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0대 중반 전문직 여성입니다.
남편과의 불화, 여자문제 등으로 2년전에 이혼하고 아들아이(5살) 하나를 혼자 키우면서 친정부모님 모시고 살림, 육아도움 전적으로 받으며 살고 있어요. 저도 부모님 도움이 절실하고 부모님도 중산층으로 잘 살다가 경제관념 제로셔서 말년에 다 말아먹고 수입도 없어서 제가 아니면 생활이 안되고, 사실 피차 필요로 함께 사는 거지요.
돈이나 교육, 부모님 사랑 뭐 하나 부족한 거 없이 받고 화목하게 자랐는데,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과의 관계가 어려워지네요. 아버지는 호탕하고 이 연세까지 큰소리 치기 좋아하고 기분 내기 좋아하는 스탈(사람들에게 퍼주지 못해 안달), 어머니는 조용하고 평생 아버지에게 약간 눌린다고 하나 참으면서 사시는 분이구요. 두분이 성격이 사실 안맞아서 아버지가 꽤 되는 가산 되지도 않을 사업등으로 다 날리고 빚지시니 그간 성격차이가 드러나고 마찰이 생기더군요. 같이 사는 입장에서 싱글맘이면서 사이도 안좋은 부모님 보는 것도 힘드네요. 저도 쌓이는게 많은데..아무리 똘똘하게 사회생활 잘하고 인정받아도 힘든게 있잖아요. 그래도 워낙 씩씩한 성격이라 이혼한거 후회는 안합니다. 가끔씩 참고 살았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들지만, 불행하고 숨막히는 결혼생활 참으면서 하는것보다 잘했다고 생각해요..
근데 너무 매사에 오버하는 아버지를 보는 것도 힘들고(주변인들에게 호인으로 큰소리..집에서는 손주에게만 웃는 얼굴..다른 가족들에게는 말도 별로 안하고 뚱함), 제가 경제적으로 모든 걸 책임질수밖에 없다는 것도 배은망덕한 소리겠지만 부담스럽습니다. 솔직히 엄마아빠에게 결혼할때나 커서 돈받은 건 없지만 지금까지 반듯하게 잘 키워주시고 아낌없이 자식 교육 시켜주신 것 정말 평생 갚아도 모자랄텐데도, 노년에 재산관리 못하신 게 원망스럽고 정말 가족 누구 하나 큰병이라도 걸리면 전문직이지만 벌이는 시원찮은(고급공무원) 제가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스럽고..스트레스가 많아요. 이런 생각 하는 저 참 못되었다는 생각 많이 듭니다..부모님이 사랑으로 키워주신 거, 해주신거 생각하면.
근데 오늘은 무슨 드라마보면서 여주인공이 남편이 한눈팔고 자기를 무시하고 하니까 괴로워하다가 이혼을 결심하는 장면이 나오니 어머니가 제 가슴 후벼파는 소리를 하십니다. '이혼하겠다고 바득바득 우기는 게 꼭 누구같다'면서. 제가 정말 이혼하고 싶어서 했겠습니까..나름 고민 많이 하고, 이제 후회없는 선택이 되게 하려고 씩씩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저 결혼 10년 가까이 동안 정말 수녀처럼 살았어요...부부관계도 거의 없고..애 낳은게 신기할 정도..그렇게 불행하고 불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을 견디라는 건지, 도대체 왜 저런 뾰족한 말을 하셨을까요. 저도 너무나 화가 나서 순간적으로 '그럼 엄마가 수녀처럼 살아봐라...이혼하는데 한푼 보태준 것도 없으면서
하고 말았습니다. 요즘 엄마아빠와 자꾸 마찰이 생기고, 정말 같이 살기 힘들다는 생각합니다. 애 봐주시는 것, 그러느라고 지금 당신들 생활 거의 포기하시는거 너무 감사하지만, 그냥 본인들 생활이 되셔서 제가 차라리 사람 쓰면서 꾸려나가는게 홀가분하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왜 이렇게 부모님과의 관계가 막가는지...저도 너무나 못된 소리 많이 하고...참 속상합니다. 결혼, 아니 이혼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름 화목한, 사랑받는 다정한 딸이었는데...생활에 스트레스가 많아서일까요..부모님께 죄송하면서도 너무 속상해서 하소연해봅니다..나이들면서 부모를 이해하고 더 관계가 좋아진다는데 왜 저는 거꾸로인지..울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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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수록 어려워지는 부모님과의 관계
불효녀 조회수 : 891
작성일 : 2010-11-06 02:24:17
IP : 120.136.xxx.19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김어준
'10.11.6 2:41 AM (125.139.xxx.212)건투를 빈다 ...라는 책 편하게 한번 읽어보시길...
2. 참으로
'10.11.6 4:23 AM (70.171.xxx.147)힘드시겠읍니다. 이혼녀라는 사회적인 눈초리가 참으로 불공평하다고 생각됩니다.
하다못해 제 친구는 이혼후 두아이 데리고 하와이로 날라와서 눌러앉아 삽니다.
혹시 부모님집에서 나와 독립하여 사실 형편은 안되시나요?
따로 살고 아이는 가끔 어머님이 방문해서 봐주시고 하시면 안되시는지...
그리고 나이가 젊으시면 다시 조심스래 새로운 출발을 계획하시기를 바랍니다.
제 부모님은 꺼꾸로 제가 좋아하지도 않는 이와 억지로 결혼시키시려고 하세요 (나이많단 이유로)
당신들이 살아줄것도 아니면서 정말 너무한다는 생각입니다....
힘내세요! 한국은 아직도 이혼녀란 굴레가 너무 심한데 극복하는 길은 힘을 기르고 정서적으로
친구를 찾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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