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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가보니

외식의 즐거운 추억, 쓰라린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놓기

봉피양 인천공항, 봉피양 이름걸지 말고 그냥 한식집으로 가길..

| 조회수 : 7,382 | 추천수 : 0
작성일 : 2013-08-03 07:03:34
7월 중복날 출국. 아침으로 아무것도 안 먹고 오늘 못 먹으면 한동안 진짜 한국음식으로 구경도 못 할 것이라는 조바심으로
봉피양 공항점에 점심을 하러 갔다. 방이동 벽제갈비에서 받았던 좋은 인상과 그 맛을 기대하며.
특히 봉피양은 평양냉면이 특별메뉴로 벽제갈비와는 차별된다 하길래, 평양냉면 (11,000)을 시켰다.

1. 첫인상과 손님맞이
목요일 오후 1시반, 공항에 있는 음식점은 대목(peak)이 없다고 하지만, 꽤 넓은 실내안이 사분의 일 정도만 차있었고
그것도 대부분 배지를 착용하고 있는 인근, 입점 회사 직원분들.
종업원이 와서 메뉴를 제공한 것은 착석한지 10여분 만이었다. 메뉴를 요청하자 상에 놓여있는데 그것도 못 찾았냐는 면박과 함께 종업원님이 왔다 가셨다.

2. 냉면을 시키고 먹을 수 있을 때가지 30여분 정도
평양냉면은 주문하고 15분 정도뒤에 나온다고 한다. "좋아요, 기다리죠.."
그후 10여분뒤 내가 물 안 주냐고, 반찬이라도 하나 안 주냐고 지나가는 직원을 붙잡고 얘기할 때까지 나는 빈 탁자만 덩그라니 보고 있었다. 겨우 물한잔과 냉면 김치를 얻었으나, 이번에는 '도구'가 없었다. 지나가는 직원들을 흘끔흘끔 쳐다보며 얘기하려는 찰나 물냉면이 나왔다. 그러나 그 남자는 물냉면이 담긴 쟁반을 내 테이블에 놓고 가버렸다. 약간 격앙된 목소리로 지나가는 웨이트리스를 불렀다. 겨우 수저와 젓가락을 확보하니, 면이 넘 길었다. "가위 좀 주세요" 냉면을 시키고 먹을 때까지 한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3. 평양냉면은 무슨 맛으로 먹나요?
예상대로 약간 굵은 '을밀대'스러운 냉면면, 나름 담백한 냉면 육수. 그러나 같이 나오는 반찬은 정말 멀건 냉면 무 김치 뿐. 뜨거운 육수를 따로 달라고 해서 맛을 보났으나 그냥 곰탕국물이었다. 혹시 면수라도 나올까 싶어서 물어본 것이었는데.
슬슬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왜 한국에서의 마지막 만찬을 망치고 있을까...

4. 청소와 위생
나는 원래 깨끗한 사람이 아니다. 집도 많이 지저분하게 살고, 테이블에 떨어진 음식도 잘 주워 먹는다. 아들한테도 몇번 그랬다가 주위사람들로부터 핀잔을 좀 받은 정도다. 따라서 먼지나 더러움에는 좀 관대한 편이다.
하지만 이건 아니었다. 끈적한 테이블과 의자, 때가 낀 수저와 젖가락. 돈을 많이 들인 외관과 인테리어에 비해 관리는 한눈에 봐도 소홀했다. 홀의 청소상태가 이럴지언정 주방의 위생은 어떨까... 상상하기도 싫다.

5. 가격
만천원짜리 냉면, 만사오천원짜리 곰탕과 삼계탕. '그냥 강남수준이군' 정도의 가격대. 달러로 계산했을 때 한인타운에서 사먹은 한국음식 수준.

6. 총평과 결론
- 짧게 말해서, 다시는 안간다. 미국살아서 이 정도 가격대의 한식에는 익숙하지만, 가성비로 봐서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
- 삼천원짜리 김밥먹으로 가는 동네 분식집에 가도 앉아마자 김치, 단무지, 국물은 준다. 아니 또 왔냐고 오히려 반가워 하며 더 준다. 숟가락, 젓가락도 항상 구비되어있고.
- 냉면이 유명하다길래 시켰지만, 서울시내 냉면전문점과 비교해서는 많이 떨어진다.
- 지저분하다. 잠시 잠시 젓가락을 어디다 둬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 이름만 봉피양이고, 혹시 개인이 운영하는 체인이 아닐까 싶어 마지막 계산하면서 벽제갈비 브랜드 - 봉피양이 맞냐고 물었다. "네, 본사직영입니다." 매니져가 누구길래 이렇게 본사 얼굴에 먹칠을 하는 걸까.
- 차라리 봉피양 명찰을 떼고, 가격을 15%정도 낮추어서 손님들의 기대를 줄이고 장사를 하는게 더 나을 것 같다. 어짜피 밥을 먹고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10% 직원할인을 받고 있는 듯 했다.
- 위생과 청소 많이 덜민감한 내가 이건 아니다 싶으면, 주타겟층일것 같은 일본사람들 눈에는 너무 지저분한 정도일 것이다. 원래 한국음식은 좀 이렇다라는 첫인상을 주는게 목적이 아니라면 날을 잡아서라도 대청소 좀 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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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missu
    '13.8.4 5:13 PM

    매번 먹어봐야지했는데 후기 감사합니다. 저도 외국에 오래살아서 한국에서 먹는 마지막식사의 의미를 아는데 제가 다 안타까워요ㅠ

  • 2. 잠오나공주
    '13.8.9 10:48 PM

    봉피양 좋아는 하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있어요..
    인천 공항에도 있군요..
    맛은 둘째치고.. 서비스가 개판이라니 더 안타깝네요..

  • 3. 뚱지와이프
    '13.8.14 3:29 AM

    강남역 봉피양은 맛도 좋고 써비스도 좋은데...
    공항점은 아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 4. 요요
    '13.8.16 5:18 PM

    저랑 완전히 똑같이 느끼셨군요 ㅠ.ㅠ

    저도 새벽비행기로 한국 들어와서 그동안 못먹은 한국 음식 먹어보고자 들어갔는데요
    전에 먹었던 봉피양을 생각한게 큰 오류였어요
    사실, 공항점이 타 지점보다 서비스나 음식맛이 더 한국적이고 고급스러워야하는거 아닐까 하구요
    설렁탕 음식맛이 별로인건 차라리 그렇다치구요
    설렁탕 그릇을 개인쟁반에 하나씩 가져다 주는데요
    쟁반 구석구석이 어찌나 더러운지... 정말, 드러워서 못먹겠더라구요
    테이블, 테이블 웨어 모두 다 더럽더라구요
    음식값이나 싸면 그러려니 하겠어요
    원글님 말하신것처럼, 거의 대부분이 직원들이었구요
    다시는 다시는 봉피양 공항점은 안가야겠다 생각했어요

  • 5. covergirl
    '15.1.13 9:17 PM

    송파구 방이동 봉피양 설렁탕도 고기가 산폐되어 반밖에 못먹고 나왔네요.
    가격도 만이천원이면 딴집에 비해서 높은 편인데 아주 속상했네요
    장사가 잘되니 소홀한 것같아 밥을 먹고도 기분이 나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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