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대에 이어서 상명대학교 대자보입니다.

참여 조회수 : 2,720
작성일 : 2013-12-13 16:07:58
고대에 이어서 상명대학교 대자보입니다.

**상명대(천안) 자보 내용**

<저는 안녕합니다.>

고려대 학우분들이 올려주신 많은 대자보들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안녕들 하십니까?” 저는 안녕합니다.

용산에서 철거민들이 불에 타오를 때, 입시전쟁 속에서 수능을 위한 공부를 하며 저는 안녕하였습니다.

제가 사는 평택역 앞에서 몇 년이 지난 쌍용자동차 시위를 할 때,

4860원의 시급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러가며 저는 안녕하였습니다.

국정원 선거개입으로 청계천 앞에서 시위를 할 때, 그 사실들을 방송해주지 않는 미디어를 보며 저는 안녕하였습니다.

코레일 철도파업으로 인해 7843명이 직위해제 되는 지금, 학점과 자격증을 위한 시험공부로 저는 안녕합니다.

각종 SNS에 올라오는 대자보들은 저에게 묻습니다. 진정으로 안녕하십니까?

이 글을 보면서도 눈으로만 공감하며 지나가는 대학생 여러분들, 진정 안녕하십니까?

고대 09 강훈구 학생이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진보적 시사 주간지를 구독하고, 선거에서 야당을 찍고, 친구들과 낄낄대며 대통령이 멍청하다고 욕하면서,

나는 그래도 ‘개념 대학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말로는 깨어있는 척, 개념 있는 척에 최선을 다하는 대학생이었지만 그것은 오로지 말뿐이었습니다.

제 앞길이 급급하여 현실을 외면하였지만 잘못된 일 앞에서 저의 양심을 달래주기 위한 말뿐이었습니다.

저뿐만이 아닌 모든 대학생들이 그럴 것이라고 자위하며 저는 안녕했습니다.

중학생 때 저는 광화문에서 촛불을 든 ‘안녕하지’ 못한 사람이었습니다.

16살의 나는 안녕하지 못했는데 21살이 된 저는 너무나도 안녕합니다. 더 이상 안녕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니, 대한민국, 이 안녕하지 못한 나라를 외면해가면서까지 혼자 안녕할 수 없습니다.

저는 다시 16살 촛불을 들었던 안녕하지 못한 사람으로 되돌아가려고 합니다.

안녕하지 못한 그 길은 험난하겠지만 그 길의 끝에는 영원한 ‘안녕’이 존재하기에 저는 이제부터 안녕하지 않으렵니다.

2013. 12. 13

상명대학교 12




IP : 103.16.xxx.16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처음처럼
    '13.12.13 4:09 PM (115.136.xxx.64)

    아..눈물나요...

  • 2. ......
    '13.12.13 4:14 PM (1.251.xxx.107)

    진짜 속상하네요..ㅠㅠ
    세상이 어찌 이렇게 됐는지..

  • 3. 에드
    '13.12.13 4:17 PM (203.142.xxx.231)

    “진보적 시사 주간지를 구독하고, 선거에서 야당을 찍고, 친구들과 낄낄대며 대통령이 멍청하다고 욕하면서,

    나는 그래도 ‘개념 대학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학생은 아니지만 저도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네요.

  • 4. 그러게요
    '13.12.13 4:21 PM (112.152.xxx.177)

    왜그리 ... 눈물이날까요,.. 먹고 살기 바빠서 정말 팍팍해진 내 삶,.. 정치에 관심갖는 내속만 타지.., 나만 손해라는 현재 대한민국의 분위기...왜이리 되버렸는지,,

  • 5. 고대의
    '13.12.13 4:30 PM (175.212.xxx.39)

    대자보에 대한 답신 대자보가 성대에서 나왔던데 상명대학도 있군요.
    예전엔 시국이 어수선 하던 시절엔 서울대.연대..고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참여가 많았는데,..,

  • 6. ㄱㄹㄱ
    '13.12.13 7:16 PM (121.50.xxx.31)

    미국산쇠고기때 10대학생이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군요 듬직하네요

  • 7. ...
    '13.12.13 11:04 PM (112.173.xxx.137)

    저도 눈물이 나네요 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80172 쟝발장과 성폭행범 차절도 폭행범을 동일시 미쳤나 17:45:00 18
1780171 한동훈 어쩌냐..당게관련 국힘 당무감사위원회 1 그냥3333.. 17:44:42 38
1780170 반년새 '집값 16% 폭등’ 실화?...새정부 6개월, 부동산원.. 1 ... 17:42:54 67
1780169 공부는 될놈될이란 말을 하질 말던지.. 5 17:39:05 204
1780168 고2 거의 마지막 내신 시험을 보고... 오늘 17:38:13 109
1780167 광화문역 4번,5번 출구로 나올 수 있나요 광화문 17:37:59 89
1780166 ‘격리·강박 환자 사망’ 부천 W진병원 폐업 2 .... 17:35:19 457
1780165 서울 아파트 싼것도 많아요 10 아파트 17:28:42 666
1780164 돌침대 흙침대 부담되나요? 2 궁금 17:23:53 273
1780163 급질문 두개! 도토리묵ㆍ겨울배추 여쭤요 2 곰팡이 17:20:41 170
1780162 정말 선택적 분노라고 생각드는게 12 .. 17:17:24 633
1780161 조진웅 관련 기사 베플 엄청난 내용이네요 30 o o 17:06:19 2,390
1780160 브라운 헤링본 울 자켓 코디요 1 ... 17:06:04 226
1780159 디패와 가로세로가 동급 같네요 4 .. 17:02:02 255
1780158 쿠팡 매출 유의미하게 줄었을거 같아요. 17 oo 16:57:13 929
1780157 발목이 꺽인 느낌, 돌아간 느낌 7 ㅠㅠ 16:50:44 566
1780156 어르신들 드실 밀가루없는 어묵 추천해주세요 13 밀가루 16:50:07 815
1780155 아파트 233평 한 채가 무려 1662억원…어디? 16:49:41 708
1780154 공무원이 눈으로 욕하네요. 13 ..... 16:48:55 1,637
1780153 달팽이요리 에스까르고 기억 5 기억 16:45:35 367
1780152 서울 집값 전월세 이야기만 쓰면 댓글이 왜 그런가요? 17 궁금 16:44:50 486
1780151 유니클로 키즈 스웨터 득템했어요 28 16:43:59 1,383
1780150 고추장 찌개용 돼지고기는 2 16:40:46 351
1780149 백해룡 vs 임은정 6 ... 16:38:53 738
1780148 얇으면서 따뜻한 실내용 바지요 1 .. 16:38:30 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