레일 철도파업으로 인해 7843명이 직위해제 되는 지금, 학점과 자격증을 위한 시험공부로 저는 안녕합니다.

각종 SNS에 올라오는 대자보들은 저에게 묻습니다. 진정으로 안녕하십니까?

이 글을 보면서도 눈으로만 공감하며 지나가는 대학생 여러분들, 진정 안녕하십니까?

고대 09 강훈구 학생이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진보적 시사 주간지를 구독하고, 선거에서 야당을 찍고, 친구들과 낄낄대며 대통령이 멍청하다고 욕하면서,

나는 그래도 ‘개념 대학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말로는 깨어있는 척, 개념 있는 척에 최선을 다하는 대학생이었지만 그것은 오로지 말뿐이었습니다.

제 앞길이 급급하여 현실을 외면하였지만 잘못된 일 앞에서 저의 양심을 달래주기 위한 말뿐이었습니다.

저뿐만이 아닌 모든 대학생들이 그럴 것이라고 자위하며 저는 안녕했습니다.

중학생 때 저는 광화문에서 촛불을 든 ‘안녕하지’ 못한 사람이었습니다.

16살의 나는 안녕하지 못했는데 21살이 된 저는 너무나도 안녕합니다. 더 이상 안녕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니, 대한민국, 이 안녕하지 못한 나라를 외면해가면서까지 혼자 안녕할 수 없습니다.

저는 다시 16살 촛불을 들었던 안녕하지 못한 사람으로 되돌아가려고 합니다.

안녕하지 못한 그 길은 험난하겠지만 그 길의 끝에는 영원한 ‘안녕’이 존재하기에 저는 이제부터 안녕하지 않으렵니다.

2013. 12. 13

상명대학교 12




IP : 103.16.xxx.16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처음처럼
    '13.12.13 4:09 PM (115.136.xxx.64)

    아..눈물나요...

  • 2. ......
    '13.12.13 4:14 PM (1.251.xxx.107)

    진짜 속상하네요..ㅠㅠ
    세상이 어찌 이렇게 됐는지..

  • 3. 에드
    '13.12.13 4:17 PM (203.142.xxx.231)

    “진보적 시사 주간지를 구독하고, 선거에서 야당을 찍고, 친구들과 낄낄대며 대통령이 멍청하다고 욕하면서,

    나는 그래도 ‘개념 대학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학생은 아니지만 저도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네요.

  • 4. 그러게요
    '13.12.13 4:21 PM (112.152.xxx.177)

    왜그리 ... 눈물이날까요,.. 먹고 살기 바빠서 정말 팍팍해진 내 삶,.. 정치에 관심갖는 내속만 타지.., 나만 손해라는 현재 대한민국의 분위기...왜이리 되버렸는지,,

  • 5. 고대의
    '13.12.13 4:30 PM (175.212.xxx.39)

    대자보에 대한 답신 대자보가 성대에서 나왔던데 상명대학도 있군요.
    예전엔 시국이 어수선 하던 시절엔 서울대.연대..고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참여가 많았는데,..,

  • 6. ㄱㄹㄱ
    '13.12.13 7:16 PM (121.50.xxx.31)

    미국산쇠고기때 10대학생이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군요 듬직하네요

  • 7. ...
    '13.12.13 11:04 PM (112.173.xxx.137)

    저도 눈물이 나네요 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34226 화교 초등학교앞에서 시위중인 극우들 1 무섭네요 08:06:34 99
1734225 윤석열이 마약과의 전쟁 선포는 왜한거죠?? 1 .. 08:06:20 104
1734224 갱년기 직원은 08:03:53 120
1734223 쓰레드글과 82글 1 ..... 08:02:03 119
1734222 윤정부 시절 초기 법무장관 관련 08:00:45 191
1734221 어디가 수박맛있나요? 3 이틀 07:48:38 342
1734220 멀티탭 국산 누전 과부하차단 이거 07:48:21 298
1734219 쿠폰 떠서 아침 오픈시간에 커피 사러 갔다가 3 .. 07:37:32 879
1734218 82쿡이 로그인 안되는 이유가 뭘까요? 2 로그인 07:26:49 294
1734217 시어머니가 저보고 고생한단 말 듣기도 싫으네요 17 입에발린말 07:25:39 1,723
1734216 각종 영양제 어떤 걸 얼마나 먹어야 하나요? 6 ..... 07:10:24 384
1734215 텍사스에 홍수로 71명 사망 3 .... 07:03:24 2,245
1734214 서울 성복구 근처 카페 추천 2 ㅇㅇ 07:02:21 284
1734213 전기레인지 상판 색깔선택 조언 부탁드려요 2 전기레인지 06:57:32 289
1734212 아래글 보고 , 손아래 시누의 남편을 아주버니라고 부르나요???.. 7 호칭 06:47:39 1,034
1734211 외도남과 돌싱상간녀 둘 중 7 .. 06:33:43 1,553
1734210 오호 좃선 열일하네요 9 ㅋㅋㅋ 06:23:47 2,601
1734209 권은비 안 야하다는 사람 보세요 22 이게뭐야 06:21:06 6,845
1734208 강릉 이 새벽에 30도가 넘았어요 1 머선일 06:08:31 1,581
1734207 급)한국서 다녔던 초1 생기부 뗄 수 있는 방법은? 2 해외에서 05:02:41 1,051
1734206 재난지원금 학원도 되나요? 9 04:18:24 2,001
1734205 윤석열 구속 영장발부하는 판사는 누구인가요? 영장 실질심사하는 .. 5 구속해라 04:15:14 2,538
1734204 근데 온난화가 인간들때문인게 맞긴 맞는거죠? 8 ㅇㅇ 04:13:31 1,570
1734203 돈없는 부모가 오래 사는것도 걱정 ㅠ 18 인생 04:05:16 5,126
1734202 예전같지 않은 런던 12 이글 03:59:12 3,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