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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 보미 새끼 '레'

| 조회수 : 1,920 | 추천수 : 3
작성일 : 2012-12-30 06:41:53

오늘 드디어 '레'가 새로운 가족을 찾아갔어요. 7개월을 이제 막 벗어 났는데 몸이 평균 그 나이또래 냥이들 보다 커서 시간이 갈수록 걱정이 많았거든요. 이젠 정말 떼어놓기도 어려울 만큼 이 녀석들이 마치 자식과 같이 느껴지면서도, 다섯마리를 다 데리고 살수도 없는 일이라 보낼 생각을 하면 섭섭하고 또 눈에 보이면 이걸 어떻하나 싶고..이런 마음의 연속이었죠.

새로 craiglist를 업데이트 했는데 바로 네 사람정도가 연락을 했어요. 이멜을 받아보면 알겠더군요. 누가 정말 관심있어하고 또 잘 키울 거 같은지..어젯밤에 막무가내로 와서 턱시도 '라'를 데려가겠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집 안에서 키우지만 쥐잡는 용으로 데리고 있을 사람이었죠. 발톱을 뽑았냐고 묻는데 이게 냥이들 걱정해서가 아니라, 쥐를 못잡을까봐 였었어요.

여하튼 제가, 처음 보고 바로 고양이를 보내지 않는다고 하고 이것저것 물으니, 그냥 됐다고 하고 끊었거든요. 천만다행이죠.

그리고 오늘 5,6살 여자아이와 엄마가 45분 떨어진 곳에서 냥이들을 보러왔어요. 정말 마음에 드는 가족중 하나였어요. 엄마와 아이들이 밝고, 또 이 엄마가 결혼 전 발톱이 제거 된 그리고 한쪽눈이 장님인 버려진 길고양이를 키운 걸 봐도 믿을 만한 사람이었죠. 두시간 정도 머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고양이 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걸 알았죠. 이것저것 미리 사두었던 걸 싸서 보냈어요. 제 집에 있는 캣트리를 보고 사진찍어가면서 그대로 만들어 줄거라고도 했구요. 남편이 이런저런 걸 만드는 걸 좋아한다네요. 그리고 고양이 침대와 장난감은 자기가 재봉틀로 만들어 줄거라고 했어요.

보내고나서 문닫고 들어오니 눈물이 그제서야 쏟아지긴 했지만, 좋은 집으로 가게되서 그래도 마음은 편했습니다.

어제 저 이상한 사람들 전화를 받고 나선, 냥이들에게 걱정하지 말거라..아줌마가 아무한테나 막 보내지는 않을거라고 말해줬거든요. 왜 그런지..제 생각인지 몰라도, 갑자기 '레'와 '시'가 제 무릎에 앉고 싶어하고 막 기대더라구요. 마치 전화통화를 다 알아들었다는 듯이..

이 가족이 검은냥이 '레'를 택하기도 했지만 세마리 중 '레'만 이 가족에게 다가갔어요. 여전히 아이들이 다가오면 이리저리 도망은 갔지만요. 나중엔 나와서 옆에 앉기도 했으니까요.

아래 사진은 오늘 아침찍은 '레'와 나비 사진이예요.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이 녀석들을 먹이고 보살펴줘서, 못해준 것에 대한 미련은 없지만..마음 한 곳이 너무 허전하네요. 빨리 새집에서 잘 적응하길 바랄뿐이죠.


나비가 먹는 걸 뚫어지게 바라보고있어요. 나비는 캔을 줘도 국물만 조금 먹거든요. 입은 짧은편인데 왜 살이 안 빠지는지..

아래는 오늘 밖은 영하지만 방은 햇살이 정말 따듯했습니다. 왼쪽은 '레'고 오른쪽은 나비예요. 이젠 몸이 거의 비슷하죠. 나비가 유난히 '레' 하고는 잘 지냈는데 나비도 아쉬워 할 듯 싶어요.


아래 사진은 오늘 '레'를 입양한 Bonita 가족이예요.


나비는 이제 꽤 사교적이 돼서, 모르는 사람이 와서 만져도 도망가지 않아요.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하고 이뻐하는지 아는 듯 합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purple heather
    '12.12.30 11:25 AM

    아, 레가 간다는데 왜 제가 섭섭해서 눈물이 나죠? 입양하는 가족이 정말 선해보여요.
    전형적인 착한 미국인들 모습이에요. 레는 가서 행복하겠네요. 원글님과 남은 고양이들
    그리고 모든 동물들이 행복하기를 빌어봅니다.

  • 2. 수수꽃다리
    '12.12.30 1:12 PM

    레가 좋은 인연을 만났군요..
    묘연이라는게 있긴 있나봐요. 늘 행복하길...

  • 3. 착한여우
    '12.12.30 1:34 PM

    아...레가 가는군요.
    나비랑 닮아서 유난히 더 맘이 가는 아이였는데...
    새 가족분들이 밝은 기운이 느껴져서 좋네요~^^
    부디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4. gevalia
    '12.12.31 1:15 AM

    어제밤엔 오다가다 눈물이 났습니다. 있다가 없으니 이런저런 그 녀석 흔적에 울컥울컥 해 지더군요. 숫놈이지만 은근한 애교가 많았던 녀석이었거든요. '시'도 오늘아침 평소보다 덜 뛰어노네요. 이 두녀석이 크기도 비슷하고 해서 아침에 제가 침대에서 일어나면 같이 따라나와 격렬하게 잘 뛰어놀았거든요. '라'는 몸크기가 거의 숫놈의 반이라서 놀긴해도 많이 밀렸어요.

    그래도 좋은 가족 만나서 간게 천만다행이긴 합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도 있는 가족이고 보니타가 집에서 아이들만 돌본다고 하니 '레'는 적응이 좀 더 빠르고 수월할 듯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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