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 뒷처리 때문에 여러분들이 글을 올리셨는데
저도 옆집 때문에 종종 속상한 일이 있습니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 살면서
서로 이웃에 대해 조금만 배려하고 예의를 지키면 될 텐데
자기만 아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2주 전쯤 토요일 점심 때 옆집 고등학생 남자아이가
집에 어머니가 안 계시니까(집을 자주 비우시는 편)
친구들이랑 자장면, 탕수육 등을 시켜먹고는
빈 그릇을 자기 집 문 앞에 내놓았더군요.
음식 찌꺼기를 전혀 제거하지 않은 채,
티슈와 나무 젓가락까지
그대로 적나라하게 다 내놓은 거예요.
최소한 신문지로 덮던가,
아니면 비닐봉투에 담아 내놓으면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도
눈살 찌푸릴 일이 없을텐데...
아이가 그렇게 해놓았다 하더라도
어머니가 집에 돌아와 그걸 보면
사후조치라도 취해주시면 좋을 텐데...
어쨌든 한두 번 있는 일이 아니라
처음엔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일요일 오전에 나가려고 보니
그 그릇들은 엘리베이터 바로 앞 저희집 쪽에 놓여있고,
엘리베이터 바로 앞 옆집 쪽에는
분리수거할 쓰레기 상자가 큰 걸로 6개쯤 쌓여있는 겁니다.
저희 아파트에서는 일요일 밤 9-10시, 월요일 오전에만
분리수거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일요일 오전부터 저희 집 생각은 안 하고
엘리베이터 앞에 그 많은 쓰레기를 쌓아놓은 겁니다.
참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집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일요일에도 학생들이 드나드는데
여러 사람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니까요.
이런 사정을 그 집에서도 잘 압니다.
그 집 세 아이 중 두 녀석이 제 제자였거든요.
(다른 얘기지만 아이들 교육비도 제때 주신 적이 없어요.)
어쨌든 일요일 밤에 분리수거는 하셨더라구요.
문제는 그 그릇들이 아직도
저희 집 쪽 엘리베이터 앞에 그대로 남아있었다는 거죠.
그런데 더 큰 문제는
.
.
.
그 다음날 월요일 낮 12시에 외출하려다 보니 아직도 그 자리에...
세상에, 토요일 점심에 먹은 그릇이
월요일 낮까지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이틀이나 지났으니 당연히 악취가 진동을 했죠.
안 되겠다싶어 옆집 벨을 눌렀더니
한참 만에 그 집 주인 아줌마가 나오시더군요.
그래서 저 자장면집이 어딘데 아직까지 안 치워가냐고,
냄새도 나고 보기 안 좋으니 전화해서 빨리 치워가게 하시라고 말씀 드렸더니
바로 전화하겠다고 하시더군요.
사과의 말씀은 없이...
그런데....
서너 시간 뒤에 외출에서 돌아와보니
아, 글쎄, 아까 그 자리 그대로인 거예요.
정말 너무하는 거 아닌가요?
다시 벨을 누르려다
집에 들어와 비닐봉투를 가져다
그릇들을 대충 정리해서 봉투에 담아 단단히 묶어서
그 집 문 앞에 갖다놓았어요.
보고 좀 느끼시라는, 무언의 시위 차원인 셈이죠.
그날 밤까지 남아있던 그릇이 다음 날엔 안 보여
휴, 이제 겨우 눈앞에서 사라졌구나, 안도의 한숨...
그런데..... 또 그런데.... 구제불능, 우리 옆집...
그 주 일요일 점심에(일주일이 지난 시점이죠)
친정 식구들과 점심외식을 하고 들어오다보니
그 문제의 그릇보따리가 글쎄,
1층 현관 앞 계단 바로 옆 땅바닥에 비를 맞아 젖은 채 놓여있는 겁니다.
순간, 머리가 띵~~~~
현관 바로 맞은편이 경비실이라
경비아저씨께 저것이 우리 옆집 꺼니까
연락하셔서 치워가게 해주십사 부탁 드렸어요.
에구구, 평소에도 집 앞 계단 쪽에 온갖 쓰레기를 다 내놓고
자전거로 저희집 현관문을 막아
통행에 불편을 주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어도
이웃에게 싫은 소리하기 싫어 여태 만5년간 참고 살았는데
정말 정말 우리 옆집 너무합니다.
이젠 화가 난다기보다는 오히려 씁쓸합니다.
어쩜 이렇게 이웃에 대한 배려가 없을까?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며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
교회 다니시는 분 들으면 싸잡아 욕한다고 불쾌하실지 모르겠지만
교회 열심히 다니고 자기 집에서 구역예배도 자주 보던데,
이렇게 가장 가까운 이웃에게
민폐를 끼치는 양심불량 행동을 해도 되는 건지,
참 씁쓸하네요.
82식구 여러분! 우리만이라도 이렇게는 살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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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음식 뒷처리 좀 깨끗이!!!
이웃배려하자 조회수 : 706
작성일 : 2010-03-23 15:36:32
IP : 124.50.xxx.17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저두...
'10.3.23 4:02 PM (121.166.xxx.111)생활 습관이 그렇게 안되서 그런지 아주 가끔 배달 음식 먹은 후
음식 남은 그릇끼리 포개는게 영~~개운치 않아서 위에 ..님처럼
그릇에 묻은 음식물 물로 헹궈서 내 놓거나 설거지 해서 내 놓거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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