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시즌이다.
여대생들의 욕망이 부글거린다. 두꺼운 화장과 힘이 잔뜩 들어간 머릿결, 다소 어색한 정장 차림이지만 단 하루 '잇걸'이 되기 위해 수백만원까지 투자하기도 한다.
젊은 날의 아름다움을 박제하고 싶다는 욕구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찌질한' 현실이야 어찌됐건 졸업사진 속 자신의 삶은 '레벨업' 돼있다는 허상을 쫓기 위해서라고 꼬집어 말할 수도 없다.
◈ 졸업사진에 왜 공들이나?
서울의 한 유명여대를 다니는 김 모(23) 씨는 졸업사진 촬영이 있던 지난해 아침부터 부산을 떨어야 했다. 친구들과 함께 예약한 청담동의 미용실을 들러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을 손봐야했기 때문이었다.
할인을 받아 15만원이 들었지만 미용실 직원의 말에 끌려 피부미용까지 받아 7만원을 더 썼다.
거기에다 얼마 전 50만원짜리 정장을 맞췄고, 신상 구두까지 더하면 모두 100여만원 정도를 질렀다. '지름신'이 내렸다고 생각했지만 많게는 300만원까지 쓰는 주변 친구들에 비하면 검소한 편이라고 스스로 위로했다.
보통 수십만원을 쓴다는 졸업사진을 찍기 위해 학생들은 부모에게 손을 벌이지만 몇 달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 번 돈을 털어 명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당장 '빈털터리 신세'가 되더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에서다. 이에 대해 이율배반적 소비라는 주장과 자기 존중과 개발이라는 의견이 '된장녀' 논란 때처럼 엇갈렸다.
여대생 유 모(25) 씨는 "고등학교 급훈 가운데 남자반은 ‘지금 열심히 공부하면 마누라의 얼굴이 바뀐다’고 하고 여자반에서 ‘지금 열심히 가꾸면 남편의 연봉이 바뀐다’고 얘기할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여자는 외모와 학벌이라는 스펙을 쌓는 게 능력이라고 주입받는 다.
졸업사진에 신분상승의 욕망을 담기도 한다. 취직이 어려우니 좋은 조건의 남성에게 ‘취집’이라도 가겠다는 심리다. 학벌과 외모 등의 조건을 명확하게 정의내리는 명문여대의 졸업앨범은 뚜쟁이와 결혼정보회사에 수십만원 선에서 유통되기도 한다.
여대생 장 모(23) 씨는 "실제로 졸업사진 덕에 의사를 만난 선배가 있다"면서 “주위 친구들 중에는 선을 볼 마음으로 졸업사진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집안의 재력을 드러내기 위해 앨범에 게재될 주소를 허위로 적거나 서울 강남으로 주소 이전을 하기도 한다고 또다른 여대생은 전했다.
수백만원까지 치솟은 졸업사진 준비비용을 놓고 우리 대학의 욕망 지도는 사치와 허영의 반영이라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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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사진 한 장으로
졸업리 조회수 : 304
작성일 : 2011-02-21 17:47:28
IP : 152.149.xxx.16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냥
'11.2.21 5:50 PM (199.43.xxx.124)그렇다기보다... 걍 졸업사진 이쁘게 나오면 좋잖아요;;
저도 여대 나왔는데 화장 받고 옷 사고 했었는데 나름 추억인데...
그 사진 갖고 이력서에 쓰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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