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4살 아이, 개그 소녀가 되어 갑니다.

통통곰 조회수 : 561
작성일 : 2010-10-18 11:18:37



세 돌을 한 달 남겨놓은 첫애. 날이 갈 수록 개그 소녀가 되어 갑니다.

1. 아침에 옷 입힐 때
어린이집 가면, 처음 보는 애들도 저를 붙잡고 옷 자랑을 하더군요. 아줌마 이 옷 보세요. 예쁘죠. 어쩌구..
그 말에 깨달음을 얻어 원피스 몇 개 샀습니다.
그러나 제 딸이 제일 좋아하는 옷은 빽곰 캐릭터 윗도리에 체육복 바지.
"엄마, 북극곰이야, 북극곰. 팽귄도 있어."
...그리하여 아이의 옷차림은 언제나 편안 그 자체.
'오늘은 외부활동이 있으니 편안한 옷차림을 입혀주세요' 이런 공지사항은 볼 필요도 없습니다.
언제나 편한 옷차림의 아이라서요.

2. 새 신 사러 간 날
새 운동화를 사기로 하고 마트의 운동화를 보며,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보라 했습니다.
잠시 후 딸아이가 손에 쥐고 나타난 건, 시꺼먼 파워레인저 운동화 ㅡㅡ;;
결국 샤방샤방 다 포기하고 정말 무난한 흰색&빨간색 운동화로 타협했습니다.

3. 퇴근 후 인사
퇴근하면 달려와 춤 한 번 춘 후, 제게 인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그냥 인사가 아닌, 뽀로로 노래방에 나오는 해리(아이 키우는 분은 아시겠죠)의 인삿말의 억양을 고스란히 따라합니다.

4. 자기 전 쥬스 마시기
이에는 안 좋은 습관입니다만, 자기 전에 쥬스를 1/3 잔 정도 마시고 잡니다.
(이 닦기는 좋아하고 썩은 이는 없음)
그러면서 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저와 이야기를 하다 제가 못 알아들으면
"땡-. 아닌데요."
'아닌데요.'의 억양은 꼬꼬마 꿈동산의 중년아저씨 나레이터 억양...

5. 노래 공연
아이가 좋아하는 악기 공연. (뽀로로 밴드의 영향인 듯)
장난감 기타를 들고, 제게도 악기 하나 쥐어주고 기타를 들고 아무 노래나 하며 맘대로 줄을 튕깁니다.
"깊은 산 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징가징가.."
...현악기 연주한다고 '징가징가'까지 따라할 필요는 없는데.

쓰고 나니 굉장히 평범한데
제가 조카들이 많아서 우리 딸보다 더 똑똑하고, 예쁘장한 애들은 다 봤지만
(정말 한 똑똑, 정말 한 미모를 하는 애들도 있어서)
이 아이보다 느긋하고 유머 감각이 넘치는 애는 못봤습니다.
저는 요즘, 이 애의 천성이 개그맨인 건지 의심하는 중입니다.

IP : 112.223.xxx.5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10.18 11:21 AM (125.178.xxx.192)

    왜 이 글을 보면서 뭉클해지는지..
    그만할때 그 이쁜짓들을 이쁜줄 몰랐다가 아이가 커서 동영상을 보니
    정말 이쁘구 사랑스럽더라구요.

    그 모습 많이 남겨두시고..
    아이한테 무한사랑을 행동으로 마구마구 보여주세요.
    전 너무나 후회가 되서리..

    님 아가.. 정말 사랑스럽군요. 사랑스러워요.참말^^

  • 2. ..
    '10.10.18 11:33 AM (203.226.xxx.240)

    저희 딸아이도 4살인데..파워레인저 광팬입니다.
    시장통에서 파워레인저 운동화만 보면...

    "파워레인저 엔진포스 옐로!!!" 라면서 자동 포즈가 나와서..
    가끔은 쪼금 부끄럽습니다. ^^;;;;

  • 3. 천사!
    '10.10.18 12:49 PM (116.37.xxx.195)

    원글, 댓글에 나온 아이들 모두....정말 천사 같네요.
    곱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래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85789 예전에 일본에 엽기적인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고 쯧쯧할때가 있었죠.. 10 예전.. 2010/10/18 1,177
585788 2012년부터 한국 물가상승률 선진국 최고 4 세우실 2010/10/18 370
585787 방에 등이 깜빡이네요. 8 용준사랑 2010/10/18 326
585786 2살된 포메리안 입양했습니다^^ 동물병원 알려 주세요~ 2 애견 2010/10/18 348
585785 게임 삭제 방법 아시는분.. 1 핸드폰 2010/10/18 223
585784 뉴발란스 운동화 중 가장 예쁜 것은 어떤 모델인가요? (여성화, 아동화) 3 2010/10/18 1,108
585783 임신초 증상 좀 봐주세요. 2 ... 2010/10/18 731
585782 돼지갈비찜 하실때 3 . 2010/10/18 544
585781 일본어를 국어로 잘못 사용하는 예 좀 들어주세요. 20 ... 2010/10/18 553
585780 외식만 하면 아이는 아내차지... 제가 너무 민감한가요??????? 7 외식만하면 2010/10/18 1,127
585779 야...진짜 얼굴좀 보고싶다.. 4 ... 2010/10/18 1,445
585778 근래에본 가장..무섭고 엽기적이고..슬픈얘기네요.. 8 무서워.. 2010/10/18 2,250
585777 jyj 콘서트 잠실에서 있답니다. 11월 후반에... 26 네가 좋다... 2010/10/18 980
585776 초등수학경시대회 1 익명 2010/10/18 419
585775 컴퓨터에 대해 질문좀 할께요.. 질문 2010/10/18 186
585774 인터넷에서 옷을 샀는데 가격이 잘못되었다고 연락이 왔어요 5 나참... 2010/10/18 798
585773 베네핏 닥터필굿이나 댓갤 바르고 나서 파우더바를 필요 없나요? 4 어려뵈는 피.. 2010/10/18 732
585772 전세대란이 맞나요? 16 잠못드는 밤.. 2010/10/18 2,604
585771 비는 기자들한테 밉보이고 타블로는 네티즌한테 밉보이고... 7 .... 2010/10/18 1,244
585770 "여자를 몰라"를 보면서 든 생각 여고졸업반 2010/10/18 594
585769 너무 짠 간장게장 어떻게 할 방법 없나요?? 3 어찌하리오... 2010/10/18 573
585768 샴푸추천 부탁드려요..두피는 지성, 머리카락은 반곱슬 뻣뻣 7 샴푸 2010/10/18 1,026
585767 [기고] 국감에서 따져야 할 스폰서검사 사건 / 최승호 3 세우실 2010/10/18 183
585766 이선희씨 노래 듣고 있어요 6 ... 2010/10/18 516
585765 부의 답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3 팀사람 2010/10/18 876
585764 생리 날짜가 지났는데... 2 -- 2010/10/18 387
585763 울산에 침 잘놓는 한의원 부탁드립니다. 4 궁금 2010/10/18 1,122
585762 (급질)압구정 세림소아과와 서울역 소화병원 어디가 더 나은가요? 1 문의 2010/10/18 963
585761 아래 8살 첫째아이에 대해 글쓰신 님께 드리려던 말씀.. 1 애착의 유혹.. 2010/10/18 354
585760 휴대하면서 얼굴에뿌리는수분화장품 6 건조 2010/10/18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