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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차범근의 남아공편지

대인배차슨생 조회수 : 1,700
작성일 : 2010-06-19 09:27:25
“전쟁 중 장수가 힘 잃으면 아무것도 못 해 … 우리 모두 허정무 감독의 결정 존중해야”
  
17일(한국시간) 열린 한국-아르헨티나전에서 허정무 감독(오른쪽)과 마라도나 감독이 팔짱을 낀 비슷한 포즈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두 감독은 벤치에서 설전을 벌이는 등 팽팽한 기싸움을 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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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아르헨티나에 1-4로 패하자 그리스전 승리의 주체할 수 없었던 기쁨이 순식간에 분노와 질타의 모양으로 바뀌고 있다. 그 중심에 내 아들 두리가 서 있다. 아르헨티나전에 두리를 기용하지 않은 것에 대한 논란이다. 아버지로서 곤혹스럽고 또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다.

그리스전이 끝나자 두리는 내가 있는 중계석을 향해 두 팔을 벌리면서 자랑스러워했다. 나도 엄지를 치켜 보이며 맘껏 축하해 줬다.

그러나 지금은 “네가 감독을 이해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다독거리고 있다. 내가 아들 두리나 우리 대표팀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온 국민이 지금 한국의 16강 진출을 어떤 계산도 없이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물론 애국심이나 민족 자부심 같은 이전의 색깔이 아니고 월드컵을 좀 더 신나게 즐기고 싶은 단순하고 가벼운 욕심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승리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은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해설자로 여기에 와 있다. 나 역시 실패와 성공을 온몸에 무늬처럼 새기며 살아온 축구인으로서 허정무 감독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동료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국가대표선수 아들을 둔 아버지다.

모든 결정은 감독이 한다.

내가 감독으로서 결정한 모든 일들을 존중받고 싶었듯이 나는 허정무 감독의 결정을 존중하고 싶다. 우리 모두가 그랬으면 한다. 전쟁 중에 장수가 힘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모두에게 치명적이다.

아르헨티나는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20일 넘게 평가전을 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부상을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래도 베론 선수처럼 부상자가 나오지 않느냐고 유럽의 기자들은 마라도나 감독을 비웃기도 하지만 마라도나의 생각은 부상 선수 없이 몸 관리를 잘하다 조별리그를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으로 보였다. 말하자면 예선 통과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20여 일 만의 나이지리아와 첫 경기. 당연히 삐걱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이유에서 본다면 우리 팬들이나 선수들이 보고 얻은 자신감은 조금은 위험한 것이기도 했다.

나이지리아전은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게는 최상의 훈련 경험으로 쌓여 있었을 거다. 아르헨티나의 위도가 이곳과 같으니 모두에게 불편한 이곳의 날씨도 그들에게는 문제될 게 없었다.

그리스가 나이지리아를 이김으로써 16강으로 가는 티켓 한 장의 싸움은 치열해졌다.

아르헨티나가, 아니 마라도나가 쉬어가자고 생각만 않는다면 더반에서의 한국 승리가 16강 티켓에 도장을 찍어주는 한판이 될 것 같다. 가능성도 크다.

더반은 나이지리아 사람들이 몰려 사는 곳이다. 운동장 분위기도 우리에게는 편치 않을 것이다.

이겨도 져도 노래하고 춤추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낙천성이 이런 결정적인 순간에 어떤 모양으로 나타날지도 고민해봐야 하는 부분이다.

부부젤라를 불어대는 운동장에서 나이지리아 관중에 둘러싸여 쉽지 않은 경기를 해야 하는 우리 선수단에게 앞으로 며칠만이라도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모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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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이 보이네요~~~
IP : 121.166.xxx.204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리도
    '10.6.19 9:32 AM (125.246.xxx.130)

    불필요한 추측으로 냄비처럼 들끓을 게 아니라 진득하고 진중한 차범근처럼 끝까지 응원을 보냅시다. 비난은 결과가 다 나온 후에 해도 늦지 않지요. 한 게임 잘하면 하늘까지 칭찬릴레이하다가 조금 모자라면 또 땅바닥에 쳐박듯이 비난해대는 모습..참 아니다 싶었습니다.

  • 2. 깜장이 집사
    '10.6.19 9:37 AM (110.8.xxx.125)

    한 2년 정도 차붐에게 믿고 대표팀 맡겼으면 좋겠어요..
    수원삼성감독 자리에서도 물러난 판에..
    살아있는 전설이 대인배이기까지 하다니..

  • 3. 그러게요.
    '10.6.19 9:46 AM (121.132.xxx.114)

    버릴것이 없는 사람이네요. ^^

  • 4. 알겠습니다.
    '10.6.19 9:52 AM (116.45.xxx.50)

    맞는 말씀이지만 허정무 감독은 그동안의 전적이 말해주듯 비판or비난 받아도 할말없다고
    생각됩니다.
    잘한건 칭찬해야하고 못한건 비판받아죠..

  • 5. caffreys
    '10.6.19 9:57 AM (203.237.xxx.223)

    어머,
    운동하시는 분께서 이렇게 훌륭한 글솜씨와 인격을 모두 갖추셨다니
    원래도 좋아했지만, 새삼 더 존경스럽네요

  • 6. 이래서
    '10.6.19 10:04 AM (112.221.xxx.58)

    차범근 감독님이 존경을 받는거군요. 소인배 허 모시기와는 비교도 않되고 라이벌도 안되는거였군요. 차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셔도 아닌건 아닌겁니다. 허감독은 아니에요.

  • 7. 역시
    '10.6.19 10:08 AM (119.207.xxx.86)

    차붐!

  • 8. ..
    '10.6.19 10:11 AM (222.107.xxx.231)

    사실 전 차범근씨 잘 몰랐습니다.
    독일에서 차붐이라고 불린다는 것만 알았지
    그렇게 대단한 분인 줄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요.
    정말 배울 게 많은 분이군요.
    정치나 스포츠나 참 손 볼게 많은 나라에 살고 있네요, 우리가...

  • 9. 차붐
    '10.6.19 10:21 AM (220.87.xxx.144)

    글도 이리 조리있게 잘 쓰시는 군요.
    완소남입니다.

  • 10. 진짜
    '10.6.19 10:35 AM (180.64.xxx.147)

    김연아도 차범근도 실력만큼이나 그릇도 큰 대인배들이군요.

  • 11. 역지사지
    '10.6.19 10:37 AM (125.179.xxx.239)

    82에는 차붐 감독의 팬들이 많네요. 저도 해설자로는 넘 조아해요...
    하지만 미국 월드컵 생각이 나네요. 네델란드 히딩크 감독에게 지고 월드컵 경기중에 차붐 감독이 경질되었죠. 그때도 아마 예선은 무패로 통과하면서 인기 상종가 였는데. 본선에서 지는 바람에 경기가 남았음에도 교체되는 비운을 겪었는데... 그때도 아마 팬들의 질타가 원인.
    아직 경기가 남았고 16강 진출의 약이 될 수도 있으니, 차붐 감독 말마따나 싫던 좋던 간에 전쟁중에 장수를 흔드는 일은 자제되었음 하네요.

  • 12. ㄷㄷㄷ
    '10.6.19 11:22 AM (211.210.xxx.104)

    역시 대인배 ㅠ,.ㅜbbbbbbbbbbbb

  • 13. 또 좋네요
    '10.6.19 11:36 AM (125.177.xxx.193)

    대인배 대인배 하시니까 정말 저도 더 좋아지네요.ㅎㅎ

  • 14. ㄷㄷㄷㄷㄷ
    '10.6.19 12:00 PM (211.206.xxx.182)

    역시 대인배 ㄷㄷㄷㄷㄷㄷ

    허정무 졸렬한 인간아
    좀배워라

  • 15. 와우~
    '10.6.19 12:44 PM (175.117.xxx.222)

    높은 인격에 훌륭한 글솜씨까지..멋지네요..

  • 16. 원래
    '10.6.19 2:35 PM (122.36.xxx.170)

    실력 좋은 사람이 대인배예요

    실력 없는 사람이 능력도 안되는데 여기저기 연줄대다 보니 쪼잔이가 되는 거죠.

  • 17. 에구
    '10.6.19 2:39 PM (119.206.xxx.115)

    대인배..김슨생과 차슨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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